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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후폭풍…신용등급 사수 여부가 관건
아시아나항공 후폭풍…신용등급 사수 여부가 관건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3.2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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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정지·채권 상폐…유동성 위기 재연될까 '촉각'
금감원 아시아나 재무상황 점검...최종구는 박삼구 경고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의 후폭풍이 거세다. 주식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채권은 상장폐지됐다. 남은 관건은 신용등급 사수 여부다. 신용등급 하락이 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큰데다, 그룹 전체로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이 삼일회계법인에서 '한정'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데에 따른 결정이다. 주식거래는 이미 22일부터 정지됐다. 거래 재개는 26일 오전 9시부터다. 

거래소는 또 아시아나항공을 오는 28일부터 KRX 300 지수에서 제외키로 했다. 기준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주요 지수에서 제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소 지수산출 기준에 따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매매정지가 해소된 다음날부터 이틀 후 지수 명단에서 빠지게 된다. 

채권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처분이 보다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6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상장채권 '아시아나항공 86'이 다음달 8일 상장폐지되는 것. 상장폐지 사유는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한정'이다. 채권의 경우 주식과 달리 감사인의 한정의견만으로 상장폐지 결정이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 86은 이날부터 27일까지 매매가 정지되고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정리매매기간을 거친 뒤 상장폐지된다. 

 

2일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 수출 화물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 수출 화물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같은 수순 속 세간의 관심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수성 여부로 모아진다. 현재까지는 영업능력이나 현금흐름 자체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경우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에 조기상환 사유가 발생, 한 동안 잠잠했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ABS 규모는 1조1280억원에 이른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두 곳은 이미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도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와 연계된 유동화증권 등의 신용등급을 와치리스트에 등록하는 내용의 수시평가를 실시했다"며 "신용도의 변동 가능성 등은 영업능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감사를 통해 문제를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시장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감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영업이익·순이익 하향과 부채비율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결과 무보증사채 트리거 조항인 연결 부채비율 100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감사의견 한정으로 다시 제출한 재무제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1784억원에서 887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104억원에서 1050억원으로 조정됐다. 부채비율도 기존 505%에서 625%로 상승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운용리스 회계기준 변경을 감안할 경우 부채비율은 100%포인트 이상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크다. 더 나아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로까지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계열사들로 이어진다. 당장에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를 보유한 금호산업도 감사보고서에 잠정적 한정의견을 받고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불을 지핀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도 아시아나항공의 여파를 예의주시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부실 가능성을 선제 파악하고자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 등 전반적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금융위원회도 회사 측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회사 및 대주주가 시장이 신뢰할 수 있도록 성의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 총수인 박삼구 회장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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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