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들이 여전히 '거수기'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집단 상장 계열사 251곳의 사외이사 이사회 활동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2908회의 이사회에서 6350건의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외이사 찬성률은 99.66%로, 전년도 99.62%에서 0.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100% 가까운 높은 찬성률로 '거수기'란 비판을 피할 수 없었던 것.
부결과 보류도 각각 7건씩 있었는데, 부결은 KT(2건)를 비롯해 삼성, SK, 롯데, KT&G, 태영(각 1건) 등 6곳에서, 보류는 포스코와 농협(각 2건), SK,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각 1건) 등 5곳에서 발생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46개 그룹에선 부결이나 보류가 단 한 건도 없이 100% 찬성이었다.
안건별 비중으로는 △사업 및 경영 관련 안건이 전체의 4분의1이 넘는 29.2%(1853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사 17.9%(1138건) △특수관계자 및 주주와의 거래 16.2%(1027건) △자금조달 및 대여 16.1%(1022건) △정관의 제정 및 개정 6.3%(403건) 순이었고 △기타 안건은 14.3%(907건)이었다.
이사회 안건 비중은 그룹 여건에 따라 판이했다.
자금조달 및 대여 관련 안건은 재무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불안정한 계열사를 가진 그룹이 상위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이랜드는 총 41개 안건 중 63.4%인 26건이 자금조달 관련이었다. 자금조달 안건은 모두 이월드에서 다뤄졌는데, '이랜드파크 단기운전자금 대여의 건'을 비롯해 '전환사채 발행',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어 SM(48.7%·56건), 하림(47.6%·91건), 한진중공업(46.9%·23건), HDC(43.1%·28건), 대우조선해양(42.1%·16건), 한라(42.1%·45건) 등이 40%를 넘었다.
반대로 교보생명과 S-Oil은 자금조달 관련 안건이 단 한 건도 없었다. KT(0.9%·2건), KT&G(2.3%·1건), 카카오(2.9%·1건), 현대백화점(3.5%·5건), 삼성(3.6%·15건), 신세계(4.7%·9건), 태광(4.8%·3건), 넷마블(5.4%·2건), 현대차(5.7%·14건) 등 총 23곳도 자금조달 안건 비중이 10%도 안됐다.
내부거래에 해당하는 '특수관계자 및 주주와의 거래' 안건은 현대차그룹이 37.4%(92건)로 가장 높았고, 셀트리온(34.1%·31건), 신세계(32.3%·62건), 태광(31.7%·20건), 동국제강(31.6%·36건) 등도 30%를 넘었다. 재계 1위 삼성은 29.2%(121건)로 집계됐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포스코, 교보생명, SM, 하이트진로 등 4곳이 100%였던 반면, 이랜드(65.6%), 동원(76.6%), 유진(85.1%), 농협(85.2%), 셀트리온(87.7%), 대우조선해양(89.6%)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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