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 지난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지출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상최고 실적을 토대로 선제적인 기술 투자를 통해 경쟁업체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으로 총 18조6600억원을 집행해 전년(16조8100억원)보다 11.0% 늘렸다.
2009년(7조5600억원)과 비교하면 2배도 넘는 규모다. 총 매출(243조77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65%에 달해 2003년(8.10%) 이후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는 R&D 활동을 뒷받침할 지적 재산을 획득하기 지난해 국내특허 2055건, 미국특허 6062건를 각각 획득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총 2조8950억원의 R&D 비용을 지출했다. 전년(2조4870억원)보다 16.4% 증가된 금액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관련 특허는 1만2588건에 이른다.
그렇지만 지난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R&D 비용의 비중은 7.2%로, 전년(8.3%)보다 다소 떨어졌다. 연구개발비용의 절대적인 규모는 커졌지만, 지난해 매출 등 영업실적이 워낙 좋았기에 상대적인 비중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시설투자 합산규모도 역대 최고를 나타냈다. 두 회사의 2018년 시설투자 규모는 총 40조7576억원을 헤아린다. 2017년 37조6816억원보다 8.2% 늘어난 것이다. 글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투자 총액은 23조719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27조3456억원보다는 13.3%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인 평택캠퍼스 2단지 와 화성 EUV 파운드리라인 신규투자 등을 실시했다.
디스플레이 등까지 더하면 삼성전자의 전체 설비투자는 29조3986억원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투자는 2조9361억원으로 2017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에 2017년보다 64.8% 증가한 17조38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청주의 M15 팹에 대한 투자가 이같은 증가의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의 반도체 투자 규모는 올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요한 투자는 상당부분 마친 데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상품 가격의 하락세가 현저해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회복이 지연되면 현재 잡혀 있는 투자계획도 재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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