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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팔 걷었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팔 걷었다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4.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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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133조원 투자·1만5000명 고용

지난해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던 삼성전자가 또 다시 100조원이 넘는  투자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133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것.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서도 '절대강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도 함께 나서 상생을 추구한다. 

삼성전자는 24일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총 133조원을 투자한다. 전문인력 채용 규모는 1만5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인프라와 기술력을 공유해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디자인하우스(Design House·설계 서비스 기업) 등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도 함께 추진한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와 국내 중소업체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생산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생산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133조원 투자·1만5000명 직접고용

삼성전자에 따르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133조원 중 73조원은 국내 연구개발(R&D)에, 60조원은 최첨단 생산 인프라 구축에 사용된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R&D 인력 양성과 설비·소재 업체를 포함한 관련 업계 생태계 발전에 모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화성캠퍼스 신규 극자외선(EUV) 라인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하고, 국내 신규 라인 투자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스템 반도체 R&D 및 제조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의 R&D 및 시설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생태계 강화는 중소 팹리스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우선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팹리스 고객들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개발기간도 단축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 IP(Intellectual Property·설계자산), 아날로그 IP, 시큐리티 IP 등 삼성전자가 개발한IP를 호혜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보다 효과적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가 개발한 설계·불량 분석 툴 및 소프트웨어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는 지금까지 수준 높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도 완화해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의 소량제품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개발활동에 필수적인 MPW(Multi-Project Wafer)프로그램을 공정당 연 2~3회로 확대 운영한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체와의 외주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메모리 강국 너머 반도체 강국으로

삼성전자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은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됐던 삼성전자와 국내 반도체 산업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전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3109억달러(약 355조원)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 3분의2를 차지했다.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주업무인 시스템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미래에는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가트너 등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0.8%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문제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4.1%에 불과하다. 미국(60.1%), 유럽(12.9%)은 물론 중국(5.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절대적 지위를 보이고 있는 D램 시장과 비교하면 그 위상은 더욱 초라하다. 

이 때문에 시스템 반도체를 키우는 것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시급한 일이다. 문재인정부도 최근 비메모리·바이오·미래차를 중점 육성 과제로 선정하고 이달 말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관련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공동으로 신청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반도체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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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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