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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2초에 한 대' 생산되는 OLED TV
(르포) '12초에 한 대' 생산되는 OLED TV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5.15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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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TV 전진기지 LG전자 구미사업장 가다
조립·검사부터 신뢰성 테스트까지 철저한 품질 검증

LG전자가 개척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이 끊임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OLED TV는 지난해 전세계 판매 251만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3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첫 해 3600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6년만에 1000배나 성장한 규모다. 그 사이 OLED TV 진영도 LG전자 하나에서 소니, 필립스, 창홍, 하이센스 등 10여개 이상의 글로벌 제조사로 확대됐다. 이 중 LG전자의 비중은 단연 압도적이다. 지난해 기준 LG전자의 OLED TV 글로벌 출하량은 156만5000대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다. 6년 동안의 누적 출하량은 400만대에 이른다.

LG전자는 OLED 대세화를 지속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생산능력 확대가 향후 판매 확대의 관건으로 보고, 수율 향상, 가격 경쟁력 확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시장 확대를 추구한다는 것. 7~8월 중에는 세계 최초 8K OLED TV를, 연말 즈음에는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OLED TV R도 출시해 시장 선도자로서의 지위도 공고히할 계획이다.  

 

LG전자 구미사업장, LG TV의 심장부

이 같은 전략의 중심에는 구미사업장이 있다. OLED TV를 처음 상용화한 핵심 기지이자 전세계 9개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OLED TV를 진두지휘하는 마더 팩토리이다. 새로운 모델이 개발되면 이 곳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보고 검증 과정을 거친다. 생산 모델의 효율성도 높여 해외 법인에 전파하는 일도 한다. LG전자 TV 생산 혁신의 최선봉에 있는 격이다. 현재 구미사업장에서 생산되는 LG OLED TV는 한국은 물론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30개국에서 판매된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은 LG전자 TV사업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1966년 부산 온천동에서 국내 최초로 흑백TV를 양산하며 TV 사업에 발을 들인 LG전자는 1975년 구미사업장에 터를 잡았다. 이 곳에서 45년간 TV를 생산하며 PDP TV, LCD TV, OLED TV 등 국내 TV 산업을 이끌어왔다. 지난 2016년에는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도 론칭, 초고가 명품 TV 시장의 새 지평을 열었다. 

LG전자는 구미사업장 내 3개 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큰 A3 공장에서 OLED TV를 포함한 영상 제품을 생산 중이다. 나머지 2개 건물은 각각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과 제품·부품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A3 공장은 연면적 12만6000㎥ 규모로 3개의 TV 생산라인, 신뢰성 시험실 등을 갖추고 있다. 1층에 있는 3개의 TV 생산라인은 공급물량에 따라 OLED TV를 비롯 나노셀 TV, 모니터, 프로젝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10개였던 TV플랫폼을 올해 6개로 줄였다. 부품과 솔루션을 결합한 모듈화 설계도 확대 적용해 TV 모듈 수도 100여개에서 절반 가까이로 줄여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크기와 기능의 제품들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12초에 한 대 생산…조립·검사·포장 철저히

14일 찾은 A3 공장은 평소와 다름 없이 3개의 생산라인이 분주히 돌아가고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시각 생산라인에 올라있던 제품은 55형 LG OLED TV AI 씽큐. 입구 근처의 생산라인 맨 앞쪽에서 OLED 패널 모듈이 투입되면 총 길이 160m 생산라인을 따라 조립·품질검사·포장 과정이 차례로 진행됐다. 12초에 한 대 꼴로 신제품이 완성됐다. 

 

LG전자 직원이 구미사업장 내 생산라인에서 LG 올레드 TV의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직원이 구미사업장 내 생산라인에서 LG OLED TV의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OLED TV 생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첫 번째 단계인 조립공정에 자동화 설비를 적용했다. 생산라인에 설치된 카메라는 조립이 완료된 OLED TV를 일일이 스캔해 설계도면 대비 누락된 부품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두 번째 단계인 품질검사공정에서는 제품정보 입력, 와이파이·블루투스 기능검사, 완벽한 색 표현력을 위한 자연색 조정, 화면 검사, 제품충격검사, 검사결과판정, 출하모드 설정 등 OLED TV의 주요 기능을 자동으로 검사한다. LG전자는 자동 검사 항목을 지속적으로 늘려 검사 정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고객 관점에서 제품 외관을 전문적으로 검사하는 인력도 제품 앞면, 뒷면에 각각 배치해 LG OLED TV의 품질 만족도를 높였다. 

마지막 포장공정에서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OLED TV를 전달하기 위해 포장 부품과 포장 테이프 부착 상태까지 세세히 살폈다. 

 

소비자 사용 환경서 신뢰성 테스트…시그니처는 전수조사

생산라인 옆 800㎡(약 240평) 규모 공간에는 수 백 대의 OLED TV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이 곳은 포장 공정이 끝난 제품이 창고로 이동하기 전 품질테스트를 진행하는 신뢰성 시험실이다. 

연구원들은 포장된 상태로 제품을 받는 고객의 관점에서 포장이 끝난 OLED TV 중 무작위로 제품을 선택해 박스를 직접 개봉하고 제품을 설치한 상태에서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초프리미엄 가전 시그니처 OLED TV의 경우 모든 제품에 대해 품질검사를 실시한다. 두 번의 포장 과정을 거쳐 최종 출하되는 만큼 완전무결한 품질을 지향한다.

 

LG전자 직원이 구미사업장 내 신뢰성시험실에서 포장된 상태의 OLED TV를 다시 뜯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직원이 구미사업장 내 신뢰성시험실에서 포장된 상태의 OLED TV를 다시 뜯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각 제품들은 실제 고객 사용환경과 유사한 상태로 48시간 동안 품질점검을 받는다. 1층과 2층에 각각 위치한 신뢰성 시험실에서 모든 기능시험, 고온시험, 음질시험 등을 실시한다. 

신뢰성시험실을 가득 채운 OLED TV는 방송 수신 등 기본적 기능을 점검한다. 지난해부터는 품질 오류를 자동으로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연구원들이 직접 제품 앞을 지키고 있지 않아도 불량 신호가 나타나는 제품이 있으면 알람이 울린다. 

전 기능 시험실에서는 연구원이 매뉴얼에 포함된 OLED TV의 모든 기능을 하나하나 구현하며 점검한다. 특히 OLED TV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버전이 업데이트되면 전원 작동부터 인공지능 기능까지 일일이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 2~3일이 소요된다. 

이 같은 기능 시험들은 상온 뿐 아니라 40도의 고온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된다. TV는 실내에서 사용하더라도 고온 환경에서 제품 수명이 줄어들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일주일 내내 고온 시험실에서 품질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박근직 LG전자 HE생산담당 상무는 "LG전자만의 철저한 품질 관리로 최상의 제품을 제공해 왔다"며 "프리미엄 고객 수요 증가, 플랫폼 변화 등에도 대비해 LG OLED TV만의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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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