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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2020 유라시아 인문 역사기행을 시작하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2020 유라시아 인문 역사기행을 시작하며
  • 강태호(편집위원장)
  • 승인 2019.12.2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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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로 가는 (1) 겨울 바이칼과 러시아 세도시 예술 기행 '일정표' 클릭

 

유라시아 북방 오래된 미래로의 여행

우리에게 북방은 비유적으로 말하면 ‘오래된 미래’입니다. 우리가 왔던 곳임과 동시에 이제 새롭게 가야할 곳이기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남북이 갈라지기전 근대의 여명기부터 북방은 유럽으로 가는 새로운 시대의 세계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춘원 이광수는 미국으로 가기 위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습니다. 피억압 민족에게 자주와 독립 해방의 희망을 던져준 혁명도 그곳으로부터 왔습니다. 연대 노어노문학과 김진영 교수는 <시베리아의 향수>라는 책에서 “러시아는 일제강점기 우리의 대안이자 유토피아였다”고 말합니다. 당시 러시아는 “제1세계이자 그 어느 나라보다 가까운 곳,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의 공간으로 얘기됐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문학과 지성사는 러시아에 근원을 두고 있었다는 그의 역사 인식이 믿기지 않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새삼 분단으로 인한 단절이 우리의 사고를 얼마나 제약해왔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남에게 분단은 북과의 단절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유라시아 대륙과의 단절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남한의 북쪽 끝 비무장지대 앞에서 북쪽으로 가는 방향을 상실했습니다. 그러기에 통일은 남북이 하나가 된다는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분단의 극복은 우리들이 잃었던 북쪽으로 가는 방향감각을 찾는 것입니다. 그쪽은 아주 오래전 우리의 조상이 온 방향일 뿐만 아니라 북극을 넘어 지구 반대편의 지름길로 가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그건 유라시아로 가는 길이자, 세계로 가는 온전한 균형감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제 만주 시베리아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은 더 이상 낯선 변방이 땅이 아닙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으로 우리가 꿈꾸고 나아가려 했으나 일시적으로 단절됐던 길 너머에서 거대한 협력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신대륙주의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건 대륙과 해양의 지정학적 관점에서 한반도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륙으로 가는 반도도 아니고 대양으로 열린 섬도 아닌 외딴 섬의 고립된 의식에서 벗어나는 지정학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의미의 교량이자 가교라는 인식 말입니다. 그러기에 통일이 우리의 소원이라면 북방으로 가는 길은 희망으로 가는 길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시베리아 바이칼 기행을 비롯한 ‘2020 유라시아 인문기행’을 통해 북방으로 가는 길이 그러한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길 바람니다.

 

시베리아 바이칼과의 대화

2020 유라시아 인문기행은 시베리아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번 기행이 ‘횡단열차로 가는 겨울 바이칼’을 내세웠지만 바이칼로 간다는 것은 시베리아로 간다는 것입니다. 비행기가 아니라 횡단열차로 가기에 더 그러합니다. 일주일의 짧은 여정으로 시베리아를 알 수는 없겠죠. 누군가 말했듯이 ‘여행이 서서하는 독서’라면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 합니다. 시베리아를 넘어 유라시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출발점이자 여행과 독서가 함께 하는 인문 기행이 되길 바람니다.

시베리아의 진주로 불리는 바이칼과 그 곳으로 가는 세도시에 관한 얘기에 앞서 중국의 영화감독인 지아장커의 말을 먼저 하려 합니다. 지아장커는 사라져가는 것들을 빨리 잊으라고 말하는 중국 사회에서, 계속해서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감독으로 꼽힙니다. 정성일이라는 꽤 유명한 영화평론가가 인터뷰한 지아징커와의 대화 편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평론집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171쪽에서)

“중국은 도시를 찾아가면 거기에 공간적인 고통이 있습니다. 나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의 말을 빌리고 싶습니다. 안토니오니는 어떤 장소에 도착하면 일단 5분 동안 그 장소와 대화를 나눈다고 합니다. 어떤 장소에 가든지 그 공간만의 대화가 있습니다. 그곳에 가서 살아 숨 쉬는 것을 느껴야합니다. 그런 다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느끼고 대화합니다. 나에게는 공간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 똑같이 중요합니다.”

이르쿠츠크, 바이칼 그리고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북방 유라시아 대륙과의 대화를 나누는 여행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시베리아와 만나기 전에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게 있습니다.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시베리아의 소수민족-러시아판 북미 인디언

민속학자이자 해양학자로 시베리아를 여러번 답사하고 소수민족을 연구해 온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는 ‘왜 지금 시베리아인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종족은 우리의 상고사와 관련을 맺는다. 나나이족·유가키르족 같은 소수민족은 우리 역사의 부여·고구려·발해·여진족·말갈족 등과 무관할 수 없다. 몽골시대에 초원에서 습래해 제주도까지 거느렸던 엄청난 초원의 파동까지 생각한다면! 연해주로 넘어간 한말의 조선인들이 함께 살았던 사람들도 바로 시베리아 소수민족이었다. 국민국가와 무관하게 다양한 민족과 언어가 공생 공존하면서 시베리아에서 살아갔다. 그런 질서와 공생 원리를 깨부순 것은 역시 러시아 제국주의였다.”

시베리아를 러시아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현재의 시베리아가 러시아라고 해도 역사를 통해 오늘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강현 교수에 따르면 시베리아는 정복당했으며, ‘러시아제국의 시베리아’이자 부인된 역사, 매몰된 역사입니다. 엄연히 다양한 민족들이 살아온 땅임에도 마치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이 쫓겨나고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로 ‘버려진 땅’이었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면 시베리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서구 열강이 대항해 시대를 열어 아메리카 신대륙과 섬을 ‘발견’하고 도륙을 냈듯이, 러시아 제국은 한편으로는 부동항을 찾아 다른 한편으로는 시베리아의 원주민들을 약탈하며 대륙을 지배하는 동일한 궤적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시베리아 원주민이 러시아판 북미 인디언으로 일컬어지는 이유입니다. 아메리카 인디언과 시베리아의 소수민족들은 인종적으로도 역사적 운명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들처럼 시베리아도 러시아 제국의 식민과 약탈로 인한 고난의 역사가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습니다.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님의 강의가 없었다면 샤먼이든 시베리아의 소수민족이든 그냥 자작나무나 시베리아의 야생화처럼 풍경에 불과했을 테니까요.

 

2011년 한겨레 통일문화재단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기행 및 남북러 협력 포럼을 기획하면서 <샤먼의 코트(The Shaman's Coat 2002년), 안나 레이드 미다스북스 2003년 7월>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곳에 사는 그리고 살았던 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앉아서 하는 여행’이었죠.

자연과 함께 살아가던 시베리아의 소수 민족들은 아메리카의 인디언 보호구역의 그 인디언들과는 좀 다르지만 점점 사라져가며 옛 것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사라진 시베리아 왕국을 찾아서’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 가운데는 이런 대목들이 있습니다. 사라져가고 있는 민족들 가운데 하나인 한티족의 예쁜 언어에 관한 얘기입니다.

우선 한티어에는 새나 물고기로 번역할 수 있는 낱말이 없다고 하네요. 물고기도 없지는 않을테고 새라는 말이 없다는 건 의외입니다. 그 대신 한티어는 80% 정도가 동사라고 하네요.

예컨대 앉다라는 단어를 보면 통나무 위에 앉다, 땅 위에 앉다, 그루터기에 앉다가 다 다르다고 합니다, 또 곰이 크랜베리 숲을 걸을 때 내는 소리, 오리가 물 위에 조용히 내려 앉는 소리에 해당하는 단어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삶과 언어가 자연과 밀착돼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책의 저자인 안나 레이드는 런던대학에서 러시아사를 전공한 <이코노미스트> 기자였습니다. 그는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타타르족과 한티족, 부랴트족과 투바족, 사하족 등 아홉 개의 대표적인 민족을 찾아가 인터뷰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16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이들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러시아에는 모두 195개의 민족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한티족에게 ‘풍부’라는 단어는 ‘산딸기가 많다’는 뜻이고, 행복은 ‘내 맘이 스스로 즐겁다’는 뜻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뜻풀이도 있습니다.

러시아인들이 코사크족을 앞세워 정복에 나서면서 이들에게도 서쪽의 문물이 들어옵니다. 언어도 새롭게 생겨나죠. 그 가운데 하나인 모자는 한티족에게 이런 의미입니다.

"비를 맞지 않게 해주는 위쪽이 넓은 나무"

그럼 여기서 퀴즈 하나. 한티족이 말하는 “물이 고요히 고여 있는 웅덩이”는 뭘까요?

...

답: 사진

(고요한 웅덩이에 비친 모습이나 풍경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을텐데 한티족에겐 거울도 같은 뜻일지 모르겠네요)

지난 몇 백 년 동안 세계에 알려진 언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와 함께 자연에 깊이 뿌리내린 아주 풍부한 내용을 자랑하던 문화, 지역 생태계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지혜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의 한계 안에서 더불어 살던 생태적 삶도 사라져 버렸으니 그 언어, 그들이 남긴 지명의 이름들을 통해서 전해지는 역사와 오늘의 모습 안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현실을 볼 수 있기를 바람니다. 예컨대 시베리아라는 말의 어원은 분명치는 않지만 시베리아의 유목민족인 타타르어로 잠자는 땅이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또 바이칼은 몽골어로는 바이깔이고 깔은 바다라고 합니다. 바이깔은 몽골인들에게 밝은 바다이며 빛나는 바다였습니다. 타타르족은 바이쿨로 불렀고 ‘풍요로운 호수’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인문학은 오늘날의 세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러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설명하고자 하는 학문이라고 합니다. 2020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르 디플로)가 기획하는 여행은 ‘여행으로 만나는 유라시아’이며, 그러기에 오늘을 되돌아보는 인문 역사기행이고자 합니다.

 

혜초와 고선지 장군이 지나갔던 파미르 고원 동쪽 중국 신강위구르지역의 타슈쿠르간에서 카슈가르로 가는 실크로드 국도. 뒤의 설산은 무즈타그 아타(7,546m)
혜초와 고선지 장군이 지나갔던 파미르 고원 동쪽 중국 신강위구르지역의 타슈쿠르간에서 카슈가르로 가는 실크로드 국도. 뒤의 설산은 무즈타그 아타(7,546m)

 

2020 유라시아 인문 역사기행의 또 다른 여정

히말라야 카라코럼 파미르 고원의 길

르 디플로의 2020 유라시아 인문기행은 2월 시베리아 바이칼을 시작으로 4월에는 두 번째로 ‘순수의 땅’이라는 이름을 가진 파키스탄 북부의 훈자 계곡을 가려합니다. 이곳은 파미르 고원에서 흘러나온 힌두쿠시 산맥과 카라코럼 산맥 그리고 동서로 2400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히말라야 산맥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히말라야 산맥의 서쪽 끝인 이곳에는 세계 8000m 급 14개 봉우리 가운데 9번째(8126m)로 높은 ‘벌거벗은 산’이라는 이름의 낭가파르밧트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부터 카라코럼의 7000m 대 만년설산들로 둘러싸인 훈자계곡의 오아시스 같은 산골 마을들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북쪽으로 카라코럼 하이웨이를 타고 파키스탄-중국 국경의 쿤제랍 고개(4693m)를 넘어, 파미르 고원 동쪽 끝 실크로드의 교차로이자 위구르족의 중심도시인 카슈가르로 가는 11박 12일(2020년 4월 24일-5월5일)의 여정입니다.

파키스탄과 접하고 있는 중국쪽 국경도시 타슈쿠르간에서 카스로 가는 파미르 고원의 길은 중국쪽 실크로드의 가장 아름다운 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길가의 이정표에는 파미르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만산지조(滿山之祖), 만수지원(滿水之源)” (모든 산의 아버지이자 모든 물의 근원)

이곳은 ‘얼음산의 아버지’라는 뜻의 무즈타그 아타(7,546m)의 설산을 배경으로 카라콜호수, 백사호 등 에머랄드 빛 호수와 드넗은 초원이 펼쳐져 있으며, 신강 위구르지역, 타클라마칸 사막 등 타림분지의 서쪽 입구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길에서 고구려 유민 출신의 당나라 장수 고선지의 서역정벌과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신라의 고승 혜초가 인도에서 당나라로 돌아가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을 겁니다.

 

시베리아 초원문명과 알타이 산맥

6월의 세 번째 여정(6월 29일~7월 12일 11박14일)은 2월 시베리아 바이칼 겨울기행과 마찬가지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시작합니다. 2월 바이칼 기행이 시베리아를 동쪽으로 횡단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남쪽으로 시베리아의 초원지대를 남하하는 종단 기행입니다. 레나 예니세이와 함께 시베리아 대륙을 남북으로 흐르는 3대강 가운데 하나인 오비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알타이 산맥과 이 지역의 초원문명을 찾아 가는 시베리아 종단기행입니다.

이곳은 노보시비르스크에서 260km 남쪽의 알타이 변경주의 주도 바르나울에서 비스크를 지나 알타이공화국의 수도 고르노 알타이스크를 중심으로 추야고원과 남부 몽골의 접경지역인 쿠라이스코이 초원까지 이른바 시베리아의 실크로드라 불리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추야 연방국도를 따라 초원과 산맥 그리고 호수와 강들 사이의 작은 마을들(벨로쿠리하 아르트바시 치말 악타쉬)을 찾아가는 1,000여km의 여정입니다.

알타이 산맥을 중심으로 중앙유라시아의 초원지대는 서쪽의 카자흐 초원과 동쪽의 몽골 초원으로 나눠볼 수 있고 카자흐에서 더 서쪽으로 루마니아, 헝가리까지 이어지는 초원이 있고 몽골에서 더 동쪽으로 만주의 초원지대(후룬베이얼)가 있습니다. 시베리아의 가장 남쪽의 초원지대인 이곳은 티베트, 중국산 물품을 실은 유목민들의 이동로였으며, 광의의 대(大)실크로드 북부 지선의 하나였습니다.

눈 덮인 벨루하 산 정상을 배경으로 초원과 강 그리고 산악 풍경 속에서 작은 마을들이 계곡과 강변을 끼고 도로 주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 중심도로인 추야 연방국도는 시베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의 하나로 꼽힙니다. 2014년 러시아판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레블러는 미국의 달톤 하이웨이(Dalton-Highway)와 아르헨티나의 '40번 고속도로'와 함께 이 연방국도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도로 10선에 포함하고 “추야 연방국도의 횡단은 러시아 전체를 횡단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알타이산맥은 시베리아에서 가장 높은 벨루하산을 정점으로 무수한 빙하를 품고 있으며, 원시 선사시대 이래 인류의 역사를 품고 있는 동굴(데니소바 등)들과 초원문명의 유적이 산재합니다. 그리고 이곳의 빙하와 호수에서 발원하는 비아강 카툰강은 비스크에서 오비강과 합류해 이곳의 초원과 시베리아의 거대한 평원으로 흘러가는 장엄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동서양 길목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답게 철기 문화인 스키타이족들을 비롯해 훈족이 그다음에는 돌궐족 등 수많은 유목민족들이 거쳐갔습니다. 세계 어디에도 제한된 곳에서 이토록 다채로운 풍경과 자연 그리고 역사가 대비되며 함께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곳은 원의 멸망으로 몽골제국이 쇠락하면서 마지막 제국으로 남아있던 몽골의 준가르 제국이 지배 아래 있었으나 청나라(건륭제)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멸망하면서 청의 공격을 피해 러시아 제국의 보호 아래 생존을 모색하며 오늘에 이름니다.

고대의 신비로운 역사를 간직한 동굴과 푸른 빛나는 호수(텔레츠코예), 비야 카툰 강, 벨루하 산과 추야 고원 등 알타이의 야생과 원시의 시베리아를 보면서 ‘4대 문명’이라는 교과서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우리 역사의 근원과 맞닿아 있는 ‘제5의 문명’으로 일컬어지는 초원 문명으로 인식을 확대하는 여행이 되길 기대합니다.

유라시아 인문기행은 하반기에도 이어져 8월에는 네 번째로 파미르 고원에서 갈라져 나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을 따라 내려오다 아프간쪽 남서 방향으로 약 1,200km 정도 뻗어나가는 힌투쿠시 산맥의 관문 치트랄 계곡과 옛 알렉산더 대왕의 후손으로 일컬어지는 칼라시족의 마을들을 찾아가는 기행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0월엔 카자흐쪽 천산산맥의 차린 계곡과 알틴아라산의 트래킹으로 시작해 키르기즈스탄의 이식쿨호수를 거쳐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사마르칸드 부하라로 이어지는 중앙아 3국 실크로드 기행으로 이어질 겁니다.

 

 

 

글: 강태호

본지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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