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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숙의 문화톡톡] 학교폭력 로맨스웹툰―빙의·변장과 운명적 사랑 그리고 복수·폭력의 정화
[서곡숙의 문화톡톡] 학교폭력 로맨스웹툰―빙의·변장과 운명적 사랑 그리고 복수·폭력의 정화
  • 서곡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0.05.11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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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과 로맨스의 상관관계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학생 간에 일어나는 폭력이다.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 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 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 방관자들은 다음 희생자가 된다는 두려움에 참여하거나 구경하게 된다. 가해자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으며, 피해자도 남학생이 다수를 차지한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청소년의 자살과 다양한 보복행위가 일어난다.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으로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또래 상담 프로그램, 학교 폭력 SOS 지원단, 돌봄 치유 교실, 학교 폭력 피해자 가족 협의회, 인터넷이나 전화 상담 등이 있다.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집단 폭력사건과 왕따 학생의 자살사건 등 청소년에 대한 처벌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로맨스웹툰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학교폭력을 다루는 작품들이 상당수 있다. 학교폭력과 로맨스웹툰의 혼합으로, 부상·죽음으로 끝나는 폭력과 사랑·결혼으로 끝나는 로맨스라는 상반된 요소의 이질적인 결합을 보여준다. 최근 기존 만화작가의 만화를 웹툰으로 다시 게재하여 호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만화작가로 허영만, 이현세, 신일숙, 황미나, 황미리, 한유랑 등이 있다.

특히 한유랑과 황미리는 공통적으로 많은 만화작품을 웹툰으로 게재하여 호응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 중고생을 주요 인물로 설정하여 학교폭력과 로맨스를 다룬다는 점에서 일관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여기에서는 황미리의 <열혈여아>와 한유랑의 <가면 속의 사랑>을 중심으로 학교폭력과 로맨스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열혈여아>도 네이버 웹툰에서 83만 명이 구독하고, 카카오페이지 웹툰에서 51.5만 명이 구독하고 2.5만 명의 댓글이 달린 인기작품이다. <가면 속의 사랑>은 네이버 웹툰에서 61만 명이 구독하며, 카카오페이지 웹툰에서는 47.7만 명이 구독하고 3.7만 명의 댓글이 달린 인기작품이다. 메를로 퐁티에 의하면, 폭력이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폭력과 순수한 상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폭력인지에 대한 고찰이 중요하다.
 

황미리의 <열혈여아>: 빙의를 통해 드러나는 운명적 사랑과 복수의 순환


황미리의 <열혈여아>는 뒤바뀐 신체의 빙의를 통해 드러나는 운명적 사랑과 복수의 순환을 보여준다. 여주인공 강하지는 학교 일진회의 짱으로서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이 되어, 재벌 2세, 우등생, 얼짱인 한아람의 몸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근육이 없다는 이유로 실망한다. 강하지의 영혼과 한아람의 몸의 결합을 통한 빙의로 폭력의 가해자에서 피해자의 처지로 바뀌며,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성격에서 단순하고 낙천적 성격으로 변모한다. 주인공 박신우는 재벌 2세, 우등생, 쌈짱으로서 학교 인기 1위이지만, 자신과 약혼할 예정인 음침한 한아람을 혐오해서 왕따를 시키며 괴롭히지만, 강하지의 영혼이 들어간 한아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복잡하고 소심하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주인공과 단순하고 대범하고 솔직한 여주인공은 자신과는 다른 성격의 상대에게 끌리며 서로 성격을 보완하는 관계가 된다.

<열혈여아>에서 폭력은 끝나지 않는 원한과 복수를 보여주며, 사적 감정으로 인한 공적 복수의 확산을 보여준다. 학교 일진회의 넘버1인 강하지가 이웃 고교의 쌈짱인 태후를 좋아하자, 넘버2인 한서가 질투하여 태후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강하지가 의식불명에 빠지게 된다. 한아람의 신체에 들어간 강하지가 박신우의 사랑을 받게 되자, 강하지의 신체에 들어간 한아람이 질투한다. 강하지(한아람)는 한서에게 한아람(강하지)을 공격하도록 시키고, 한서가 한아람을 공격하는 와중에 강하지의 영혼이 한아람의 신체에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된다. 한서는 질투심에 한아람(강하지)이 사랑하는 박신우를 공격하자, 한아람(강하지)이 박신우를 살리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 강하지의 영혼은 다시 강하지의 신체로 들어가게 되고, 한아람에게 빙의되었을 때의 기억을 상실한다. 박신우는 자신이 사랑하는 한아람(강하지)을 죽인 한서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한서가 사랑하는 강하지를 공격한다. 이렇듯 사랑, 질투, 집착으로 인해서 폭력과 복수가 계속 되풀이되며, 조직폭력배의 보스 아들인 한서가 개입되면서 학교폭력에서 조직폭력으로 폭력이 확산된다.

<열혈여아>는 신체가 바뀜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운명적 사랑과 로맨스를 통한 복수의 정화를 보여준다. 남녀 주인공이 외면상으로는 모두 학교 일진회 쌈짱으로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성격적으로는 단순하고 낙천적인 여주인공과 소심하고 비관적인 주인공이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며, 내면적으로는 강한 여성과 약한 남성의 대비를 보여준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진행됨에 따라 단순무식한 여주인공이 섬세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가학적이고 시니컬한 주인공이 여주인공의 감정에 마음을 쓰게 되는 등 인물의 변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여주인공과 주인공은 상대방에게서 자신에게 없는 특성을 좋아하며, 여주인공과 주인공의 결합으로 정신과 육체의 합체를 보여준다. 여주인공 강하지의 영혼이 강하지의 신체, 한아람의 신체, 강하지의 신체로 차례대로 떠돌면서 신체가 바뀌지만, 주인공은 강하지의 영혼이 어느 신체에 있든지 상관없이 사랑한다는 점에서 운명적 사랑과 신체에 대한 영혼의 우위를 보여준다. 여주인공은 주인공의 조건보다는 주인공 자체를 맹목적으로 좋아하며, 주인공도 여주인공의 외모·신체와 상관없이 여주인공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순수한 사랑을 강조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복수나 폭력의 순환을 끊고자 한다는 점에서 로맨스를 통한 복수의 정화를 보여준다.

 

한유랑의 <가면 속의 사랑>: 변장을 통해 드러나는 동성애의 욕망과 폭력의 확산

 

한유랑의 <가면 속의 사랑>은 변장을 통해 드러나는 동성애의 욕망과 폭력의 확산을 보여준다. 남녀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으며 다른 사람의 대역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과 사랑을 함께 느낀다. 효진그룹 둘째아들인 주인공 이운하는 자신의 실수로 자신의 형과 첫사랑 가희누나가 죽게 되자, 죄책감과 반항심으로 모범생에서 학교 폭력조직의 짱으로 변모한다. 여주인공 현빈은 앵벌이를 하다가 동생 꿀꿀이가 죽게 된 후, 남장을 하고 무일그룹의 유일한 상속녀 윤예하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다. 운하는 여학생과의 만남을 거부하고 학교 일진 조직원들과 지내다가 남자후배인 현빈을 좋아하게 된다. 현빈은 강인한 신체를 연마하고 개인 사생활을 포기하고 살아남고자 노력하다가 자신을 자상하게 챙겨주는 남자선배인 운하를 좋아하게 된다. 운하는 죽은 형의 삶까지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으며, 현빈은 예하를 살리기 위한 대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이 있다.

<가면 속의 사랑>에서 폭력은 사적 원한에 의한 공적 대결로 나타난다. 학교폭력에서 일진회 학생, 일반 학생, 왕따 학생은 각각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가 된다. 학교폭력을 통한 왕따 문제, 폭행 문제는 우정, 사랑, 질투 등의 사적 감정이 공적 폭력으로 표출되면서 발생한다. 예하가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운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왕따가 되어 괴롭힘을 당하자, 예하의 보디가드 역할을 하는 현빈이 가해자 학생들을 처치하고 일진회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넘버2가 된다. 조직폭력에서는 조직과 조직의 싸움, 기성세대 간의 싸움의 결과 청소년이 폭력의 대상이 된다. 조직폭력배는 원한관계로 인한 납치, 폭행, 살인을 저지르며, 이때 이기적인 나쁜 조폭과 이타적인 좋은 조폭으로 양분된다. 희생물은 죄가 있으며 내부/외부의 특성을 갖고 있으며 복수의 위험이 없어야 한다. 예하의 방패막이인 현빈은 고아라는 점에서 내부/외부의 특성을 갖고 있으며 복수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다른 조직에 희생물로 바쳐진다. 폭력은 학교폭력에서 조직폭력으로, 사적 폭력에서 공적 폭력으로 계속해서 확산된다.

<가면 속의 사랑>은 성변장을 통해 이성애/동성애의 모호한 경계를 드러내며, 운명적 사랑을 통해 폭력의 정화를 보여준다. 집안, 재능, 미모를 모두 갖춘 퀸카 여학생은 여주인공이 아니며, 심지어 학교의 킹카 남학생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왕따가 되어 괴롭힘을 당한다. 한편, 고아 출신으로 남장을 하고 퀸카 여학생의 보디가드 역할을 하는 인물이 여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관습에서 벗어난다. 여주인공은 강인한 외면과 연약한 내면의 이중성을 가진 인물이며, 여성이지만 탁월한 무술실력을 갖춘 쌈짱으로 설정되어 통쾌한 액션을 보여준다. 여주인공의 남장으로 인해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관계는 선후배 관계에서 동성애 관계로 변화한다. 재벌 2세인 주인공은 고독하고 상처를 안고 있는 후배를 사랑하여 동성애까지도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성별을 뛰어넘은 운명적 사랑을 보여준다. 인물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만류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로맨스는 내부의 폭력적인 본성을 따뜻한 감성으로 바꾸며, 희생물에 의해서도 막을 수 없었던 폭력의 확산을 사랑으로 정화시킨다.

 

로맨스를 통한 복수와 폭력의 정화


<열혈여아>와 <가면 속의 사랑>을 중심으로 살펴본 학교폭력 로맨스웹툰은 빙의와 성변장을 통해 드러나는 운명적 사랑과 인물의 변화 그리고 복수와 폭력의 정화를 보여준다. <열혈여아>와 <가면 속의 사랑>의 공통점은 운명적 사랑, 인물의 변화, 정보인지 전략, 폭력의 확산과 정화이다. 첫째, 두 작품에서 남녀 주인공은 성별과 외모에 상관없이 사랑을 한다는 점에서 운명적 사랑을 강조한다. <열혈여아>에서는 여주인공의 빙의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육체와 외모에 상관없이 같은 영혼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운명적 사랑과 신체에 대한 정신의 우위를 보여준다. <가면 속의 사랑>에서는 여주인공의 성변장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성별에 상관없이 사랑을 한다는 점에서 운명적 사랑과 이성애/동성애의 모호한 경계를 보여준다. 둘째, 남녀 주인공은 운명적 사랑으로 인해서 이기주의에서 이타주의로 변화한다. <열혈여아>에서 주인공은 가학적인 성격으로 일반 학생이나 왕따 학생을 괴롭히는 인물이었으나, 왕따 여주인공을 사랑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의 심정을 헤아리고자 노력하게 된다. <가면 속의 사랑>에서 주인공은 이기주의로 인해 형과 첫사랑을 죽게 만들었지만, 여주인공과의 사랑에서는 여주인공에 대한 배려를 최우선으로 하는 이타주의를 보여준다. 셋째, 정보인지 전략에서는 정보를 아는 자가 모르는 자를 조롱하지만, 두 작품에서는 정보를 모르는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 나타난다. <열혈여아>에서 주인공은 여주인공의 영혼이 다른 신체로 바뀐 사실을 알지 못해 자신이 사랑한 여주인공을 공격한다는 점에서 여주인공을 위한 복수가 여주인공에 대한 복수가 되어버린다. <가면 속의 사랑>에서 주인공은 여주인공의 남장을 알지 못해 자신의 이성애를 동성애로 오인한다. 넷째, 학교폭력이 조직폭력으로 이어지면서 폭력이 확산되는 반면, 남녀 주인공의 사랑으로 폭력이 수렴되고 정화된다. 이러한 폭력의 확산과 공동체의 위기에서 주로 여주인공의 희생물로 바쳐지면서 폭력에 대한 비판을 보여준다. 두 편의 웹툰 모두 여주인공이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대부분의 남성 인물을 제압한다는 점에서 통쾌한 반전을 보여준다.

황미리의 <열혈여아>와 한유랑의 <가면 속의 사랑>은 인물 설정, 남녀 주인공의 전형성, 작품의 정서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열혈여아>는 정신/육체의 분리, 왕따 문제, 집단 괴롭힘, 계급격차로 인한 갈등을 보여준다. 여주인공의 영혼과 신체의 분리로 다른 사람의 신체와 바뀌면서 정신과 육체의 분리와 빙의 문제를 다룬다. 허술한 성격과 식욕 등의 본능에 충실하면서 수더분한 외모를 가진 여주인공이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면 속의 사랑>은 계급격차로 인해 고통 받는 여주인공을 통해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과 비관적 정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주인공은 남장을 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남성 인물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점에서 동성애의 은밀한 욕망을 드러낸다.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 인물이 아니라 숏컷의 중성적 외모를 한 여성 인물이 여주인공을 맡았다는 점에서 최근의 독자 성향과 부합한다.

학교폭력 로맨스웹툰에서는 학교폭력과 로맨스의 결합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전도, 로맨스를 통한 복수와 폭력의 정화 등을 보여준다. 첫째, 두 웹툰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공갈, 강요, 성폭력, 따돌림 등 여러 종류의 심각한 폭력이 나오며, 학교폭력의 문제점이 드러낸다. 둘째, 가해자/희생자/방관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인물들이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방관자나 가해자가 됨으로써 가해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폭력이 계속 확산된다. 셋째, 여성을 쌈짱으로 선택해서 신체적으로 약자인 여성을 강자로 전환시킴으로써 가해자와 피해자의 전도를 보여준다. 여짱인 두 여주인공은 강자이지만 약자를 괴롭히지 않고 강자만을 상대로 대결하는 정의로운 영웅으로 그려진다. 사회현실에서 남학생이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강자/약자, 가해자/피해자 사이의 전도가 일어난다. 넷째, 사회현실에서는 폭력에 대한 대책으로 대화, 상담, 지원단, 돌봄 치유, 협의회 등의 노력을 하는 반면, 학교폭력 로맨스웹툰에서는 로맨스와 사랑으로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을 변화시킴으로써 학교폭력을 정화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사진 출처: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 웹툰


글: 서곡숙
문화평론가 및 영화평론가. 비채 문화산업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서울시 영상진흥위원회 위원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사무총장, 르몽드 아카데미 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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