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연히 들른 대형서점의 판매대에 나란히 놓여 있는 두 권의 베스트셀러를 보게 됐다. 바로 『조국백서』와 『조국흑서』였다. 그냥 지나치면 서로 의견이 다른 두 집단이 자신들의 주장을 각각 책으로 묶어 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명색이 문화비평가인 내 눈에 이 ‘대립 구도’는 허투루 보고 넘길 것이 아니었다.
2002년 나는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라는 책을 쓰면서 향후 일어날 ‘한국 지식인의 지형도’에 대한 개략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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