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돈돈돈… 국가원수, '돈벌이'위한 경력쌓기?
돈돈돈… 국가원수, '돈벌이'위한 경력쌓기?
  • 세르주 알리미 | 프랑스판 발행인
  • 승인 2008.12.30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의 창(窓)

 정치권의 부패는 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 형태를 취한다. 도처에서 '국가의 복귀'를 논하는 지금, 국가가 현재 어떤 이들의 이익에 봉사하고 있는지를 자문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2008년 1월, 영국의 전 수상 토니 블레어는 제이피 모건 체이스 은행에 연봉 100만 파운드(106만 유로)를 받는 조건으로 파트타임 계약을 체결하였다. 만약 블레어 씨가 총리직을 수행할 때 금융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은행들에게 인기없는 조치를 취했더라면 제이피 모건이 그를 이러한 고소득의 한직에 채용했을까? 게르하르트 슈뢰더 씨가 수상 재임 시절 특혜를 주었던 가즈프롬사 계열의 파이프라인 설비 기업에 연봉 25만 유로를 받는 고문으로 영입된 것은 우연이었을까? "그토록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그의 모습은 국가의 최고 지도자답지 못하다"고 그의 옛 사회 민주당 동료들은 신랄하게 슈뢰더를 비판하였다.
 이제 부시 대통령도 자신의 다음 경력을 준비할 차례인가 보다. "아버지가 연설비로 얼마를 요구했는지는 모르지만(연설 한 차례당 5만~7만5천 달러), 나의 오래된 금고를 채우기 위해 약간의 연설을 할 것이다. 클린턴도 연설로 돈을 많이 번 것으로 알고 있다"1)
 클린턴 전 대통령은 국무부 윤리 위원회에 자신의 연설비를 지불한 자들의 명단을 제출할 정도였다. 그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또한 차기 국무장관으로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통해 남편의 고객들이 비밀리에 돈 벌 수 있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월, 니콜라 사르코지에 대해 특별히 비판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보수 시사주간지 <르포앵>은 사르코지의 일부 발언을 공개하였다.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계획을 다음과 같이 상세히 소개하였다는 것이다. "2012년 임기가 끝나면 나는 57살이 됩니다. 차기 대통령 선거에는 재출마하지 않을 것입니다. 클린턴이 수십억을 버는 것을 보면 나도 주머니를 가득 채울 수 있을걸요! 5년 임기를 마치면 클린턴처럼 돈을 벌러 떠날 겁니다. 연설 한번 하는데 15만유로 말이지요!"2) 대통령직 이후에는 '연설직'이 예정되어 있다.
 돈받고 자문해주고 연설료를 챙긴다? 또한 거대 기업의 CEO가 될 수도 있다? 과거에 경제부처의 장관을 한 것이 CEO로 등극하는데 특별히 불리한 경력이라고 할 수 없다. 더욱이 파산 직전의 민간은행에 공적자금, 즉 '국가라는 이름의 엄마'의 젖을 손수 물리는 역을 했다면 말이다. 골드만 삭스 회장에서 재무부로, 또 재무부에서 시티 그룹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는, 버락 오바마의 영향력 있는 경제 고문 로버트 루빈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2005년에서 2007년 사이 프랑스 경제·재정·산업부장관을 역임한 티에리 브르통은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가 더욱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운동하고 다닌다. 소득세 경감으로 그는 직접 이득을 볼 것이다. 로스 차일드 은행에서 1년을 머물다가 -여기서 그는 슈뢰더를 만났다- 아토스 온라인 기업의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20만 유로의 고정 연봉에다 실적에 따라 100%까지 가능한 상여금, 여기에 23만 3천 주의 스톡옵션이 2009년, 2010년, 2011년말에 덧붙여질 것"이라며 "나의 직무가 정지되는 경우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도록 요구했다"3)고 고백했다. 모두에게 경제위기는 희생을 강요하나 보다.
 공직이 향후 재계 진출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는 경력을 쌓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단계가 되거나, 재충전이 필요한 사업가의 단순한 피난처로 전락한다면 과연 어떠할까. 경제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으로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경제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가장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것을 그냥 바라만 보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일까?

 


 

1) 짐 루텐버그, '저자와의 대화, 부시 개인적 속내를 밝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2007.9.3
2) <<Sarko off>>, Le Point, 3 juillet 2008. 한 르몽드 기자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이미 3년 전에 "나는 변호사업도 할 수 있고 돈을 벌 수도 있다…우선 대통령부터 한 다음에 변호사업을 할 것이다."고 했다. (필립 리데, <Le Prㅤㅁㅐㄼsident et moi>, Albin Michel, Paris, 2008, p. 149.)
3) <Les Echos> 2008. 12. 16

  • 정기구독을 하시면, 유료 독자님에게만 서비스되는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잡지를 받아보실 수 있고, 모든 온라인 기사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전용 유료독자님에게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모든 온라인 기사들이 제공됩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