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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2월호 리뷰 - 트럼프와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2월호 리뷰 - 트럼프와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0.12.02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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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이하 <르 디플로>) 한국어판 12월호는 승자 바이든과 패자 트럼프의 상반된 성적표를 뜯어보며 대선 이후 미국 정치 전개 양상을 예측했다. 또한 중국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국제연합 내 새로운 역학관계를 다루며 국제관계 지각 변동을 조명했다.

 

실망한 승자, 미래가 밝은 패자

말 많고 탈 많던 미 대선의 뚜껑이 마침내 열렸다.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쥔 이는 바로 조 바이든. 이에 ‘트럼프가 훼손한’ 미국적 질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의 ‘민주주의’가 불편한 이유’의 필자 성일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발행인은 미국을 트럼프 이전으로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고립주의와 국제주의, 현실주의와 이상주의 사이를 일관성 없이 종횡무진해온 미국의 정치사, 바이든이 정확히 어느 시점으로 시계를 돌려야 하는지는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트럼프가 도마 위에 올려놓은 ‘분열의 프로파간다’가 형형하다. 그는 미국을 지배하는 엘리트 중심 ‘능력주의’에 반기를 들었고, 그에 대항하는 ‘반능력주의’ 정서를 한껏 키워놓은 상태다. 바이든의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평화) 복원의 꿈은 자칫 지나치게 원대해 보일 수 있다.

한편, 패자 트럼프의 미래는 오히려 밝아보인다. ‘민주당의 씁쓸한 승리’의 필자 세르주 알리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발행인은 트럼프식 공화주의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사회는 과거보다 더 다원화됐다. 히스패닉도 보수주의자일 수 있고, 아프리카계 미국인도 멕시코 이민자 유입에 부정적일 수 있으며, 아시아인도 대학 입학 시 소수집단 우대정책에 반대할 수 있다. 트럼프는 그 다양성의 틈새를 기가 막히게 파고들어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자신이 속한 당마저 변화시켰다. 이제 바이든의 민주당은 대선에서 승리한 뒤에도 ‘트럼프화 된 공화당’을 상대해야 한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공화당에 서민층의 지지를 빼앗기고 있다. ‘트럼프 없는 ‘트럼피즘’의 득세’의 필자 제롬 카라벨 버클리대 교수에 의하면, 공화당은 트럼프를 선두로 새로운 서민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바이든에겐 트럼프의 망령에 맞서 잃어버린 지지층을 다시 회수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지배하고자 하는 중국, 기꺼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는 아프리카

‘중국이 유엔에서 벌이는 바둑게임’의 필자 진 휴스 기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역학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에 따르면 중국은 국제연합(UN, 이하 유엔)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그 방식은 규정을 수립하는 등 국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추적 위치에 자국의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다. 중국의 영향력 확장은 국제기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은 막강한 선단을 구축해 식량안보를 지킬 뿐 아니라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해양에서의 영향력 또한 확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지지하고 나섰다. 기존 강대국 중심 국제 질서에 대한 반발심에서일까. ‘아프리카는 대형 제약회사의 기니피그인가’의 필자 샤빈 세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은 글에서 아프리카엔 여전히 식민지 식대의 앙금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글에 따르면 아프리카인들은 유럽인들이 자신들을 때때로 의약품 실험용 동물처럼 취급한다고 느낀다. ‘아프리카 제약업계의 기형적 발전’의 저자 세브린 샤롱 기자와 로랑스 수트라스 기자는 글에서 아프리카 제약회사들이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기 힘든 시스템을 지적한다. 결국 ‘사다리 걷어차기’다. 선진국들이 제약산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뒤 개도국이 따라잡기 힘든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선진국들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아프리카의 개도국들이 기존 체제에 어느정도 불만을 갖는 것은 ‘필연적’이다. 아프리카의 지지에 힘입은 중국이 국제정치 무대 위 새로운 지형을 형성할 것인지 주목된다. 


코로나, 고통과 함께 찾아온 깨달음

코로나로 인해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국내에선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코로나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수능만을 바라보고 달려왔을 어린 마음들이 얼마나 다쳤을지 가늠되지 않는다. 나라 밖에선 빈국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선 “대봉쇄”라고 명명한 기간 동안 제 3세계 국가들은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는 빈국을 갉아먹는다’의 필자 질베르 아슈카르 런던대 교수는 의료자원이 코로나19로 집중돼,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사망자 수가 2배 증가 할 것이며 학교 운영이 중단되어 장기적 소득감소 및 불평등 심화를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자연 앞에 위풍당당했던 인간은 이제 손과 발이 묶인 듯, 제어하기 힘든 거대한 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코로나는 인류에게 사랑을 일깨웠다!’의 필자 김기석 성공회대 총장은 이러한 비극을 인류 스스로가 초래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의 등장은 인류의 생태계 파괴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제2, 제3의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선 작금의 인간중심주의를 탈피하고 ‘온 우주가 보이지 않는 그물로 서로 연결됐다’는 전인론적 세계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인간이 생태계의 파괴자라는 오명을 벗고 생태계의 수호자로 바로 서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류애의 실현일 수 있다.

한편, ‘코로나가 남긴 사회주의적 상상력, ‘시민 참여형 공유’의 필자 안치용 지속가능저널 발행인은 코로나에 대처하며 각국이 보여준 ‘사회주의적 요소’에 주목했다. 기본소득과 마스크 배급제 등 정부가 보여준 조치는 사회에 이른바 ‘사회주의적 영감’을 불어넣었으며,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증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에선 코로나 이후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 것이며, 국민국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진다. 

 

지구촌의 이모저모

리옹 2대학 소속 역사학자 에리카 위키는 '향수와 위생, 그리고 여성' 기사를 통해 향수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를 다뤘다. 과거 여성은 “간소한 목욕이 가장 순수하다”는 종교적 통념과 “순결한 소녀는 향기롭다”는 사회적 통념 사이에 어딘가 애매한 자세를 취해야 했다. 향수의 역사는 남성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했던 여성의 역사와 함께한다. 기사는 여성 인권과 위생, 향수 산업의 발전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이외에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2월호는 ‘코로나 19 이후의 세계는’면에서 ‘비즈니스 세상이 된 의료계’ 기사를 실어 코로나 더욱 요구되는 제약업·의료계의 투명성에 대해 논했다. 또한 ‘방역을 빙자한 사육의 산업화’ 기사를 통해 동물 방역의 실태를 꼬집고 나아갈 방향성을 이야기했다.

‘지구촌’면에선 ‘터키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시리아 난민들’ 기사와 ‘산산조각난 팔레스타인의 혁명적 유토피아’ 기사를 통해 난민문제, 내전 등 중동 영향권의 각종 이슈에 대해 다루었다.

한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자매 계간 무크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의 두 번째 이야기로 오는 12월 중순 ‘문학, 역사를 넘보다’를 펴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플랫폼인 ‘텀블벅’에서 독자 후원자를 모집중이다.

 


글·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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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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