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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구현모 사장 ‘유연한 근무’ 천명했지만... 직원들 ‘코로나시대 재택근무 불가’ 불만
KT구현모 사장 ‘유연한 근무’ 천명했지만... 직원들 ‘코로나시대 재택근무 불가’ 불만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1.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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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구현모 사장은 지난해 10월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첩한 조직’을 천명하며 ‘재택근무와 탄력근무 확대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체계를 마련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직원들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재택근무를 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지난 21일 한 KT 직원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부서 내 관리자가 직원의 재택근무를 못하게 막거나 전산상으로만 재택근무자 비율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본부로부터 부서별 재택근무 50% 운영 지시가 내려오면, 팀장급 관리자가 재택근무 신청서를 전산으로 보고한 뒤 이를 다시 취소했다는 것이다. 해당 직원은 “관리자 지시로 재택근무를 신청한 뒤 다음날 출석한 적이 있다"며 재택근무 운영이 보여주기식이었음을 꼬집었다.

이에 KT관계자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한 “코로나 확산세에 따라 본부가 간헐적으로 재택근무 등을 지시·권고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재택근무 운영은 본부가 아닌 부서장 재량이다”라며 “해당 직원들은 타 부서의 기준이 자신의 부서에도 적용된다고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서 내 관리자가 직원의 재택근무 신청을 반려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구현모 사장 취임 후 본부장 권한이 강화됐고, 재택근무 신청을 해도 승인을 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재택근무 승인은 본부장이 내는 것이 아니라 팀장급에서 이루어진다”라며 “휴가를 쓰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기 때문에 (승인은) 부서 자율에 맡기는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사내에 조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해 10월 28일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KT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출처=뉴스1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해 10월 28일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KT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출처=뉴스1


그러나 재택근무제도가 부서별로 제각각 운영되면서 일부 부서에서는 여전히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기 어렵게 만드는 수직적 문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익명 사이트에선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익명의 직원들은 “재택비율 채우려고 재택(신청서) 올리고 출근하라 한다”, “윗분들이 전혀 재택 안 하니 눈치보여서 (재택근무) 못 해요”라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앞선 언론보도를 통해 “올해 연초부터 재택근무를 안 하는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고 밝힌바 있다.

KT 구현모 회장은 지난해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회사가 관료적이고 민첩하지 않다’는 지적에 ‘애자일(Agile) 경영체계’(전통적인 위계조직이 아닌 실무자가 의사권한을 갖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 업무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유연한 조직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이 코로나 사태 속 재택근무조차 하기 힘들다는 불안감을 토로하면서, KT는 구현모 사장의 비전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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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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