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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개인정보보안’ 빨간불... 계열사 직원이 고객명의로 8억 빼돌려
KT ‘개인정보보안’ 빨간불... 계열사 직원이 고객명의로 8억 빼돌려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5.06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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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업계에 따르면 KT M&S 소속 직원 일부가 수천 명의 고객 명의를 도용해 본사로부터 약 8억 원 규모의 상품권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KT M&S는 KT의 통신 상품을 판매하는 계열사로 전국 약 250개의 직영점을 두고 있다. 직영점에선 고객의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계약기간이나 가입상품 등 기타 개인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이 시스템의 허점을 노렸다.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검색해 실제 고객정보가 나타나면 상품권을 빼돌리는 데 악용한 것이다. 

특히 표적이 된 것은 ‘약정’고객이었다. 일정 기간 동안 KT의 상품을 이용하겠다고 약정한 고객은 사측으로부터 ‘요금할인’과 ‘상품권’ 중 하나의 혜택을 선택해 제공받을 수 있다. 일부 직원들은 요금할인을 받은 고객의 명의를 도용, 사측에 상품권까지 추가로 지급 신청한 뒤 가로챘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본사 감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라며 “지난달 내부 감사를 통해 비리를 저지른 KT M&S 직원 5명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위 사건의 피해액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약 8억 원, 명의도용 피해자는 수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발된 직원들은 모두 한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어, 다른 지역으로 조사를 확대할 경우 피해액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조사가 진행중”이라며 “지금까지는 이러한 일탈 행위가 ‘일부 지역’에서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추후에 물의를 일으킨 직원에 대한 관리 감독 조치가 있을 예정이다”라며 “해당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간 것은 없지만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구현모 사장 '국민 기업' 다짐 무색 ... 구멍 난 ‘국민 보안’

 

구현모 KT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취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20.3.30/뉴스1
구현모 KT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취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20.3.30/뉴스1

 

일각에선 고객에게 금전적인 피해가 없더라도, KT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하고있다. KT의 개인정보 보안 논란이 오늘내일 일이 아닌 만큼, 사전에 보안 및 직원교육을 강화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KT 대리점 직원이 고객 자녀의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를 개통, 가입자 유치 수수료와 단말기 판매 수익 등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명의도용 피해는 KT의 고질병이다. 지난해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8월까지 KT고객에게 발생한 명의도용 사건은 1,258건으로 피해액은 11억 3,400만 원에 달했다. 당시 박 의원은 "명의도용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동통신사의 철저한 관리와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KT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KT에는 개인정보 관련 업무를 위탁한 KT M&S를 교육하고 감독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구현모 KT 사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130년이 넘는 역사의 KT그룹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기업"이라고 자평하며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고객 신뢰의 기본인 개인정보 보안 이슈가 계속해서 불거지면서 구현모 사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이다.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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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