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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발칙한 질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6월호가 답하다
세상을 향한 발칙한 질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6월호가 답하다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6.01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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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5시간 30분만 일하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까? 이탈리아의 마피아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방역 실패국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전 지구를 아우르는 흥미로운 질문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6월호가 답했다.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환경이 나아질까? 기자 르쾨브르의 발칙한 상상

 

<우리에겐 우리의 삶이 있다>, 2010 - 안드레아 월 키프

클레르 르쾨브르 기자는 ‘덜 일하고, 덜 오염시키기’ 기사를 통해 노동시간과 환경의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진보주의자들은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자유시간을 줄 뿐만 아니라, 일자리와 부를 분배하고 온실가스 배출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자들에겐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주 28시간 근무제를 제안한 기후시민협의회가 스스로 이 제안을 철회했을 만큼, 이 과감한 계획에 대한 우려도 깊다.

노동시간 감축에 다양한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프랑스에서 주 35시간 근무제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는 35만 개에 달한다. 그러나 르쾨브르의 또 다른 기사 ‘주 35시간 근무제의 꼼수’에 따르면, 부작용도 뒤따랐다. 우선 다수의 기업들이 급여를 동결했다. 그리고 대부분 임원들은 노동시간이 아니라 연간 노동일수에 따라 급여를 받는 제도를 적용해 주 35시간 근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사회변혁에 대한 반감도 일어났다. 

 

코로나 2차 대유행에 속수무책인 인도

 

 

크리스토프 자프를로 국제연구센터(CERI) 연구책임자는 ‘코로나 2차 대유행에 속수무책인 인도’ 기사를 통해 인도 정부가 방역에 실패한 이유를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은 대체로 팬데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최소한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들은 대중선동을 선호하기에, 공공보건정책에 필수적인 ‘제약’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둘째, 그들은 ‘특정분야의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을 기존질서에 집착하는 집단으로 여기고, 그들을 경멸하면서 ‘돌팔이 약장수’의 치료제를 더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과대망상증으로 인해 사소한 반대조차 단호하게 거부하고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거나 아예 생각이 없는 무능력한 아첨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인간의 탐욕, 환경 보호의 역효과

 

 

인간은 환경보호를 명목으로 많은 일들을 한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몇몇 대규모 환경보호 산업은 안 하느니 못한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최병성 목사는 ‘울창한 생명의 숲이 온실가스의 주범이라고?’ 기사에서 산림청의 ‘숲가꾸기’ 프로젝트를 비판했다. 울창했던 아름드리는 홀랑 사라지고, 시뻘건 흙이 드러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여기에 30억 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을 예정이라고 한다. 최 목사는 이는 교토의정서 3조 3항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숲 죽이기’라고 평가했다. 

비슷한 일은 바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안 어비나 기자는 진주 같은 르포르타주, ‘감비아, 썩은 생선 냄새를 쫓아서’ 기사를 통해 양식산업으로 인한 폐해를 집중 조명했다. 전 세계 수산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바다가 황폐화하는 부작용이 잇따르자 양식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양식의 무분별한 증가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았다. 대량의 자연산 물고기들이 소량의 양식 물고기를 위한 먹이로 사용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한정된 공간에 갇힌 수천만 마리의 물고기는 엄청난 양의 폐기물을 배출한다. 모든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는 감비아는 신음하고 있다. 기사는 그 혼란 한 가운데의 생생함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세상

 

칼라브리아주 메소라카 집 앞에 있는 여성들, 연대미상 - 익명

 

세상엔 얼핏 당연해보이는 것들이 있다. 가령, ‘이탈리아에는 마피아가 있다.’는 사실철 말이다. 시칠리아 민속학 전문가인 조반니 예라르디는 ‘이탈리아 마피아의 존재 이유’ 기사를 통해 국내에서 흔히 접할 수 없던 흥미로운 질문을 제시한다. ‘마피아는 무엇이며, 왜 존재하며, 어떻게 격퇴할 수 있을까?’ 그는 “마피아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말한다. 마피아에 대한 단순하고 정형화된 이미지들을 버려야 한다. 가령, 마피아는 범죄조직이므로 경찰력과 사법당국만이 잡을 수 있다거나, 마피아는 인간의 ‘선한 본성’과는 동떨어진 현상이라거나, 마피아는 질병, 즉 숙명이므로 우리가 대적할 수 없다는 생각들이 그것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6월호는 이외에도 ‘Editorial’ 파트에서 국내외의 최신 이슈를 다루었다. ‘억압의 폭력 VS. 저항의 폭력’ 기사는 최근 불거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분쟁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한다. 같은 면의 ‘에밀 졸라가 건강과 지성이라고 말한 ‘돈돈돈’’기사는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를 두둔한다.

‘훼손된 도시들’ 파트는 유통업계의 변화를 낱낱이 뜯어보았다. ‘할인점에서 유기농 매장까지’ ‘지피(GiFi), 저가 상품의 대성공’ 기사는 빠르게 바뀌어가는 유통 트렌드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뿌리깊은 악습을 꼬집었다.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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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