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7월호 구매하기
[서곡숙의 문화톡톡]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 ― 이룰 수 없는 소망 충족을 위한 시간여행의 쾌락
[서곡숙의 문화톡톡]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 ― 이룰 수 없는 소망 충족을 위한 시간여행의 쾌락
  • 서곡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1.06.14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간여행과 <도라에몽>

<도라에몽: 스탠바이미>(STAND BY ME ドラえもん, 2014)는 22세기에서 날아온 최고의 친구 도라에몽이 덜렁대고 소심한 소년 진구에게 행복한 꿈과 미래를 선물하는 이야기이다. 도라에몽은 대나무 헬리콥터, 어디로든 문, 투명망토, 암기빵, 타임머신 등 미래의 비밀도구를 이용해서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여 열등감에 시달리는 진구에게 꿈과 행복을 선사한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STAND BY ME ドラえもん 2, 2020)는 소년 진구가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낡은 곰돌이 인형을 발견하고 할머니를 보고 싶은 마음에 도라에몽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향하는 내용이다. 과거에서 만난 할머니의 두 가지 소원을 위해서 진구와 도라에몽은 과거, 현재,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며 종횡무진 고군분투한다.
 

과거로의 시간여행: 죽음으로부터의 해방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의 전반부에서는 미래에서 어른 진구가 결혼식 전날 고민을 하고, 현재에서 소년 진구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고, 과거에서 할머니는 두 가지 소원을 말한다. 미래에서 어른 노진구는 이슬이와의 결혼식 전날에 한숨을 쉬며 도라에몽을 그리워한다. 현재에서 11살 소년 진구는 빵점 성적표로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는 진구라는 이름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부모를 원망하며, 낡은 곰돌이 인형을 보고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다. 과거에서 소년 진구는 울고 짜증내는 4살 어린이 진구를 달래며 위로해주는 할머니와 다시 상봉하게 된다. 다른 가족들은 전부 소년 진구를 ‘머리가 이상한 아이’로 취급하지만, 오직 할머니만 소년 진구가 어린이 진구의 훗날 모습이라는 것을 믿어준다. 할머니는 소년 진구에게 책가방을 메고 학교 가는 모습과 예쁜 아가씨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두 가지 소원을 말씀하신다. 소년 진구는 현재로 가서 책가방을 가지고 와서 책가방을 메고 학교 가는 모습을 할머니께 보여드려 첫 번째 소원을 들어드린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에서는 소수의 조력자와 다수의 적대자에 둘러싸인 주인공이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11살 소년 진구이다. 소년 진구는 현재 성적 때문에 혼내는 엄마,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과거 철없는 어린이 진구, 자신을 미친 아이로 취급하는 엄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미래 결혼식장에서 도망친 어른 진구, 착하고 예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는 이슬이,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 때문에 힘들어한다. 대부분의 주변 인물들은 진구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평가절하를 하거나 아니면 진구의 소망을 성취하는 데 있어서 장애물 역할을 한다. 소년 진구에게 있어서 항상 자신을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할머니와 자신을 도와주는 도라에몽만이 조력자이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다시 보고 싶다는 진구의 소원은 도라에몽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여 이루어짐으로써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의 전반부 스타일에서는 극과 극의 대비를 이루는 카메라, 시선의 주체와 대상, 다른 시간대의 공간 표현 등 주인공/조력자/적대자의 관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미래에서 어른 진구가 결혼식 전날 밤에 한숨을 쉬며 도라에몽을 떠올리는 장면에서, 처음에는 거울에 비치는 진구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다가, 카메라가 180도 회전하면서 공중부양 자동차 실내에서 실외로 빠져나오고, 나중에는 익스트림롱숏으로 진구가 탄 뒷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카메라의 극과 극의 대비를 통해 어린 진구가 처한 고민과 상황을 동시에 조망한다. 소년 진구가 타임머신으로 들어가는 비밀문인 서랍장을 들여다보는 장면에서, 진구가 서랍장을 들여다보는 모습과 서랍장 속의 4차원 세계에서 들여다보는 진구를 올려다보는 모습이 펼쳐진다. 이런 시선의 주체와 대상의 전도를 통해 4차원 세계의 타임머신과 초현실적인 설정을 강조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진구의 집에 나타나는 장면에서, 하늘 위쪽에 구멍이 생기면서 그 구멍에서 진구가 떨어지고, 타임머신의 아래쪽에 구멍이 생기면서 과거의 공간이 펼쳐진다. 이때 다른 시간대의 위와 아래의 공간적 이미지로 표현한 점에서 독창적인 상상력이 느껴진다.


미래로의 시간여행: 시간으로부터의 해방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의 중반부에서는 소년 진구와 도라에몽이 미래의 결혼식장에서 도망친 어른 진구를 현재에서 찾게 되지만, 어른 진구의 자신감 상실과 영혼체인지로 인해 위기를 겪게 된다. 과거에서 타임머신 TV를 통해 결혼식에 어른 진구가 도망쳐서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소년 진구와 도라에몽은 결혼할 예쁜 아가씨를 데려오라는 할머니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미래로 향한다. 소년 진구는 사라진 어른 진구 대신에 투명망토를 입고 어른 진구로 변신하지만, 결혼식장에서 계속 실수를 하고는 신랑의 인사말 순서에 도망치게 된다. 소년 진구와 도라에몽이 어른 진구를 찾기 위해서 타임머신을 타고자 하지만, 어른 진구가 타임머신을 타고 가버려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도라에몽은 영혼 타임머신을 이용해서 미래의 소년 진구와 현재의 소년 진구의 영혼을 바꿔 현재에 가서 다시 타임머신을 가지고 미래로 온다. 소년 진구와 도라에몽은 현재에서 발견한 어른 진구가 자신감을 상실하자, 어른 진구와 소년 진구의 영혼체인지를 시도하지만 둘다 의식을 잃게 된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에서는 욕망의 확대를 통해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욕망의 주체는 소년 진구, 할머니, 어른 진구로 계속 확대된다. 욕망의 대상도 할머니 만나기, 소년 진구의 책가방 메는 모습 보기, 어른 진구의 결혼하는 모습 보기, 이슬이가 행복하게 살도록 어른 진구가 떠나기, 소년 진구와 어른 진구의 모습 바꾸기, 어른 진구가 이슬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등으로 계속 확대된다. 욕망의 주체가 계속 바뀌면서 욕망의 대상도 계속 바뀌면서 욕망의 확대와 전이가 일어난다. 욕망의 주체가 욕망의 대상을 획득하기 위해서 과거, 현재, 미래 등 시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후회되는 삶을 다시 새롭게 살면서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의 중반부 스타일에서는 미장센의 대조, 이미지 변화,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변화, 인물의 감정 강조, 긴장감과 박진감을 보여주면서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을 표현한다. 과거에서 타임머신의 세계와 구멍 아래에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은 시간과 공간의 이미지를 함께 표현한다. 미래에서 결혼식장에서 어른 진구로 변신한 소년 진구가 얼어붙은 모습을 창백한 회색얼굴로 표현하는 클로즈업으로 인물의 당황스러운 심정을 강조한다. 어른 진구가 영혼체인지로 의식을 잃어 공중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 도라에몽의 시점에서 어른 진구를 잡으려는 모습을 버즈아이뷰숏, 공중촬영으로 보여줌으로써 긴장감과 박진감을 느끼게 만든다.


현재로의 시간여행: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의 후반부에서는 소년 진구와 어른 진구가 다시 의식을 되찾고, 과거로 가서 이름의 유래와 부모의 사랑으로 자존감을 얻게 되고, 미래 결혼식에서 어른 진구는 가족과 이슬이의 사랑에 감사한다. 영혼체인지 과정에서 의식을 잃게 된 소년 진구와 어른 진구는 도라에몽의 절규, 친구들의 염원, 추억에 대한 회상으로 다시 의식을 되찾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 소년 진구, 어른 진구, 도라에몽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이름의 의미와 부모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어른 진구는 결혼식장에 도착해 ‘진솔하고 굳세게 세상을 살아가라’는 이름의 의미, 우등생이나 만능스포츠맨이 되지는 못했지만 사회의 도움이 되라는 부모님의 사랑, 부족한 자신을 항상 사랑해주는 이슬이에게 고마워하는 신랑의 인사말을 한다. 소년 진구는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가 할머니를 모시고 다시 미래의 결혼식장에 와서, 할머니가 어른 진구와 이슬이의 결혼식을 보게 해드림으로써 두 번째 소원을 들어드린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는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얻게 되어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소년 진구, 할머니, 어른 진구 등 욕망의 주체가 계속 확대됨으로써 욕망의 수신인도 마찬가지로 계속 확대된다. 이러한 욕망을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욕망의 발신인도 소년 진구, 도라에몽, 타임머신 등 다양하다. 소년 진구는 소년 진구 자신의 소원, 할머니의 소원, 미래 어른 진구의 소원 등 대부분의 소원을 자신이 이루어낸다. 이렇게 노력에 의한 소원성취, 다른 시간대에서 다른 나이의 어른 자신에게 일어난 문제를 소년 자신이 해결한다. 소년 진구는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과거, 현재, 미래를 종횡무진하며 노력하고, 이렇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긍정성, 주변인물과 자신의 관계에 대한 긍정성을 찾으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다. 주인공의 이러한 인식 변화로 과거 자신을 방해하거나 자신을 평가절하한다고 생각했던 주변인물은 적대자에서 조력자로 변모한다. 결국 소년 진구가 소원을 성취하게 만드는 진정한 발신인은 미래의 마술도구, 타임머신, 끝없는 헌신을 보여주는 도라에몽이며, 두 사람의 우정은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의 후반부 스타일에서는 영혼체인지 로프, 기하학적인 이미지, 카메라의 움직임, 클로즈업을 통해 인물의 감정, 비현실적 상황을 통해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을 표현한다. 소년 진구와 어른 진구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장면에서, 영혼체인지 로프를 따라 유전자가 조금씩 흘러가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카메라가 따라가면서 보여준다. 이러한 카메라의 움직임과 클로즈업을 통해 의식과 기억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긴장·불안에서 의식과 기억을 되찾았다는 기쁨·감격으로 바뀌는 반전을 강조한다. 과거, 현재, 미래로 타임머신이 지나가는 4차원의 공간의 기하학적 무늬는 비현실성을 강조한다. 결혼식을 끝내고 어른 진구와 이슬이가 손을 잡는 장면에서, 두 사람의 손 클로즈업에서 카메라가 점점 멀어지면서 익스트림롱숏으로 변화하면서 인물의 교감과 전체 상황을 함께 보여준다. 결혼식장 입구에 놓인 결혼사진 앞의 곰돌이 인형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할머니에 대한 진구의 사랑, 추억, 그리움을 나타낸다.


시간여행: 이룰 수 없는 소망 충족과 정보인지의 쾌감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는 소년 진구와 도라에몽의 과거, 현재, 미래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죽음, 시간,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도라에몽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소년 진구와 우정을 나누고 소원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라는 점에서 알라딘의 마법램프 ‘지니’와 같은 의미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과거·현재·미래로의 시간여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술도구, 항상 옆에서 격려해주는 도라에몽, 언제나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할머니는 죽음, 시간,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이룰 수 없는 소망을 충족시켜 준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는 정보인지전략으로 서사적 쾌락을 선사한다. 전반부에서 엄마가 2층 진구 방으로 들어와 진구를 혼내려고 하지만, 천장에 붙은 진구와 도라에몽을 보지 못한 채 허탕을 치며 나가는 장면에서 엄마의 무지와 대비하여 관객은 인지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 중반부에서 미래의 소년 진구가 타임머신이 없어져 영혼타임머신을 통해 현재의 소년 진구와 영혼을 바꾸고 다시 서랍장 타임머신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관객은 전반부에서 소년 진구가 갑자기 서랍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게 된다. 후반부 마지막 장면에서 현재로 돌아오는 진구가 건망증봉에 맞아서 그 동안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는 장면에서 관객은 주인공 소년 진구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면서 정보의 쾌감을 느끼게 된다.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의 정보인지전략은 관객이 소년 진구와 도라에몽과 함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정보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기대의 긴장과 불확실의 불안을 함께 느끼게 만들며, 마지막에는 주인공 소년 진구보다 정보의 우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정보의 쾌락을 느끼게 만든다. 소년 진구가 과거, 미래, 현재로의 시간여행으로 많은 경험과 삶의 지혜를 얻게 되고 자신감을 얻게 되지만 건망증봉으로 다시 소심하고 덜렁대는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장면에서 인생이 마법처럼 한 순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여운을 남긴다. 이렇듯 <도라에몽: 스탠바이미2>는 과거/현재/미래라는 여러 가지 차원의 시간대, 어린이/소년/어른 진구라는 여러 명의 주인공, 영혼타임머신과 영혼체인지를 통해 정신과 육체의 불일치 등을 통해 서사적 쾌락을 선사한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글 · 서곡숙
문화평론가 및 영화평론가. 비채 문화산업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서울시 영상진흥위원회 위원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사무총장, 르몽드 아카데미 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