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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 나선 네 후보의 '한국 인연'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 나선 네 후보의 '한국 인연'
  • 오태규 | 서울대 일본연구소 객원연구원
  • 승인 2021.09.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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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세이코 일본 자민당 간사장대행이 자민당 총재선거 공시 하루를 앞둔 16일,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17일 공시하고 29일 선거가 치러지는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과 함께 4파전이 확정됐다.

 

자민당 총재선거 노다 세이코 후보

노다 세이코의 막판 출마로 4파전이 되면서, 선거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1차와 2차로 나누어 치러진다. 1차에서는 소속 의원 표(383명이 1인 1표)와 의원 수와 같은 수의 당원 몫 표(120만명이 투표에 참석해 비율별로 배당)로 우열을 가린다. 여기서 과반수를 획득하는 후보가 나오면, 바로 총재로 당선되고 2차는 하지 않는다. 과반수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는 1, 2위 후보가 2차 투표를 하는데, 2차 투표는 당원표가 크게 줄어든다. 의원 표는 그대로 383표가 유지되지만 당원표는 47표(도도부현 수)로 축소된다. 그래서 당원과 일반여론에 유리한 후보는 1차에서 승부를 보려고 하고, 당원 및 일반여론에서 열세인 후보는 2차로 가는 전략을 선호한다.

 

자민당 총재선거 고노 다로 후보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때는 당원 및 일반여론에서 크게 앞서는 고노 다로가 1차에서 과반수를 획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유력했다. 차기 총재 선호 1위의 고노에,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다 세이코가 출마하면서 그가 나오지 않을 때보다는 1차전에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더구나 노다는 2015년, 18년, 20년 3회에 걸쳐 총재 출마를 시도했으나 의원 20명 추천의 벽을 넘지 못한 바 있어,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노다의 출마를 고노 1차 당선을 저지하려는 아베 신조 전 총리-아소 다로 재무상의 '장로 기득권연합'의 지원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어쨌든 고노 후보는 과반수 획득이냐 아니냐의 문제이지, 1차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2위는 아베 전 총리가 적극 미는 다카이치 후보보다는 기시다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고노 후보 외에 누가 결선에 오르든, 아베를 비롯한 기득권세력은 상대적으로 개혁성향인 고노보다 '비 고노' 후보를 선택한다는 구상이다. 여기까지가 자민당 총재선거를 둘러싼 최신 막전막후극이다.

​4명 중 누가 총재가 되든, 우리의 관심사는 한국과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다. 이와 관련해, 그들이 한국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고 한국관은 어떤지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노 다로는 잘 아시다시피, 1993년 일본군의 위안부 모집 관여를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담화의 주역, 고노 요헤이 전 외상의 아들이다. 그러나 그는 그의 아버지만큼 한국에 대해 부채의식이나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외상 때인 2019년 7월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남관표 당시 주일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극히 무례"라는 말을 기자들이 다 보는 앞에서 퍼부은 사건이다. 물론 그 이후 10월1일 주일대사관 주최 국군의 날 리셉션에 각료로서 혼자 참가하는 등, 이때의 일을 수습하려고 노력했다고는 한다. 그러나 "극히 무례" 발언이 한국 국민에 준 충격이 쉽게 가시지는 않을 것 같다. 그는 미국 유학파로 영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일본의 드문 정치인이다. 외상 시절에 파트너였던 강경화 장관과 개인 휴대폰으로 자주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또 2000년대 초 이성권 전 국회의원(전 고베총영사)을 의원 비서로 채용한 바 있다.

 

자민당 총재선거 기시다 후미오 후보

​기시다 후보는 '불가역적 해결'로 유명한 2015년 12.28 한일위안부 합의를 했을 당시 외상이었다. 또 지금까지 분란의 꼬리가 남아 있는 군함도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록 분쟁 때도 그가 외상이었다. 당시 한국은 '강제노동(enfoced work)'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주장했으나 일본이 거부하면서 분란이 일었다. 결국 한일 외교당국의 교섭을 통해 '일하도록 강제했다(forces to work)'는 용어에 합의하고 등록이 이뤄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후 이런 약속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런 악연이 그가 총리가 될 경우 되살아나고, 한일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후보는 한일관계에서 직접적으로 일을 한 것은 없으나, 그의 초강경 우익 역사관으로 볼 때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변경을 요구할 뿐 아니라, 고노 담화도 '진실에 기초'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민지 시절의 조선인 강제동원도 당시 일본 국민으로서 전시징용된 것이라면서 강제동원을 부인하고 있다. 지금도 거의 매년 빠짐없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있고, 총리가 되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재일동포를 비롯한 외국인의 지방참정권도 반대하고 있다. 한국과 관련한 사안은 거의 모두 부정적인 인식,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강성 우파다.

노다 후보는 그의 배우자가 조직폭력단 출신의 재일한국인이란 사실이 화제가 됐다. <주간문춘> 등이 그의 배우자의 활동과 관련한 보도를 하자, 명예훼손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 관련해 눈에 띄는 발언이나 정책은 말한 바 없다. 다만, 2015년 난사군도와 관련해 '중국과 주변국 및 미국이 대립하고 있는 문제이고, 일본과는 별로 관계없다. 일본은 독자노선으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일본다운 외교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해, 우파 언론의 비판을 산 바 있다.

​이번 자민당 차기 총재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안개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누가 총재가 되든지 한국과 어떤 인연이 있고,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 미리 잘 알아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글 · 오태규

<한겨레> 논설위원실장, 관훈클럽 총무, 한일 일본군위안부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 위원장, 오사카총영사를 역임함. 2021년 9월부터 서울대 일본연구소 객원연구원. 국제, 외교, 국내정치, 사회, 스포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음. 책 읽기와 운동경기 보기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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