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디플로 에세이
요즘 나는 내가 써왔고 쓰고 있는 단어에 확신이 서지 않아서 말을 더듬거나 뒤집거나 입을 꾹 다무는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흔히 쓰는 말들, 예컨대 행복이나 슬픔, 걱정이나 위로, 정의, 자유, 상식 같은 추상적인 단어는 물론이고, 건강이나 친구, 겨울이나 식사 따위의 쉽게 정의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할 때조차 '내가 이 단어를 제대로 쓰고 있나, 이 상황에 이 단어가 꼭 맞는가'라는 어쭙잖은 고민에 빠진다."잘 지내느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 잘 지낸다는 게 무엇인지, 상대가 말하는 잘 지낸다는 의미와 내가 생각하는 잘 지낸다는 의미가 같은지 확신할 수 없어 잘 지낸다고 대답하기도 못 지낸다고 대답하기도 미심쩍다.그렇다고 "그저 그렇습니다"라는 대답도 썩 내키지 않아 말을 고르고 고르다가 결국에는, 그런 모호한 질문을 던진 상대를 원망하기도 한다.크리스마스에 대한 글을 쓰자고 생각한 순간 내 머릿속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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