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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디플로를 사랑하는 독자님께
르 디플로를 사랑하는 독자님께
  • 성일권
  • 승인 2013.11.08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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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편집실의 살짝 열린 작은 창문으로 늦가을의 제법 찬 기운이 스며드는군요.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건강하시고 가내에 두루 평안하신지요. 우선, 저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변함없이 아껴주시고, 이렇게 구독까지 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3년은 저희 르디플로에게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전환적 결단이 요구되는 한해였습니다. 독자들께서도 아시다시피, 르디플로는 어느 정파나 세력에 종속되거나, 아부하지 않은 채 당당한 독립매체로서의 목소리를 내왔다고 자부합니다. 비록 라이센스 잡지지만, 르디플로는 국내 필진을 엄선해 국제관계뿐 아니라 국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도 있는 분석과 예리한 비판의 글을 통해 고급담론을 주도해 왔습니다.

진보를 표방하는 국내 거대신문사들이 지나간 권력에 대해선 비판의 칼날을 세우면서도 정작 자본 앞에서는 굴종의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지금까지 르디플로는 일관된 자세로 뒤틀린 자본의 본질을 파헤치고, 잘잘못을 따졌습니다. 지난 7월, 르디플로 1면에 실린 ‘삼성, 공포의 제국’ 기사는 한겨레 측 개입을 배제한 채 저희 편집진이 독자적으로 내세운 것이었으며, 감격스럽게도 많은 독자 분들이 뜨거운 격려의 글들을 보내주셨습니다. 

르디플로가 한겨레와 업무제휴를 공식 종료한 지 3개월째. 거대신문사의 울타리를 벗어나기까지 낯선 두려움도 있었지만, 독립매체 선언에 대한 독자님들의 더 큰 격려에 힘입어 오히려 정기구독이 더 늘고 있습니다(이와 관련, 독립채산제로 운영 중인 일부 한겨레 지사들의 경우, 르디플로에 대한 판매대행을 계속 희망하여 예전의 대행 업무를 유지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르디플로는 스스로 진보매체라고 소리 높여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판적 독립매체로서 제 역할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진실과 정의를 감추려는 동굴의 두꺼운 벽을 하나씩 허무는 데 묵묵히 기여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독자님.
르디플로가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리도록 독자님의 변함없는 관심을 기대하며, 또한 르디플로의 진면목을 보다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도록 추천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때마침, 르디플로는 한국판 발행 5주년 기념으로 지난 10월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1년 정기구독, 또는 구독연장, 재구독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르몽드 세계사>(2만 5천원)를 무료 증정해 드리고 있습니다. 르디플로가 기획하고 휴머니스트가 발행한 <르몽드 세계사>는 76명의 전문가들이 지구촌 핵심이슈 104가지를 도표와 그래픽을 가미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으로, 국내뿐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논술준비용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당초 르디플로가 이를 겨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연한 진리지만, 르디플로의 힘은 독자님에게서 나옵니다.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르디플로는 오로지 독자님의 변함없는 관심을 받을 때 그 존재이유가 있고, 또 강해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독자님을 모두 뵐 순 없지만, 한분 한분 소중한 이름을 기억하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저널로서 르디플로를 발전시키겠습니다. 다시 한번 독자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서래마을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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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권 sungilkwon@naver.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