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르면서 같은> 프란츠 카프카(1)의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라는 짧은 단편 소설이 있다.카프카의 유명소설 ‘변신’은 인간이 벌레로 변한 것에 반해 이 소설은 원숭이가 인간으로 변해 인간 사회 속에서 인간화될 수밖에 없었던 원숭이의 비애가 주된 이야기다.자유의 몸에서 속박의 몸으로 처지가 뒤바뀐 빨간 피터는 인간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인간을 흉내 내며 자신의 본능을 억제시킨다.빨간 피터는 인간 사회 속에서 자신의 본성, 욕구, 의지는 철저히 감추어야만 했고 타자인 인간의 규격에 맞게 살아야했다.그는 불행했지만 그 또한 행복이라 여겨야 했고 자기최면을 걸어 불행한 현실을 애써 부정해야만 했다.그는 이 소설에서 스스로의 출구는 없었다고 고백하지만, ‘인간화’라는 고통스럽지만 선택지가 없는 출구를 찾은 것이다.
연민따위로 시대적 아픔을 가려서야
이 소설의 저자... ...
무료회원 공개 기사입니다. 간단한 회원가입 후 해당 기사의 글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기구독을 하시면, 유료 독자님에게만 서비스되는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을 받아보시고, 동시에 온라인 기사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전용 유료독자님에게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온라인 기사들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