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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디플로의 아픔, 그리고 독자님의 사랑
르 디플로의 아픔, 그리고 독자님의 사랑
  • 성일권<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 발행인
  • 승인 2014.04.01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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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언론계에선 귀곡산장에서 들을만한 음산한 얘기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어떤 중앙언론사의 독자 수가 불과 3년 만에 10만이나 급감했다느니, 어떤 시사주간지의 경우 적자가 십 수억 원에 달한다느니, 또 어떤 인터넷 매체는 독자들의 페이지뷰가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느니…. 언론계 인사들로부터 이런 비통한 풍문을 들을 때마다 그게 사실이 아니길 바라면서도, 저희 <르 디플로> 독자분들에게 한없이 큰 감사함을 갖습니다.

 언론계 전반의 위태로운 위기 속에서 별다른 재벌 광고나 후원 없이도 저희 <르 디플로>가 이처럼 버틸 수 있는 게 독자님의 애정어린 관심과 구독 덕택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에서야 독자님께 진실의 일부를 밝힙니다만, 지난해 한겨레 전 경영진이 <르 디플로> 라이센스 강탈을 시도했을 때(이로 인해 지난해 8월호가 한참 늦게 나온 바람에 저희들이 두손 모아 사과한 사실을 기억하시죠!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프랑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본사에서 저희 <르 디플로> 한국법인을 적극 지원한 것도 한국판의 성공과 저희 임직원의 헌신을 높이 평가한 까닭에서입니다.

  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지난해 <르 디플로> 7월호 1면에 ‘삼성 공포의 제국’이란 기사가 게재됐을 때, 한겨레 전 경영진은 2면에 이 기사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알림란을 명기해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르 디플로> 강탈에 혈안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일각의 갖가지 억측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꽤 오랫동안 진실과 진리의 힘을 믿으며, 뼈를 깎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자칫, 한겨레 전 경영진에 대한 정면 대응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진보 언론에 대한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고, 묵묵히 언론의 정도를 걷는 한겨레 다수 구성원들과 이 신문을 사랑하는 독자분들의 심정에 어떤 생채기를 내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저희는 한겨레 구성원이 새로 선택한 경영진의 면면을 보면서 진실과 진리의 순리를 새삼 확인합니다. 또한 한겨레 새 경영진이 과거 경영진의 무모함을 반성하고, 양사 간 상호 호혜적인 대등한 관계를 고민하는 걸 높이 평가합니다. <르 디플로>의 사유와 연대적 가치에 공감한다면, 저희는 기꺼이 다시 손을 잡고 상생을 도모할 생각입니다.

저희는 거대 신문사들이 줄쳐놓은 거대한 독과점 울타리에서 <르 디플로>라는 작은 독립언론의 소중한 과실수에 독자님이 애지중지 깨끗한 물과 거름을 주시는 것에 무한한 감동을 느낍니다. 독자님의 지속적인 사랑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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