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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가도 오바마의 서부 공략
대선가도 오바마의 서부 공략
  • 세르주 알리미 | 프랑스판 발행인
  • 승인 2008.09.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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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쥬 알리미

- 프랑스<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발행인

 

 미국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인 은행들의 엄청난 손실을 떠안고 있는 이때, 어떻게 공화당은 자신들의 자유주의 철학을 부각하고, 오는 10월의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게다가 더욱 높아진 신용문턱과 봉급 동결 탓에. 대다수의 미국인이 이미 폭탄을 맞고 헤매는 자신들의 구매력에, 에너지 가격 인상까지 겹쳐 공화당의 철학과 권력 장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공화당원들은 수년간 변치 않고 먹혀드는 자신들의 애국심, 진실성, 정통적인 가치의 고수 등 다른 얘기들을 들려주며 민심을 붙들려고 하고 있다. 공화당원들은 버락 오바마의 엘리트적 삶 얘기와 맞불을 놓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만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다섯 아이의 엄마이자 알래스카 주지사이며, 썰매경기 챔피언을 남편으로 둔 사라 페일린과 베트남을 폭격하고 그곳에서 5년간 포로생활을 했던 <미국의 전쟁영웅> 존 매케인의 드라마틱한 삶이 그런 것들이다. 그들은 '나라가 우선이다'(Country first)란 슬로건을 내세운다. 그렇다면, 상대방에게는 애국심이 없다는 말인가?
 4년 전 이미 조지 부시 대통령은 경제 불안( 2001과 2003년 사이의 심각한 침체)과 외교 불안(재난을 부른 이라크 전쟁)을 극복하고 기사회생했다. 그는 자신의 신념과 단순명료성을 강조하고, 테러리즘의 공포감과 낙태, 동성결혼 등의 가치적 혼란을 조성하면서 두 번째 집권에 성공했다. 조지 부시는 항상 노골적으로 예술인과 고급관료 등, 엘리트 집단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물론 그게 항상 불공정한 것만은 아니다. 그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이다.1)
 올 들어, 매케인이 신사처럼 굴고 있지만, 최근 들어 그의 지지자들로 이뤄진 <내셔널 리뷰>는 공화당의 조리법에다 매콤한 오래된 양념을 첨가했다. 그들은 오바마의 목을 조르고 싶은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오바마는 부유한 백인여성을 사귄다. 그녀는 그를 사랑하고 그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 그녀는 오바마를 가족들에게 소개시키고, 가족들도 그를 따뜻하게 맞아준다. 오바마는 젊은 그 아가씨에게 애정을 느끼고, 그녀의 가족문화유산을 존중하지만, 그녀가 흑인이 아니란 이유로 결국 그녀 곁을 떠난다. 만약 자신이 그녀와 결혼한다면, 그 자신이  낯선 백인 문화에 동화될 것이라 여긴 것이다. 그는 그러한 운명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2)
 미국의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같은 성격의 네가티브 홍보는 잘 먹혀들기 마련이다. 지난 8월 민주당 덴버연례회의 때, 미국노총(AFLCIO)의 한 회계가가 미시건주의 노조대표들에게 이런 말을 털어 놨다. "많은 백인 유권자들, 사실을 말하자면 일부 노조원들은 오바마가 훌륭한 인종출신이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3)
 오바마는 자신의 높은 여론조사지지율과 조지 부시와 그의 당의 실패가능성에 대해 묻는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원들은 통치를 잘 못하는데, 캠페인만 할 줄 안다."4)고 말하였다. 일리노이주 출신의 상원의원인 그는 그동안 자신을 반대하는 상대측으로부터 "지나치게 냉정하고, 지나치게 지적이고, 지나치게 외국인 같고(그리고 지나치게 외국인에게 대중적이고), 지나치게 좌파적이고, 지나치게 경험이 없고, 지나치게 흑인 같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같은 악평에 끙끙 앓는 대신에, 그는 카운터펀치를 날리겠다고 결심한 듯 보인다. 재정위기가 좋은 표적이 되어주고 있다. 매케인은 경기회복을 위해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그의 당은 또 다시 연방퇴직연금을 민영화해서, 증권에 투자하자고 했었다. 그러는 가운데, 민주당의 반격은 훨씬 전략적이고, 목표물을 조준겨냥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한주(州)씩 야금야금 챙겨나가고 있다. 많은 주(州)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 텍사스 등이 이미 결판이 난 듯싶다. 하지만 공화당지역인 서부가 흔들리고 있다. 오바마는 바로 그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번역 | 조은섭 chosub@ilemonde.com 


 1) <생각하는 방식>(Maniere de voir) N°101, '우파 미국 여행(Voyage dans l"Amerique de droite' 참조. 2008년 10-11.
2) 마이클 글레드힐(Michael Gledhill), '오바마는 누구인가?'(Who is Barack Obama?), <내셔널 리뷰(National Riview)>, 2008년 9월 1일
3) <캐스퍼 스타-트뤼뷘( Casper Star-Tribune)> 발췌, Casper, Wyoming, 2008년 8월 28일
4) CBS 방송 프로그램<60분>, 2008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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