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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르 디플로’
8월의 ‘르 디플로’
  • 안영춘 국제편집장
  • 승인 2009.08.06 10: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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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기억과 현재 그리고 전망

8월입니다. 우리에게 8월은 산과 들, 바다와 함께 일본에 대한 집단기억을 일깨웁니다. 해마다 이즈음이면 국내 언론은 기계적으로 일본의 만행을 비판하고, 그러다가 이내 잊어버립니다. 그나마 국내 언론은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일본 지향 ‘트랜스포머’로 변신한 듯합니다.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세계화된 성품 탓일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을 건국절로 개명하고, 뉴라이트의 교과서 수정안을 채택하고, 이에 국내 언론은 두 손 들어 반깁니다. 권력과 언론의 태도에서 ‘전범국의 기억’을 삭제하려는 일본의 집요함마저 겹쳐집니다. 이제 일본은 공공연히 핵무장을 얘기합니다. 이미 플루토늄을 50t가량 보유하고 있다는군요. 다만 일본을 망설이게 하는 것은 이웃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변수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일본에는 미국에 대한 극복할 수 없는 오이디푸스콤플렉스가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휴가철임에도 <르 디플로> 8월호가 ‘일본, 야뉴스의 두 얼굴’이라는 묵직한 제목 아래 일본의 어제와 오늘을 되짚어보고 그 미래를 전망해본 것은 광복절을 광복절이라고 부를 수 없는 오늘의 한국 상황이 어느 때보다도 중차대한 절박함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멀리 프랑스에서 발행되는 <르 디플로>는 한국 언론보다도 더 예리하게 오늘 일본의 두꺼운 껍질을 벗겨냅니다. 이와 관련해 이번 <르 디플로> 한국판에서는 독자님도 잘 아실 정대세 선수를 등장시켰습니다. 한국 국적의 재일동포이면서 북한 축구대표인 정대세에게는 남·북·일을 아우르는 복합적 정체성이 느껴집니다. 그를 통해 일본과 재일 한국인, 남·북·일의 바람직한 관계를 들여다봤습니다.

또한 <르 디플로>8월호는 뒤틀린 자본주의의 욕망과 그 찌꺼기의 현장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자본의 탐욕이 빚어낸 미국 플로리다와 스페인 마드리드의 위기, 메이도프 파산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독자님께서 딱딱한 내용의 기사들에 ‘끔찍함’을 느끼는 스포츠 마니아라면 스포츠 ‘알피니즘의 성지’ 히말라야, 자전거 경주 ‘투르 드 프랑스’ 등의 기사를 권합니다. 또 사색적인 분이라면 프랑스의 대표적인 철학자 세 명이 호화로운 ‘유람선’에서 나누는 ‘철학적 담론’에 눈길이 갈 것입니다. 이들의 철학을 하찮게 여기는 독자분이 계신다면, 그것은 꾸준히 <르 디플로>를 탐독했기 때문일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호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오슬로대의 박노자 교수, ’이장’을 겸임하는 강수돌 교수, 자연주의 작가인 문순태 선생의 글들입니다. 꼼꼼한 탐독을 권합니다. 홍세화 편집인의 장기 해외 취재로 인해 국제편집장이 글을 대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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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춘 국제편집장
안영춘 국제편집장 editor1@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