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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 상징 '남부연합기' 폐기 논란 확산
인종 차별 상징 '남부연합기' 폐기 논란 확산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6.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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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남부연합기 폐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로 촉발된 남부연합기 퇴출 여론은 정재계를 포함한 미국 사회 전반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현지시간) 미주리주에서 가진 유세 연설에서 남부연합기 이미지를 포함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할 것을 유통업계에 촉구했다. 클린턴 후보는 남부 연합기가 "과거 미국의 인종차별을 상징할 뿐 우리의 현재 혹은 미래에 머물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유통업체들이 남부연합기 관련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지지하며 다른 유통업체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현재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과 시어즈에 이어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 온라인 업체들까지 남부연합기 퇴출에 동참하고 있다.

주요 깃발제작 업체 중 한 곳도 남부연합기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펜실베니아 소재 '밸리포지플래그'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찰스턴에서 일어난 참사의 피해자들에게 우리의 위로를 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미국에서 관용과 인종 다양성을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회는 앞마당에 게양된 남부연합기를 내리라는 요청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주의회는 23일 남부연합기를 철거해 박물관에 보관하자는 법안을 상정할 지를 표결에 부쳐 찬성 103 반대 10으로 가결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뿐 아니라 미시시피 등 남부 7개주에서도 남부연합기 퇴출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남부 연합기를 하루 아침에 폐기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남부연합기가 상징하는 흑인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 문제가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며 미국 사회에서 아직 사라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발생한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 사회에 남아 있는 인종차별을 여실히 드러냈다.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는 지난 17일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총을 난사해 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해 미주리 퍼거슨에서는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죽이면서 흑인 폭동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차별을 상징하는 남부 연합기 폐기에 대한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실제 퇴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유통업계의 남부연합기 판매 중단 소식에 일부 소비자들은 오히려 사재기에 나섰다. 미 언론에 따르면 한 남부연합기는 이날 아마존닷컴에서 매출이 5400% 급증했다.

며칠 사이 갑자기 달아오른 납부연합기 퇴출 여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슬그머니 사그라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깁스 노트 찰스턴칼리지 정치학 교수는 "남부연합기에 대한 의견이 갑자기 들어닥치는 해일처럼 며칠 사이에 급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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