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의 철학 에세이(5)
즉물성이 무엇일까? 예컨대 게 요리 집이 있다고 하자. 한 식당의 간판은 게를 뜻하는 한자인 ‘해(蟹)’를 적절히 디자인해서 아담한 간판을 내건다.다른 한 식당은 엄청나게 큰 게 모형을(기왕이면 다리도 위아래로 움직이고, 눈도 나왔다 들어갔다 하도록 만들어서) 식당 앞에 내건다.이 두 식당 중 후자가 즉물적 식당이라고 할 수 있다.참고로 말하면, 전자가 교토 스타일이고, 후자가 오사카 스타일이다(즉물성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오사카의 도톤보리에 가 보면 좋겠다). 건축을 예로 들어도 좋겠다.예컨대 ‘주름’을 주제로 한 두 동의 건물이 있다.‘주름’은 들뢰즈가 만년의 저작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에서 다룬 개념이며, 오늘날의 ‘네오바로크’ 문화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한 건물은 ‘접힘과 펼쳐짐’이라는 존재론적 구도를 충분히 성찰한 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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