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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가슴에 쏘아 올리는 폭죽
당신 가슴에 쏘아 올리는 폭죽
  • 최주연
  • 승인 2016.09.30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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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 충격적인 미술작품을 마주했을 때, 혹은 음악을 들을 때, 어린 동생에게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었을 때, 그리고 좋은 문구를 만났을 때. 이 소름은 공감에서 비롯된다. 내 몸에 낙인처럼 찍힌 기억들이(나쁘고 좋든 간에) 스치고 지나 공감을 만들 때, 마치 내 안에서 어떤 불꽃이 일어 폭죽이 터지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만든다. 이 폭죽이 터질 때 우리는 아주 잠깐의 기절 상태, 멍함을 느낀다.
<그 한마디에 물들다>는 폭죽 같은 책이다. 시인 김경미는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모아 그의 일상과 감상을 함께 어우러지게 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더럽고 힘든 일을 하고 있어. 하지만 행복하단다”라고 말한 고흐에게서는 ‘더럽고 힘든 일’에 대한 공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자기만의 가치를 수호하는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책 밖 독자에게까지 확장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세 사람의 소통이 이뤄지는데, 구절의 화자인 인물과(이를테면 고흐) 시인 김경미, 그리고 독자다. 그리고 독자는 치유‧회복 따위의 것을 느끼게 된다.
그 밖에 톨스토이와 루이제 린저와 같은 작가부터 시몬 드 보부아르, 버트런드 러셀과 같은 유명 철학자까지 그들의 삶을 관통했던 생각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의 정신에, 그리고 가슴에 작지 않은 폭죽을 터트리게 될 것이다. 
<그 한마디에 물들다>에 대해 이해인 수녀는 “두고두고 가슴과 영혼을 물들이는 인생의 지혜서”라고 평했고 소설가 한유주는 “누군가 옆에서 책을 읽어주는 듯한 느낌. 어느새 그 한마디에 물들게 된다”며 추천했다. 


글·최주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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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최주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