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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의 ‘배후정부’
공습의 ‘배후정부’
  • 세르주 알리미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
  • 승인 2017.04.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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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데다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들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국가원수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지휘할 때는, 보호막이 많은 편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군에 시리아 공습 명령과 아시아 지역 해상 훈련 실시 명령을 내렸을 때,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유럽언론을 포함한 거의 모든 언론이 그의 결정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심지어 프랑스의 한 언론은 “시리아 공습은 구원과도 같은 어떤 것이었다”고 평가하기까지 했다.(1)

결국 시리아 공군기지를 향해 쏜 미사일 59발은 낮은 지지율과 아마추어 같은 모습, 친족등용으로 곤경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을 탈바꿈시켰다. 단호하고 예민하며, ‘매우 야만적인 공격으로 학살당한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의 사진 앞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감출 수 없는 대통령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진 칭찬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 받는 것을 매우 즐기는 만큼, 현 국제정세 속의 무거운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킨다.

1961년 1월, 임기 종료 3일 전 공화당 소속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경제적, 정치적 심지어 정신적 영향’이 마을마다, 주(州)마다, 행정부마다 느껴지는 ‘군산(軍産) 복합체’에 대해 자국민에게 경고했다. 현재 미국 대통령의 계속되는 방향전환을 보면 이 ‘복합체’는 지난 몇 주간 매우 활발했다. 지난 1월 15일 “나토는 쓸모없다”라고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3개월 후인 4월 13일, “나토는 더 이상 쓸모없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몇 달 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의 ‘동맹국’이 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지만, 4월 12일 그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전인미답의 가장 낮은 지점’까지 추락했다고 판단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본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 대선의 안개가 걷히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권력 시스템에 무릎을 꿇었다’고 추론했다. 결국 ‘배후정부’가 되돌아온 것이다. 새로운 백악관 주인에 의해 자신들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방해받는 모습을 결코 내버려 두지 않는 ‘배후정부’의 귀환인 것이다. 미국제국에 가장 집착하는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상황을 매우 반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꼭두각시라고 해도 ‘크렘린 궁의 꼭두각시’(2)는 더 이상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배후정부’는 승리를 거뒀다. 

만약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되살아난다면 아마 자신이 지적한 ‘군산(軍産) 복합체’에 언론을 갖다 붙일 것이고, 언론에서 내보내는 실시간 정보는 끊임없는 긴장을 조장할 것이다. 이런 언론에 초대된 평론가들에게는, 위험한 전쟁터의 군인들이 자신의 아들 같은 징집병이 아니라 주로 노동자 계층의 ‘지원병’인 까닭에 호전적인 내용을 보다 쉽게 나열하는데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미국 주요 신문사는 미군의 시리아 ‘공습’과 관련된 47개의 논설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 중 시리아 공습에 반대하는 논설은 단 하나뿐이었다.(3)  


글·세르주 알리미 Serge Halimi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발행인

번역·윤여연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1) <리베라시옹Libération>, Paris, 2017년 4월 9일자.
(2) ‘Marionnettes russses(백악관의 러시아 스파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2017년 1월호.
(3) Adam Johson, <Out of 47 major editorials on Trump’s Syria strikes, only one opposed>, Fairness & Accuracy in Reporting (Fair), 2017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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