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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S 팟캐스트 : ‘국가의 왼손’ 소방관의 고통과 헌신
GBS 팟캐스트 : ‘국가의 왼손’ 소방관의 고통과 헌신
  • 주동일
  • 승인 2017.08.18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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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방관 처우와 서민층 우경화

낡은 공공임대주택 3층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신고에 경험 많은 동료와 출동했다. 거실에 물이 차오르고 있는, 몹시 당황한 한 할머니의 집이었다. 우리는 펌프로 물을 퍼냈다. 의심할 여지없이 오래된 세탁기가 일을 냈다. 나는 “이런 경우에 ‘(신고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사적인 성격의 작업’ 서류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중얼거렸다. 순간, 동료의 싸늘한 시선을 느꼈다.

“저분이 어떤 상황에서 사는지 봤어? 돈 한 푼 없다고! 저 사람들은 안심해야 해. 그런데 그것도 쉽지 않아. 나는 저런 사람들에게 돈을 내게 할 방법이 없어. 난 그런 것 못 해. 여기에 도움을 주러 왔지 청구서를 들이밀러 온 게 아니라고”

- [‘국가의 왼손’, 소방관의 고통과 헌신] 중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7년 8월호)


고시원 방송국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8월호 [‘국가의 왼손’, 소방관의 고통과 헌신]을 주제로 토론 방송을 진행했다. 프랑스 소방관들은 화재진압뿐만 아니라 비 응급환자 이송, 폭동 수습 등 국가의 모든 비상사태에 출동한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국가의 왼손’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국가는 구조나 제도로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인력이 충분하고 적절하게 배치되지 않거나 적절한 처우가 없으면 사회는 원활히 돌아가지 못한다. [‘국가의 왼손’, 소방관의 고통과 헌신]은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한 프랑스 소방관들이 좌파의 주장을 이상주의라 여기고 우경화되는 현상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발제를 맡은 ‘고시원 총무’는 프랑스의 소방관 중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자원봉사 소방관’은 2015년 기준 20만 명으로, 평균 시급 5~8유로(한화 7,000~10,000원 정도)를 받고 근무한다. 이들은 생계를 위해 구급차 운전사, 수영 강사 등 일용직이나 계약직을 부업으로 삼는다. 이들은 사명감으로 일하지만, 낮은 임금으로 자식들에게 가난이 반복 될 것을 걱정한다. 이런 근무 환경에서 좌파 정치인들의 ‘문화적인 가치를 위해 투쟁하고, 국경 개방을 지지하며, 타인의 수용과 가장 취약한 이들에 대한 책임을 옹호’하는 구호는 무능하고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일부 프랑스 소방관들은 좌파 정권이 내세웠던 제롬 카위자크를 ‘프랑스 최대의 사기꾼’으로 ‘진저리가 나는 인물’이라고 묘사한다. 문맹 노동자들에 대해 교만한 태도로 이야기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 역시 이들에게 여전히, ‘스스로는 지키지 않는 가르침을 주려는 사람’일 뿐이다. 결국 열악한 환경에서 서민층은 극우의 대중 선동적인 구호에 끌린다.

‘계동’은 ‘서민층의 우경화가 논란거리다. 그 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우경화는 차별주의에 마음이 끌린 개인의 이기주의라는 단편적인 분석만 있었다.’며 ‘소방관들은 이기주의와 가장 거리가 먼 이들인데, 이들이 이렇게 우경화된다는 것이 기존의 분석을 뒤집고 사회와 좌파의 부족함을 지적한 의미 있는 분석.’이라고 평했다.

‘고시원 총무’는 ‘자원봉사 소방관들의 낮은 임금이 자녀 교육의 질을 저하해 가난을 반복할 것을 걱정’한다는 점에 대해, ‘급여보다 국가의 공공교육 질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평했다.

이에 ‘주희’ 역시 ‘기사에 등장하는 소방관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이들’인데, ‘그들에 대한 낮은 처우는 시민 의식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된 것인데, 돈만이 본질적인 해결 방안인지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날 방송은 프랑스 소방관 처우에 대한 방안으로 민영화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방송에는 ‘고시원 총무’, ‘계동’, ‘김 첨지’, ‘이장’, ‘주희’ 가 출연했다.

http://www.podbbang.com/ch/11478?e=22350320

 

[인턴 기자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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