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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과 김치찌개와 와인
보쌈과 김치찌개와 와인
  • 변은샘 | ‘봄' 이달의 에세이 가작
  • 승인 2018.03.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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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남자친구와 이별했던 때는 스무 살이었다.처음 해보는 이별을 처음 마시는 술로 동네 친구들과 기분을 냈다.밤 열한 시 술 몇 잔에 얼큰해져 친구 집에 몰려갔다.얘가 오늘 헤어져서 여기로 왔어요, 횡설수설 두서없는 이야기에 타박을 주던 아줌마는 한참 있다 잘 차린 상을 들고 들어오셨다.급히 데운 보쌈에 한소끔 끓인 김치찌개, 이런 때일수록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며 꺼낸 (안주와 썩 어울리지 않는) 와인까지. 다 지나가는 거야, 상과 함께 무심하게 내려놓은 아줌마 말에 깨물고 있던 눈물이 터졌다.나는 앞으로 이렇게 슬플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보쌈과 김치찌개와 와인을 앞에 두고 술기운에 각자 슬퍼진 친구들과, 그중에서도 가장 슬펐던 나는 서로 부둥켜안고 꺼이꺼이 울다 잠이 들었다.

이렇게 슬플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같이 울어주던 친구들과 그 이후로 네 번의 봄을 지냈다.좋은 위로를 받아서였을까. 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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