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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부품 체계 무너졌나…제네시스 G80 부품 수급 지연 사태 발생
현대모비스, 부품 체계 무너졌나…제네시스 G80 부품 수급 지연 사태 발생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8.11.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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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국 22개 서비스센터와 1,375개 블루핸즈에서, 기아차는 전국 18개 서비스센터에서 차량 입고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진출처=<뉴스1>

현대자동차의 부품차 업체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한 인터넷 언론사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 싼타페, 쏘렌토 등의 차량에서 에어크리너 공급난이 벌어져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언론사는 현대모비스 측에서 블루핸즈 대표자들에게 에어크리너 공급난에 대해 내부적으로 입단속을 시켰다고도 주장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모비스와 블루핸즈는 비즈니스 관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A/S 부품체계를 들여다보면 현대모비스가 블루핸즈 측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답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제네시스 G80, 산타페, 쏘렌토 에어크리너 공급난은 이미 정상화 됐다고 밝혔다. 공급란이 일어난 건 8, 9월이었고, 대리점 재고를 2.5개월 치 확보해서 지난 10월부터는 에어크리너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하면, 지금 주문하면 바로 공급이 이뤄진다는 해명이다.

문제가 발생한 대리점은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 또한 현대모비스 측의 주장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에서 재고를 확인해보면 강남점 말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전국적으로 공급난이 벌어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문제가 된 것은 에어크리너가 아니라 에어크리너를 감싸는 플라스틱 구조물인데, 그 구조물이 부서지려면 엔진룸이 밀려들어갈 정도로 큰 사고가 나야 한다”며 “9일에 부품 청구가 들어왔고, 현재 19일까지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많이 쓰지 않는 부품이라고는 하지만 제품 공급까지 10일이 소요된다고 밝힘으로써 사실상 현대모비스의 부품수급 문제를 시인한 셈이다.

지난 8,9월에 벌어진 공급지연 사태에 대해서도 현대모비스 측은 협력사의 좋지 않은 자금사정을 이유로 들었다. 에어크리너 납품 업체 중 한 곳은 경영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고, 다른 한 곳 역시 생산라인을 축소한 바 있다. 리한이나 다이나맥 역시 워크아웃에 돌입하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해 현대모비스 부품업체들이 좋지 않은 경영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부품업체 관리에 구멍이 뜷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협력사들의 어려운 사정을 돕기 위해 긴급자금도 지원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고질적인 문제가 곪고 곪았다가 드디어 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3년 한자리수 영업이익율을 기록한 이후 지난 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가뜩이나 어려워진 환경 속에 중소부품업체들은 회사가 영업이익률이 높게 나오면 곧바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자사의 실적이 나쁘면 나쁜 대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고질적인 갑을관계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현대차가 중소부품업체들과의 관계에서 표면적으로는 상생경영을 외치면서도 납품단가 후려치기나 결제대금 지급연기 등을 마치 관행처럼 해 온 것이 이번 사태를 몰고 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완성차의 수직 구조를 많이 지적하지만 저희와 납품 단가의 문제가 실제로 있지는 않았다”며 “협력사를 쥐어 짜서하는 것은 절대로 아닌데, 이렇게 관행적으로 현대차가 그래왔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일반화시키면 대답할 부분이 없지 않나”고 답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Power의 지난 7월 발표에서, 제네시스는 신차 품질조사 1위를, 기아차가 2위, 현대차가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품질로 이미지를 개선했지만, 이번 부품수급 지연사태로 인해 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이미지는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 대표자동차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에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국내 고객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을 밑돌았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 도입이후 사상 최저치다. 수십만대에 달하는 리콜과 환율악재, 미중 무역갈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 주력시장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현대자동차가 부품수급에 문제를 드러내며, 집토끼 내수시장 점유율마저 하락하는 게 아닌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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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민 기자
윤상민 기자 info@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