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바이오 농업의 성장 촉진법
여러 단으로 쌓인 금속상자 모양의 사육기인 배터리 계사(鷄舍)에서 사육되는 암탉, 사시사철 볼 수 있는 토마토, 이주노동자를 착취하는 과수원…. 그래도 이것들은 ‘바이오’이다. 생산 본위 논리를 거부하며 영세농민을 보호하려는 열성 지지자들의 운동은 슈퍼마켓 맨 앞의 상품 진열대 앞에서 좌초할 위험에 처해 있다.
2009년 6월, 로에가론 지역에서 집약적 친환경 양계(養鷄)의 날 행사를 주최한 테르뒤쉬드 협동조합의 한 기술자는 “환경론자와 68세대가 전문가들에게 기회를 주었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이 ‘당장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해준 시설들의 성능과 이 시설들에 제공될 공공 대출과 지원은 이 행사에 초대된 농민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것 같았다. 사실 대형 유통업체와 단체급식(1) 등에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유수의 농업협동조합(농협)들은 농산물식품 대기업들과 연계해 잔인한 친환경 양계산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유럽 차원의 새로운 규정은 양계업자 1인당 바이오 육계를 연간 7만5천 마리까지 생산할 수 있게 하고 바이오 산란계에는 제약을 두지 않고 있는데, 농협이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농협은 그들이 오랫동안 비난해온 이런 식의 영농에 나름의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 것이다. 농민협회 회원이자 예전에 랑데 지방의 마이자두르 협동조합과 함께 바이오 닭·오리·거위를 사육했던 다니엘 플로랑탱은 “생산자는 빡빡한 계약을 맺고 그들의 자율성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면서 “양계업자들은 최소 20년 안에 막대한 빚을 지고 그들의 생산제품 전체를 농협에 넘기게 되고, 농협은 금액을 정하지 않은 채 사전에 인수를 약속한다. 이것이 집약 양계에서 흔히 벌어지는 완전한 통합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원문 보기>>
대자본이 뛰어들어 생산 집약화
유럽의 바이오 농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반화된 화학농업과 생산성 본위 농업에 대한 반발로 발전했다. 1960년대 초반, 소규모 친환경 바이오 농업을 하는 농민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네트워크인 ‘자연과 진보’(N&P·Nature et Progrès)가 만들어졌다. 이 협회는 귀농을 결심한 많은 도시인을 끌어들이고, 1970년대의 농민-노동자 노조나 반핵 세력, 1990년대부터는 농민협회와 유전자변형농산물(GMO) 반대운동 같은 다양한 정치·환경 운동과 연계했다. 이렇게 하면서 N&P 헌장에는 합성식품 거부, 자연가공, 영농 다양화와 윤작, 경작의 자율성, 재생에너지, 영세농민 보호, 생물다양성, 농민이 수확한 종자, 식량 주권 등과 같은 원칙이 통합됐다. 소비에 의미를 재부여하고 사회적 연결망을 재창조하기 위해 친환경 바이오산물은 지역 시장과 장터, 공동구매를 통해 판매됐고 이 과정에서 바이오쿱(Biocoop)이 탄생했다.(3) N&P 헌장은 1972년 채택된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헌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 헌장은 생태학적·사회적·인간적 목표와 농학 기준을 연결한 것이다.
하지만 바이오 농업과 관련한 농민운동과 사회운동은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1980년대에는 N&P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납품 기준과 다양한 운동의 결과로 창설된 15개 남짓한 다른 기구들의 납품 기준이 어지럽게 공존했다. 이런 혼란을 구실 삼아 1991년 유럽연합(EU)이 유럽 전체 차원에서 통합을 요구했고, 그것이 프랑스에 적용되면서 ‘AB’라는 라벨이 탄생했다. 라벨 관리·감독 업무를 맡은 인증기구들은 그때까지 생산자·소비자·운송자로 구성된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실시해오던 관리·감독 업무와 대치하게 된다.
생태학적·사회적·인간적 기준 실종
N&P는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일부 회원은 이 라벨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고, 다른 회원들은 당시 확장 일로에 있던 검증된 바이오 시장에 매혹을 느끼고 N&P를 탈퇴했다. 조르디 반 덴 아케르 전 N&P 회장은 “인증 시스템은 연대 네트워크의 불이익을 감안하지 않고 대기업에 혜택을 준다. 우리에게 생태학과 사회 문제는 바이오 농업의 중요한 가치였지만, 이제는 그 가치들이 더 이상 경제 현상과 결부되지 않는다. 인증 라벨과 유럽 규정은 생산물의 자유유통을 장려하는 세계시장의 발전을 약속했다”고 설명한다.
2009년 1월 1일 시행된 EU 새 규정은 특히 바이오 축산물에서의 GMO 함유율을 0.9%로 정하고, 화학처리 예외 규정을 허용하고 있다.(4) 에로 지역의 양계업자이며 N&P의 열성 지지자인 기 카스틀레는 “바이오 농업은 전적으로 GMO와 양립할 수 없다. 우리는 GMO 함유율 0%를 계속 요구할 것이다. EU의 새 규정은 표준치를 정해놓고 실재 경작 방식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경작할 것인가라는 ‘수단의 의무’에서 생산 농산물에서 어떤 잔류 성분이 검출되는가라는 ‘결과의 의무’로 넘어간 것이다. 이제 산업화된 바이오 농업이 일반화될 수 있게 문이 활짝 열린 것”이라고 반발한다.
그 최선두에는 농협이 있다. 특히 농협이 생산해 농민에게 제공하는 가금류 사료 덕분에 농협에 돌아오는 중간 이윤은 상당하다. 프랑스의 예전 규정은 바이오 양계업자에게 사료의 40%를 자신의 토지에서 생산하도록 요구했다. 토양과 관련된 이런 사항은 EU 새 규정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양계업자는 사료 전량을 농협에서 구입한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구입하는 것이 콩이다. 2008년 프랑스에서 바이오 가금류 생산은 17% 증가했지만, 바이오 콩 생산은 28% 감소했다. 따라서 훨씬 싼 수입 콩이 필요했다.
2008년 11월, 테레나 협동조합의 계열사를 통해 수입된 중국산 바이오 콩깻묵 300t이 시장에서 회수됐다. 유독물질인 멜라민이 허용치를 넘어서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후 테레나는 프랑스 서부 지역을 대상으로 바이오 가금류 사료를 공급하기 위해 진행해오던 중국과의 무역을 포기하고, 중개업자들이 왕으로 활개치고 투명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국제시장에서 사료를 공급해오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구매한 바이오 콩- 루마니아나 폴란드에서 생산된 것일 수도 있다- 은 브라질산 바이오 콩과 경쟁관계에 있다. 브라질산 콩은 대형 수출회사에 의존하는 파라나주의 영세 생산자가 생산한 것과 마투그로수주에서 생산된 것이다. 특히 마투그로수주에는 면적이 5천ha에 달하는 대규모 바이오 농업 농장인 ‘파젠다’(5)가 있다. 이곳의 소유주들은 언론매체의 방문을 거부하고 있다. 마투그로수주는 아마존 열대림 파괴에 가장 많이 연루된 주다. 세계자연보호기금 프랑스지부(WWF-France)에 따르면, 남미에서 매년 240만ha의 열대림이 사라지고 있는데 직간접적으로 콩 재배와 관계 있다고 한다.(6) 하지만 브라질산 바이오 콩에 대해서는 헐값의 바이오 콩이 열대림 파괴와 결부돼 있지 않다고 보장하는 어떤 인증도 요구되지 않는다.
바이오 농업이 대형 협동조합 활동에서 차지하는 몫이 극히 적음에도 협동조합들은 주도권을 장악하려 한다. 테레나는 프랑스 바이오 암탉의 선두주자인 보댕을 인수했고, 구상 협동조합은 프랑스 바이오농업연합을 보유하고 있다. 유랄리스 협동조합은 아그리비오연합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수많은 지역 바이오농업협회와 바이오 농업 관리에 대한 관여 폭을 넓히고 있는 농업조합들은 협동조합의 영향을 받는다. EU 새 규정을 프랑스에 적용하는 업무를 맡게 된 프랑스원산지명연구소(INAO)는 마이자두르 협동조합의 미셸 프뤼그 회장이 지휘한다. 이 협동조합은 다양한 품종의 유전자변형 종자를 판매하고 있다.
협동조합과 다국적 제약사의 결합
프랑스는 국내에서 소비하는 바이오 과채류의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프로나튜라’는 바이오산물 전문 매장과 슈퍼마켓 판매 부문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업체다.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이 회사의 총매출액은 10년도 안 돼 10배나 늘어났고, 4개의 다른 회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 생산품의 4분의 1은 프랑스에서 생산되지만 나머지는 스페인(18%), 모로코(13%), 이탈리아(10%), 그리고 세계 40여 개국에서 수입된다. 프로나튜라는 제철이 아닌 과일과 채소를 판매한 최초의 회사였다.
이 회사의 설립자 앙리 드 파치는 지구와 환경, 농민과 소비자를 존중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법은 이런 원칙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파치는 “대형 유통업체는 바이오산물에 대해 재래식 농산물과 마찬가지의 구매 메커니즘을 채택해 공격적인 경쟁을 부추긴다. 우리 농산물 중 일부는 대형 유통업체 조회번호에서 사라져버렸다. 다른 공급자들이 우리 농산물보다 월등히 낮은 가격을 제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프로나튜라와 다른 수출입 회사들이 참여하는 가격경쟁에서 사회문제와 환경보호는 설 자리가 거의 없다.
프로나튜라는 12년 전부터 바이오네츠가 생산한 스페인산 바이오 딸기를 수입하고 있다. 바이오네츠의 후안과 안토니오 솔테로 사장은 우엘바 지역에 500ha에 달하는 온실을 보유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이 온실들은 평원을 뒤덮고 있는 수천 개의 재래식 온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우엘바 평원은 공해가 심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딸기 단일경작으로 유명하다. 다른 경작지들과 마찬가지로, 바이오네츠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도나나 국립자연공원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8) 세계자연보호기금 스페인지부(WWF-Espagne)에 따르면, 온실이 불법적으로 공원에 들어서고 있고 특히 수자원보호구역을 위협해 환경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한다.(9)
저임금 계절 노동자 무한 착취
바이오네츠는 생물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경작하는 딸기 품종 수가 극히 적어 재래식 온실에서 재배되는 것과 동일하다) 단일경작을 하며, 점적(點滴) 주입 방식으로 비료를 주입한다. 이런 경작 방식은 우엘바의 재래식 온실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없다. 단지 검증된 생산요소가 바이오 인증표를 보장할 뿐이다. 수확을 위해 바이오네츠는 수백 명의 루마니아·폴란드·필리핀 여성을 고용한다. 이는 민감한 주제이고, 바이오네츠의 고용주들은 이에 대한 기자들의 취재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이 여성들은 스페인 고용주 쪽 기구를 통해 자신의 나라에서 직접 고용돼 단기 고용계약서와 단기 비자를 받아 매년 스페인으로 온다. 자신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들은 고용주의 무한 착취에 전적으로 복종한다.(10) 현지의 농촌노동자노조(SOC) 노조원인 프란시스 프리에토는 바이오네츠의 여성 노동자 숙소를 불시에 방문했다. 온실 한가운데 완전히 격리된 채 그들은 엄격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면회 금지, 외출 통제, 위조 여권 등…. 프리에토는 “그들은 주인에게 겁먹고 있으며, 우엘바의 다른 계절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착취당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오네츠가 안달루시아의 예외적 경우라고는 할 수 없다. 알메리아 주변에 있는 아그리에코는 160ha의 온실에서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1만1천t의 바이오 토마토와 피망, 오이를 생산해 포장 판매한다. 첨단기술의 온실에서 생산요소는 바이오로 인증됐지만, 계절 노동자들은 루마니아인과 모로코인이다. 싹싹하고 웃음기 많은 온실 경영자 미구엘 카졸라는 회사가 또다시 확장될 것이라고 자랑한다. 대형 화물트럭에 실려 유럽의 바이오 전문 매장과 슈퍼마켓에 수출되는 아그리에코의 채소들은 초겨울부터 이탈리아와 모로코, 이스라엘의 바이오 온실 농산물과 경쟁을 벌인다. 대부분 중간 유통업체의 이익을 놓고 지중해 주변에서 잔인한 판매 경쟁이 벌어진다.
자칫하면 몬샌토 씨앗 써야 할 판
바이오 산업의 예기치 못한 변화와는 달리, 안달루시아 카디스주 베르데의 소규모 농협은 프랑코 독재 말기 토지를 얻기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투쟁을 벌인 SOC 소속 일용 노동자들이 1980년대에 만든 것이다. 이곳에는 6가구가 14ha의 농지에 채소와 과실수를 재배하며 몇 마리 암소와 양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안달루시아에서 생산한 자신의 농산물을 26명의 영세농민이 모여 만든 또 다른 협동조합인 푸에블로 블랑코나 다른 바이오협동조합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마놀로 자파타는 자신들이 “바이오 농업에 뛰어든 첫 세대에 속한다”면서 “바이오 농업이 공정성과 정의, 자율성, 자급자족, 그리고 식량 주권 재정립에 사용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 없다. 인증 담당자는 우리를 지원하지 않는다. 경작을 다양화하고 여러 품종을 재배하는 농민은 집약적으로 단일경작만 하는 농민보다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고 설명한다.
스페인의 주요 공식 바이오 인증기관인 안달루시아생태농업위원회(CAAE)가 ‘바이오 비즈니스’ 대기업을 지원한다고 고발했다는 이유로 베르데 협동조합은 중앙부처의 실사를 받았다. 소속 회원들이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농촌종자은행을 만들어 지역의 소규모 바이오 생산자들에게 종자를 공급하고 있는데, 그들은 자신에게 탄압이 돌아올 것을 걱정한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종자 재생산 권리를 탄압하고 우리가 보존해온 선조의 품종들을 인증하지 못하게 하는 법과 규범이 있다.” 바이오 농업에 관한 EU 규정은 농민이 바이오 인증을 받은 종자를 사용하도록 한다. 바이오 종자가 없을 경우 허가된 시장에서 구입한 재래식 종자를 사용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합법적 선상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과 종자 판매가 금지된다면, 우리는 몬샌토가 판매한 바이오 종자로 경작하도록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11) 베르데 협동조합 회원인 N&P의 몇몇 농부는 바이오 인증을 포기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베르데 협동조합 같은 예가 현재 콜롬비아, 볼리비아, 브라질, 인도,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늘어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바이오 비즈니스에 대한 저항이 조직화되고 있다. 농민, 농촌 지역 공동체, 소규모 생산자 협동조합이 점점 더 농민농업을 지지하고, 생태 다양성과 식량 주권을 존중하는 인간적이고 농업생태학적인 경작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인증을 거부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교환과 신뢰에 기초한 적극적인 보장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자신만의 종자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농민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농민 종자 보호’ 네트워크가 발전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시장을 통하지 않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농촌영농보존회가 큰 인기를 끌면서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농지연대협회는 젊은 바이오 영농자를 위한 시설 확보 자금을 성공리에 모금하고 있다. EU 규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랑스 바이오농업연맹은 ‘바이오 코에랑스’라는 새로운 상표를 만들었다. 이 상표는 더 엄격한 계약 조건을 존중하는 동시에 1972년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이 채택한 원칙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며, 공식 인증을 보완하게 될 것이다. N&P는 EU 규정과는 거리가 있는 바이오산물 납품 기준을 지키고 있다.
통합이든 아니든, 바이오 축산물 생산자와 수송자, 소비자의 관심의 주안점이 되는 사회적·환경적 가치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바이오 농업은 경제자유주의의 이익만 노리는 시장의 주요 부문이 될 것인가, 아니면 경제자유주의 대안의 원동력이 될 것인가?
글•필리프 바케 Philippe Baqué
저서로 <대안으로의 바이오에서 바이오 비즈니스로: 바이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2011년 말 발간 예정), alterravia.com.
번역•김계영 canari62@ilemonde.com
파리4대학 불문학 박사. 저서 <청소년을 위한 서양문학사>(2006)와 역서 <키는 권력이다>(2008) 등이 있다.
<각주>
(1) 그르넬 환경협약에 명시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프랑스는 지금부터 2012년까지 공공기관과 각 행정부처 구내식당 식단의 바이오농산물 공급 비율을 20%로 늘리기로 했다.
(2) 인용된 수치 대부분은 바이오농산물진흥기관(Agence Bio) 출판부의 자료 ‘바이오 총계 청신호’(2010)와 ‘바이오 농업 주요 총계’(2009)에서 인용했다.
(3) 파스칼 파비, 무트시, <바이오 농산물을 먹다, 왜? 어떻게? 생태책임자 소비자 가이드>, 에디쉬드, 액상프로방스, 2008.
(4) ‘Bio/OGM, 유럽 의원들의 투표 관찰’, 2009년 5월 21일, www.terra-economica.info.
(5) 세실 르클레르, 벤 호펜스테트, ‘남아메리카 미션’, <바이오콘택트>, 갈리아, 2008년 6~9월호 참조.
(6) 보리스 파탱트르제, 오렐리 비용, WWF-France, ‘전세계 산림지대 농업과 산업농산물의 영향: 프랑스의 역할’, 파리, 2008년 4월.
(7) 브라질 파라나강 유역에서는 2007년 10월, 신젠타에 고용된 무장 민병대가 신젠타의 GMO 연구용 들판을 점거하고 있던 100여 명의 소작인운동 지지자 중 1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 ‘바이오 농산물 수출을 위해 여성을 수입한다?’, <사일런스>, 384호, 2010년 11월호 참조.
(9) WWF 공식 성명, ‘스페인산 딸기, 생산이력 추적을 요구하자’, 2007년 3월 23일.
(10) 에마뉘엘 에요, ‘우엘바 딸기 수출을 위해 여성을 수입하다’, <농촌연구>, 파리, 2008년 7~12월호.
(11) ‘누가 수확으로 이익을 보는가? 바이오 농산물 종자 인증 정책’, GRAIN 보고서, 바르셀로나, 2008년 1월, www.grain.org.
[박스기사] 강대국 경작지 된 나라들
2007년 전세계적으로 3천만ha 이상의 농지가 바이오 방식으로 경작됐다. 집약적 바이오 농업은 바이오 농업 창설자들이 고발했던 생산성 본위 농업과 마찬가지의 경쟁에 시달리면서 일반화되고 있다. 농산물식품 다국적기업과 대지주들은 수출을 위한 단일경작을 발전시키고 있다.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의 가난한 농민들은 이에 이용당한다. 유력 판매회사들에 종속된 농민들은 강대국의 부유한 소비자를 위해 바이오 식품을 생산한다. 남미와 동유럽 국가의 가장 비옥한 수천ha의 땅을 착취하다시피 경작해 바이오 곡식과 콩을 생산한다. 이스라엘 이주 정착민이 점령한 팔레스타인의 요르단 계곡 일부에서 바이오 과일과 채소를 생산한다.(1) 브라질에서는 바이오 사탕수수를 생산하는 2만ha의 땅을 단 1명의 지주가 소유하고 있다. 터키에서는 수천 명의 영세농민이 그들이 생산한 포도와 무화과, 살구 전량을 수출한다. 케냐의 바이오 강낭콩, 이집트의 감자 등 이 모든 수출 농산물은 사설 인증기관의 상품 약호를 단 채 시장에 들어온다. 생태 다양성이나 환경, 토지권, 식량 주권 존중에 대한 요구 사항은 찾아볼 수 없다.
콜롬비아 다본 그룹이 생산하는 팜유가 시장의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그것은 유럽의 상당수 전환바이오(3년 이내에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생산) 관련 제품 성분에 들어 있다. 다본은 수천ha에 달하는 농지에 바이오 오일팜·카카오나무·바나나나무·커피나무를 보유했고, 그 생산물을 유럽과 미국에 수출한다. 다본은 복잡한 계열사 네트워크를 통해 콜롬비아의 바이오디젤 생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수만ha의 오일팜 농장과 호사스러운 요트 항구도 보유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알프레도 몰라노 브라보 기자는 “다본의 연간 매출이 1억2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2) 그룹의 소유주인 다빌라 가문은 알바로 우리베 전 콜롬비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베 대통령의 군대는 수많은 살인을 저질렀고, 힘있는 지주들이 팜유 생산을 목적으로 오일팜을 심을 수 있도록 불법 무장단체를 동원해 농민을 대량 이주시켰다. 콜롬비아국립대학 농학 교수이자 작가인 마리오 메지아 구티에레스는 “바이오이든 지속 가능한 플랜테이션이든 콜롬비아에서 수십만ha의 땅이 오일팜 플랜테이션으로 변하는 것은 전적으로 불법 무장단체와 관련 있는 프로젝트”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럼에도 프랑스의 인증기관 에코세르와 바이오쿱은 다본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 2010년 7월, 유서 깊은 바이오 유통망인 바이오쿱의 경영진은 “콜롬비아의 정치적 상황과 관습을 고려하면 서구의 미디어들이 다루는 콜롬비아와 관련한 복잡한 상황과 쟁점이 이해될 것”(3)이라고 회원들에게 호소했다.
<각주>
(1) ‘메이드 인 이스라엘’로 판매되는 이 바이오 농산물은 이스라엘 회사 아그렉스코로부터 프랑스에 수입되는 것으로, 논쟁 대상이 된 세타항 물류 터미널을 거쳐 수입될 것이다.
(2) 알프레도 몰라노 브라보, ‘Mas claro no canta un gallo’, 2009년 10월 3일, www.elespectador.com.
(3) ‘다본과 팜유: 포인트’, 2010년 7월 6일 자료, 바이오쿱이 회원들에게 보낸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