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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부품기업이 바이오기업으로 변신한 까닭은?
전자부품기업이 바이오기업으로 변신한 까닭은?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3.18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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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티아이, '우리바이오'로 사명 변경…식물공장 기반 천연물소재 사업 다각화

 종합 전자부품 기업 우리이티아이가 '우리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사업 영역도 기존의 인쇄회로기판(PCB), 도광판(LGP) 등에 더해 밀폐형 식물공장 기반의 천연물소재로 확장했다. 

우리이티아이는 1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미래 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 신규 사업의 모델은 밀폐형 식물공장에서 약용작물을 재배해 핵심성분을 추출·가공하는 천연물 소재가 중심이다. 추출한 소재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천연 의약품 등에 적용되며, 추후에는 바이오 소재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이티아이는 지난해 9월부터 경기도 안산에 330㎡(약 100평) 규모의 식물공장 연구소를 설립해 5종의 약용 식물을 시험 재배 중이다. 올 연말에는 5610㎡(약 1700평) 크기의 천연물 소재 추출 및 제조, 건강기능식품(완제품) 제조시설을 갖춘 원스톱 일괄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우리이티아이 관계자는 "원스톱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품질의 안전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원료의 구입과 추출이 모두 분절된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물 재배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한번에 진행하니 시간도 단축된다"고 덧붙였다. 

종합 부품 기업 우리이티아이가 식물공장을 통한 바이오 소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은 LED 광원의 파장을 조절해 식물생장 최적의 광원을 테스트 하는 모습. 사진/우리이티아이
종합 부품 기업 우리이티아이가 식물공장을 통한 바이오 소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은 LED 광원의 파장을 조절해 식물생장 최적의 광원을 테스트 하는 모습. 사진/우리이티아이

원스톱 시스템 중에서도 우리이티아이의 기술 핵심은 밀폐형 식물공장에 있다. 농업과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의 일종인 밀폐형 식물공장은 빛, 온도, 습도, 기류 등이 철저하게 제어되는 최첨단 식물재배시설이다. 외부 환경이 완벽하게 차단되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외부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식물재배는 물론 생장 환경의 미세조정이 가능해 핵심성분 함량까지 조절할 수 있다.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서는 이미 파나소닉, 후지쯔 등 대기업은 물론 플렌티, 에어로팜 등 스타트업들도 식물공장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 중이다. 식물공장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포착한 소프트뱅크, 골드만삭스 등의 대규모 투자도 진행 중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규제도, 육성책도 없는 공백 상태다. 

우리이티아이가 식물공장에 주목한 배경에는 유망한 사업 전망과 함께 자사의 기존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식물의 생장에 적합한 광원과 파장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량이었던 만큼, '빛'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우리조명그룹의 특성이 신규 사업 진출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이를테면, 식물 생장을 좌우하는 빛 관련 제어기술 노하우는 우리이앤엘이, 제조 설비 자동화는 설비 전문기업 우리에이텍이 담당한다. 또한 안산, 대전, 양주 등에 위치한 국내 사업장과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지의 해외 생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초기 투자 비용은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 할 방침이다. 

우리이티아이가 전망하는 식물공장의 생산능력은 뿌리식물 기준 월 50만포기다. 건조와 추출 등의 가공을 거쳐 생산할 수 있는 완제품(100㎖)으로는 약 5000포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제품은 환, 하드캡슐, 간이 액상, 분말, 스틱젤 등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형태로 상품화가 가능하며, 연말 공장 착공 이전에도 원재료만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주문자상표부착(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대형 업체 몇 곳과 공급을 논의 중이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의 성과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엄태욱 우리이티아이 부사장은 "해당 사업에서만 향후 3년 내 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한다"며 "건강기능식품과 천연물 소재 화장품을 시작으로 최종적으로는 제약 업계 진출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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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