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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숙의 문화톡톡] 학교 로맨스웹툰 ― 성욕과 비밀의 은밀한 상관관계
[서곡숙의 문화톡톡] 학교 로맨스웹툰 ― 성욕과 비밀의 은밀한 상관관계
  • 서곡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0.11.0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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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로맨스웹툰
 

웹툰에서 학교는 소외와 무한경쟁의 공간이다. 학교에서 청소년들은 두 가지 금지된 욕망에 직면하게 된다. 폭력성과 선정성. 학교 폭력물은 웹툰에서 인기 있는 장르이다. 폭력물 외에도 청소년들의 성욕을 다룬 웹툰도 호응이 높은 장르이다. 학교 로맨스웹툰에서는 성욕과 비밀이라는 두 가지 모티브가 많이 나타난다. 학교에서의 ‘성욕’을 다룬 웹툰으로 <잠겨진 양호실에서 선생님과>, <러브 하우스>, <키스보다 맛있어!>, <핑크빛 천국> 등이 있다. 학교에서의 ‘비밀’을 다룬 웹툰으로 <뷰티♡버니>, <쿠로사키 말 따위 안 들을 거야>, <건방진 그 녀석>, <나노카의 그이> 등이 있다.
 

학교와 성욕: 청춘 남녀의 금지된 리비도 표출
― <잠겨진 양호실에서 선생님과>, <러브 하우스>, <키스보다 맛있어!>, <핑크빛 천국>


<잠겨진 양호실에서 선생님과>는 카노라 유의 작품으로 174만 명 구독의 인기 웹툰이다. 양호 여교사와 인기 남학생의 금지된 사랑을 담고 있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남자와의 접촉이 두려운 양호 선생님 시호는 어느 날 양호실에 온 남학생 히로키에게 붙잡혀 키스를 당하고 만다. 시호는 히로키가 의존증이라는 병을 앓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히로키는 매일 양호실에서 안아주며 서로를 치료해자는 제안을 해온다.

여주인공은 과거 성폭력 사건으로 남성과의 접촉에 대해 두려움과 공포를 느껴 연애와 섹스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주인공은 냉담한 아버지와 자신을 끊임없이 유혹하는 새어머니로 인해 정서적인 불안을 느끼며 성적 의존증을 겪는다. 그래서 주인공은 자신을 선망하는 학교 내의 많은 여학생들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진다. 성관계를 하지 않을 경우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는 등 의존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안기는 것이 무서운 여주인공과 안고 싶어하는 주인공이 서로의 성적 문제를 치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브 하우스>는 아유 와타나베 작품으로 120만 명 구독의 인기 웹툰이다. 아오이는 아파트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하는데, 옆집에 학교 왕자님인 쿠가야마 슈세이가 이사를 온다. 아오이는 자신의 친구를 차갑게 차버린 슈세이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아오이의 실수로 슈세이의 집에 문제가 생겨 아오이의 집에서 두 사람은 동거를 하게 된다. 슈세이가 과거의 아픈 상처로 인해서 여자들을 거부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오이는 점점 슈세이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 웹툰은 동거를 통해 냉혈한이라며 엄청 싫어하는 남학생을 점점 사랑하게 되는 여학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거로 인해 남녀 주인공은 성적인 긴장과 흥분의 나날을 보내게 되고, 나중에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게 된다. 하지만 이오이의 부모가 두 사람의 동거 사실을 알게 된다. 부모님은 교제를 정식으로 허락해 주지만, 졸업할 때까지 성관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슈세이에게 받아낸다. 남녀 주인공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욕망하지만 참아야 한다. 이 웹툰은 동거라는 비밀을 공유한 채 비호감에서 호감으로의 감정 변화, 성적인 유혹과 절제의 이야기를 다룬다.

 

 

<키스보다 맛있어!>는 아라이 미호코 작품으로 87만 명 구독의 인기 웹툰이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 로맨스물이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눈을 뜬 평범한 여고생 하부키 아미는 흐릿해진 기억 속에서 흐트러진 교복, 남성의 나체, 버려진 콘돔에 충격을 받는다. 달아오른 자신의 몸을 바라보던 남자의 허리뼈 부근에 낯익은 멍은 여주인공의 소꼽친구 세 쌍둥이 중 한 명에게 있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여주인공이 꽃미남 삼형제 중에서 자신의 첫 경험의 상대이자 연인을 찾는 이야기이다.

소꼽친구 세 쌍둥이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인기 최고의 남학생들이다. 첫째는 우등생이면서 완벽한 킹카이고, 둘째는 반항아이면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남 킹카이고, 셋째는 다정하면서도 친절한 바람둥이 킹카이다. 아미는 세 명의 킹카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여학생들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다. 아미는 자신과 성관계를 한 사람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세 쌍둥이와 차례로 연애 사건을 벌이게 되고, 세 명 모두 여주인공을 오랫동안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래서 세 쌍둥이 형제는 사랑의 라이벌이 된다. 이 작품은 우정과 사랑 사이의 경계 사이에서 섹스와 사랑의 운명적 상대를 찾아나서는 로맨스웹툰이다.

 

 

<핑크빛 천국>은 마리 요시노의 작품으로 41만 명 구독의 인기 웹툰이다. 사디즘 슈퍼모델과 여고생 에로 소설가의 로맨스이다. 언뜻 보기에 평범한 여고생인 시이나 모모코는 에로 소설가이다. 모모코는 자신의 이런 창피한 비밀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 어느 날 모든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슈퍼모델 이누이 란마루에게 그 사실을 들켜서 노예를 강요받게 되고 만다.

모모코는 에로 소설가인 아버지의 죽음 후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아버지의 대필 작가가 된다. 모태솔로인 모모코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 간접 체험, 상상력으로 에로 소설을 쓰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그녀는 란마루의 폭군적인 명령과 적극적인 성적 접촉으로 에로소설의 소재를 끊임없이 얻게 된다. 란마루는 가난하지만 행복하고 다정한 가정에서 자란 모모코와의 만남을 통해서, 따뜻하고 긍정적인 그녀의 성격으로 재벌이지만 차갑고 불행한 자신의 가정에서의 상처를 치유 받는다.

 


학교와 비밀: 킹카남과 평범녀의 은밀한 러브
― <뷰티♡버니>, <쿠로사키 말 따위 안 들을 거야>, <건방진 그 녀석>, <나노카의 그이>


<뷰티♡버니>는 마리 요시노 작품으로 44만 명 구독의 인기 웹툰이다. 이 웹툰은 평범녀와 인기남의 메이크업 러브 코미디이다. 17살의 유즈하라 코하네는 화장기도 없고 피부 관리에는 관심 없는 여고생이다. 도쿄에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을 온 첫 날, 같은 반의 인기남 야시마 이오리에게 갑자기 ‘추녀’라고 불려 충격을 받는다. 화장품 회사의 후계자로서 메이크업의 천재이기도 한 이오리의 거만한 태도 때문에 코하네는 무척 화가 난다. 어느 날 코하네는 이오리에게 메이크업을 받아 대변신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예뻐지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수수한 코하네와 메이크업 천재 이오리의 만남은 극과 극의 대비를 이룬다. 코하네는 이오리 덕분에 자존감이 높아지고, 이오리는 코하네 덕분에 슬픈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게 된다. 코하네는 이오리의 거만함과 이오리 누나의 친절함 사이에서 혼란을 느낀다. 코하네는 나중에 이오리가 의식불명이 된 자신의 누나를 대신해서 여장을 하고 모델을 한다는 비밀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은 부유하고 재능을 가졌지만 상처 입은 킹카남과 가난하지만 따뜻한 평범녀가 만나서 서로 치유하는 이야기이다.

 

 

<쿠로사키 말 따위 안 들을 거야>는 마키노 작품으로 25만 명 구독의 인기 웹툰이다. 고등학생이 되어 열심히 이미지 변신 중인 유우는 동경하는 ‘화이트 프린스’인 시라카와가 있는 학교 기숙사에서 살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블랙 데빌’이라 불리는 공포의 대상인 쿠로사키도 있었다. 쿠로사키에게 대항한 유우는 부기숙사장인 쿠로사키의 머리카락을 갑자기 잘라버린 ‘벌’로 노예로 살게 된다.

유우는 화이트 프린스를 동경하지만 블랙 데빌과 엉키게 된다. 유우는 중학교 때 ‘벙어리 아카바네’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촌스럽고 입도 안 열고 귀엽지 않다는 놀림을 받았다. 존재감 없고 음침한 분위기여서 친구도 없고 연인도 없이 쓸쓸한 중학교 생활을 보낸 유우는 고등학생이 되어 이미지를 변신하고자 한다. 하지만 쿠로사키와 계속 충돌하면서 수난이 시작된다. 유우는 쿠로사키의 단추에 머리가 엉켜 폭언을 듣게 된다. 그리고 유우는 쿠로사키의 머리에 껌이 붙은 사건으로 시라카와가 위기에 빠지자 쿠로사키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린다. 유우는 자신을 위협하는 쿠로사키에게 “너 같은 애 하나도 무섭지 않아. 오히려 세상에서 제일 싫어해.”라고 저항한다. 이에 쿠로사키는 유우에게 갑자기 키스하며 유우를 노예로 삼고 성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한다. “부기숙사장의 머리카락을 마음대로 자른 벌이다. 말해두지만, 기숙사에서는 내가 곧 규칙이야. 앞으로는 무조건 복종하도록.”

쿠로사키가 긴 머리를 자르자 여학생들이 쿠로사키의 꽃미남 얼굴에 열광한다. 공부, 운동, 집안 등 모든 것에 만능에다가 외모까지 완벽한 쿠로사키를 블랙 프린스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열성 팬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쿠로사키와 유우가 사귀게 되지만 유우가 여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비밀 연애를 한다. 쿠로사키는 츤데레 캐릭터로 나쁜 남자, 악마라고 생각되지만, 사실상 속정이 많고 숨겨진 배려심이 많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반면에 시라카와는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남학생이었으나, 쿠로사키와의 관계에서 항상 열등감을 느끼고 유우를 좋아하게 되지만 이루어지지 않다. 이 작품은 유우를 사이에 두고 화이트 프린스 대 블랙 데빌의 삼각관계를 보여준다.

 

<건방진 그 녀석>은 미츠바치 미유키 작품으로 19만 명 구독의 웹툰이다. 유키는 주장을 따라 농구부의 매니저가 된 것을 비밀로 하며 짝사랑 중이다. 유키는 친절하고 자상한 농구부 주장을 좋아해서 매니저가 되어 계속 짝사랑하지만 주장에게 애인이 생기면서 자체 실연을 당하게 된다. 어느 날 그녀는 농구부 후배 나루세에게 그 비밀을 들키고 만다. 나루세는 유키를 좋아하게 됐다며 맹렬하게 대시한다.

건방지지만 선천적인 실력이 있는 농구선수 나루세는 아무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않았지만, 유키 선배의 열정과 노력에 영향을 받아 농구에 더 애정을 느끼게 된다. 유키는 매니저로서 농구부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하면서 지나치게 열성적이고 고지식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나루세의 여유 있고 쿨한 성격으로 인해서 조급하고 힘든 자신의 상황에서 위로를 받는다. 그녀는 나루세의 숙적이면서 순진무구하고 성실한 라이벌에게도 사랑을 고백 받는다. 이 작품은 성실하고 쿨한 매니저와 실력 있고 건방진 연하 루키의 동아리 활동 러브 코미디이다.

 

 

<나노카의 그이>는 토모리 미요쉬, 사로 테코츠 작품으로 13만 명 구독의 웹툰이다. 여고생 나노카는 중학교 때 처음 남자친구와 사귀었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솔직하게 사랑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길에서 어떤 남학생의 다정한 말을 들은 나노카는 얼굴도 보기 전에 무심코 고백을 해버린다. 사랑에 상처 받고 사랑에 위안 받는 이야기이다.

이 웹툰은 로맨스물이면서 동시에 스릴러물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첫 번째 남자친구는 차갑고 고독한 타카토이고, 두 번째 남자친구는 따뜻하고 친절한 하야타이다. 나노카는 중학교 때 타카토와의 만남 동안에 소통되지 못하고 그의 차가운 말과 행동에 심한 상처를 받는다. 고등학교 때 길거리에서 만난 하야타의 따뜻하고 배려 깊은 행동에 감명을 받아 자신이 먼저 사귀자고 요청해서 연인이 된다. 나노카는 하야타와의 만남으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기 시작한다. 한편 타카토는 과거 나노카를 오랫동안 좋아하여 고백 끝에 사귀게 되었으나, 너무 긴장하고 생각을 많이 하여 나노카에게 오해를 받고 헤어지게 된다. 그는 헤어진 이후에도 나노카를 잊지 못해서 계속 사랑하며, 다시 만난 나노카에게 이전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 작품은 다른 로맨스물과 달리 나쁜 남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여주인공을 굉장히 사랑하는 것으로 밝혀진 타카토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학교 로맨스웹툰에서의 성욕과 비밀


학교 로맨스웹툰은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인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다. 학교에서의 성욕과 비밀이라는 두 가지 모티브가 독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성욕을 다룬 작품이 전반적으로 더 인기가 많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학교에서의 성욕을 다룬 웹툰은 주로 남녀 주인공이 과거의 상처로 인해서 성적 문제를 겪으나 서로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학교에서의 비밀을 다룬 웹툰은 따뜻한 성품의 남성과 차갑고 거만한 남성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보여주며, 후자 남성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된다. 다른 여성들에게는 나쁜 남자이지만 여주인공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배려 깊은 연인이라는 점에서 츤데레형 인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웹툰, 카카오페이지 웹툰


글: 서곡숙
문화평론가 및 영화평론가. 비채 문화산업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서울시 영상진흥위원회 위원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사무총장, 르몽드 아카데미 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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