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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또 사망사고... ‘노동자가 죽어가는 공장’ 논란
한국타이어 또 사망사고... ‘노동자가 죽어가는 공장’ 논란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0.12.08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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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1공장 내 성형공정 작업 중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40대 노동자 A씨가 지난 5일 끝내 숨졌다. 이에 일각에선 지난 2018년 비슷한 사고가 이미 발생한 점을 들어, 예방할 수 있는 인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A씨는 지난 18일 회전하고 있던 타이어 성형기 원통에 옷자락이 말려들어가 머리 등을 부딪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해당 설비엔 레이저 센서 등 안전센서가 설치되어 있어 작업자가 다가가면 자동으로 멈추게 돼 있었다. 그러나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 당시 이 안전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청은 사고가 발생한 설비를 포함, 동일 설비 14대에 대해 사용중지 명령을 내리고 센서 오작동 여부를 조사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사측이 노동자의 안전보다 생산성을 중요시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측이 높은 생산성을 위해 노동자로 하여금 안전센서 자동화 모드를 끈 채 수동화 모드로 작업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해당 공장은 사고 발생 전날인 17일부터 노동청의 중대 재해 정기감독을 받던 중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출처=한국타이어 홈페이지
출처=한국타이어 홈페이지

한국타이어 공장의 사망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같은 공장 성형공정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회전하는 설비에 안면부를 충돌한 뒤 끝내 사망했다. 지난 2017년에는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고무운반 컨베이어 벨트위로 넘어진 노동자가 설비장치에 끼여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때마다 한국타이어측은 “안정장치를 보완하겠다”혹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등의 답변을 내놓았지만 반복되는 산재를 예방하지 못했다.

한편, 한국타이어의 산재는 사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한 해 동안 한국타이어에서 근무하던 1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후 2016년 고용노동부가 김종훈 의원실에 제출한 ‘한국타이어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6년 1월까지 한국타이어 노동자 46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에선 벤젠, 다이옥신, 크롬 등의 유해물질이 노동자의 돌연사 및 자살을 유발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사고 당시에도 A씨가 작업 특성상 유독성 수증기인 고무흄을 들이마셔야 했다는 의견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고무흄은 타이어를 찔 때 발생하는데, 1급 발암물질인 ‘벤조에이피렌’이 함유되어 있으며 사람이 들이마실 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타이어의 반복되는 산재에 대해 일각에선 ‘노동자가 죽어가는 공장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안전장치 및 유독물질 논란에 대해 “추측일 뿐이며, 노동청에서 조사중에 있다”고 일축했다.

 

글·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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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