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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임원 갑질’ 의혹 ... “ESG 워싱 주의보”
에쓰오일 ‘임원 갑질’ 의혹 ... “ESG 워싱 주의보”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12.16 18: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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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 한 임원이 고과점수를 빌미로 직원들에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에쓰오일이 표방하는 ‘ESG’ 경영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자신을 에쓰오일 직원이라 밝힌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직장 내 임원 갑질 문제를 토로했다.

이 글에는 “A 임원이 다면평가에서 점수를 제대로 안 주면 고과로 보복하겠다고 한다”,“이를 전 인원에게 전파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면평가는 부하직원의 상사평가 등을 포함하는 인사평가 제도다.

댓글창은 A 임원의 행태를 폭로하는 공론장이 됐다. 누리꾼들은 "전에도 저랬다던 그 임원 아냐? 사람 참..한결 같네”, “매년 저러면 문제가 있다”며 비슷한 일이 반복되어왔음을 암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A 임원은 블라인드에 글 쓴 사람 잡으려고 호위무사대도 운영하고 직원 핸드폰도 검사하는 악질입니다"고 토로했다.

해당 논란이 사실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사측의 사후조치가 요구된다.

 

“선제적 반영” 한다면서... ‘갑질’ 논란에는 묵묵부답

최근 ‘ESG 투자’ 열풍이 불며 기업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미래 세대를 위하는 경영 철학을 의미한다. 기업은 다양한 ESG 활동을 통해 채권 발행·대외적 이미지 재고 등을 꾀할 수 있고, 이는 수익성을 향상으로 이어진다. 에쓰오일 또한 2008년부터 사내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2020 S-OIL 지속가능보고서 표지 / 출처=에쓰오일 홈페이지

기업 내 악습 철폐와 건전한 조직문화 또한 ESG의 주요 쟁점이다. 가장 최근인 2020년 발간된 에쓰오일 지속가능보고서에는 “임직원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 국내외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여 윤리규정에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모든 임직원은 정기적으로 윤리규정준수서약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노력으로, 에쓰오일은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2021년 ESG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에쓰오일은 활발한 ESG 활동을 벌여왔지만, 정작 불거진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을 고수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16일 <본지>와의 취재에서 “사측이 논란을 파악하고 관련한 조치를 취하고 있나”는 질문에 “아직 해당 임원이 누구인지 등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게시글 및 댓글에는 A 임원을 특정할 수 있는 실명 이니셜 등이 적시되어 있었다.

뒤이어 “사측이 ESG 경영을 표방하는 만큼 해당 임원 징계나 인사 제도 보완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선 기업이 ESG 보고서 등을 자발적으로 작성하다 보니 자사에 유리한 정보 위주로 공개하고 있어 정확한 평가가 곤란한 측면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겉으로만 ESG의 가치를 내세우고, 실제로는 이를 실현하지 않는 ‘ESG 워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현재 블라인드 사이트에서는 논란이 된 게시글들이 삭제된 상태다.

 

 

글 ㆍ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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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