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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숙의 문화톡톡] <너에게 가는 길> ― 아이의 커밍아웃에서 부모의 커밍아웃으로, 거부·부정에서 이해·인정으로
[서곡숙의 문화톡톡] <너에게 가는 길> ― 아이의 커밍아웃에서 부모의 커밍아웃으로, 거부·부정에서 이해·인정으로
  • 서곡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2.04.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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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에게 가는 길>: 성소수자와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소수자를 다룬 영화에서는 부모의 이해와 세상의 편견을 대비시키며 성소수자 인권에서의 중요한 쟁점을 부각시킨다. 다큐멘터리영화 <너에게 가는 길>(변규리, 2021)은 두 명의 어머니가 아이의 커밍아웃을 통해 성소수자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방 공무원 나비와 항공 승무원 비비안은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아이의 커밍아웃으로 충격을 받지만, 아이의 상처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하면서 성소수자 아이에게 한 걸은 다가가려고 애를 쓴다. 이 영화는 성소수자부모모임을 중심으로 네 명의 주요 인물, 즉 트랜스젠더 한결과 엄마, 게이 예준과 엄마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 성소수자의 커밍아웃: 성소수자와 부모의 갈등

 

<너에게 가는 길>에서 한결과 어머니는 성정체성에 대한 인정/부정, 성전환수술에 대한 찬성/반대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고, 가슴절제수술을 계기로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한결은 ‘남자가 되고 싶다’는 말에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착각하는 것’이라는 어머니의 말로 인해 비참함을 느끼고, ‘성전환수술을 받고 싶다’는 말에 ‘옳지 않다’라는 어머니의 말로 인해 정체성을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우울증을 느끼고 자살을 생각한다. 한편, 한결 엄마인 나비는 ‘남자가 되고 싶다’, ‘가슴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한결의 말에 여자로 태어난 것을 싫어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아이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에 앞이 캄캄해지는 충격을 받으며, 한결이 여자를 사랑할 것인지 남자를 사랑할 것인지 혹은 자신이 재촉해야 하는지 계속 보기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갈등한다. 한결과 나비는 한결의 권유로 성소수자부모모임에 참여하게 되면서 서로 위안을 얻게 되고, 가슴절제수술 후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게 되면서 서로 좀 더 이해하게 된다.

 

<너에게 가는 길>에서 예준과 어머니는 차별적인 한국과 자유로운 캐나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커밍아웃으로 인해서 성소수자에게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캐나다의 프라이드 축제를 통해 성소수자를 이해하게 된다. 예준은 게이로서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며, 거리에서 남친과 자유롭게 애정표현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안심한다. 예준 엄마인 비비안은 아들의 커밍아웃에 ‘이렇게 힘든 인생을 살게 낳아줘서 미안하다’며 슬픔과 안쓰러움을 느끼고, ‘내가 어떤 모습이라도 엄마, 아빠가 사랑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고백한 것’이라는 편지에 고마워한다. 비비안은 예준과 함께 캐나다의 프라이드 축제에 참석해서 퀴어 퍼레이드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며 성소수자, 성소수자의 부모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캐나다에서 편하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지만 이방인의 삶을 사는 예준을 걱정한다.

<너에게 가는 길>의 전반부는 성소수자의 커밍아웃을 통해서 성소수자와 부모의 갈등/해결을 보여준다. 한결/나비는 커밍아웃과 수술 문제로 갈등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해 부정에서 긍정으로, 거부에서 이해로 나아간다. 예준/비비안은 커밍아웃과 유학 문제로 고민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해 도피에서 성찰로, 은폐에서 표현으로 나아간다. 소방공무원 나비와 항공승무원 비비안의 공통점은 아이가 오랫동안 성소수자라는 사실 때문에 고통 받고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함께 아파하고 자신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아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3. 성별정정신청과 동성퀴어축제: 성소수자와 사회의 갈등

 

<너에게 가는 길>에서 한결과 어머니는 자궁적출수술을 계기로 서로에게 더욱 고마워하고, 성별정정신청을 통해 사회의 벽을 실감하게 된다. 한결은 성별 정정 서류를 작성하면서 자신의 남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익숙한 피로감과 가혹함을 느끼고, 아버지와 인연을 끊은 어머니에게 부모 동의서 때문에 도와달라고 말하면서 미안함을 느끼고, 판사의 사회적 기준에 의해서 트랜스젠더의 운명이 결정되는 사실에 제대로 된 사람의 삶이 아니라 유령같은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느낀다. 어머니 나비는 한결이 어린 시절 여성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자살을 시도한 점, 자궁적출수술을 통해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점, 혐오가 가득한 세상에서 20년 동안 힘들게 살아온 점, 성별 때문에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성별정정신청을 하지만 기각된 점을 통해 성소수자의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해서 절실히 깨닫게 되면서 한결에게 공감한다.

 

<너에게 가는 길>에서 예준과 어머니는 예준·남친의 동성애 관계를 받아들이기,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예준·남친의 애정표현 이해하기의 과정을 거쳐 서로를 더욱 이해하게 된다. 예준은 캐나다에서 부적응, 친구의 부재, 힘든 생활, 어려운 영어, 수업 듣는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느끼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친과 동거하기 위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며, 재회한 남친과 자유롭게 포옹하고 키스하며 애정표현을 한다. 어머니 비비안은 아들의 남친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의 낯섦을 극복하고자 하며, 두 사람의 애정 표현을 자연스럽게 여기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등 아들과 남친의 동성애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너에게 가는 길>의 중반부는 성별정정신청, 부모 동의서, 동성퀴어축제를 통해서 성소수자와 사회의 갈등을 드러낸다. 첫째, 성별정정신청의 18종의 서류, 즉 동의서, 성장환경 진술서, 성전환증 진단서, 남성화 가슴성형 진단서, 자궁난소 적출 진단서, 가족관계 증명서, 혼인관계 증명서(비혼증명), 출입국 사실 증명서, 신용정보 조회서, 지인들의 진술서 등 자신의 성별을 정정하기 위해서 제출하는 수많은 법적 증명 서류들을 세로로 길게 목록화하여 보여줌으로써 사회의 벽을 시각화한다. 서울가정법원에서 판사가 ‘여성 성기를 적출하였으나 남성 성기 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별정정을 기각합니다.’라며 건조하고 사무적인 어투로 판결을 내리고, 이때 ‘한결의 성별 정정 신청은 남성 성기 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는 자막이 한결의 양복 위에서 화면으로 나옴으로써 한결의 노력과 사회의 벽을 대비시킨다. 한편 군산가정법원에서 판사가 ‘앞으로 이렇게 본인이 남성으로 살아가는 데 후회하거나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들 가능성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한결이 ‘없습니다’라고 답변하자, ‘의심의 여지는 없으니 허가를 해줄 텐데 우리 사회가 아직은 성 소수자에 대해서 관대하지 못하니까 그런 시선에 좌절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살아가십시오’라며 격려하는 모습을 검은 화면과 목소리로 표현하며 강조한다.

 

둘째, 대부분 부모와 인연을 끊은 트랜스젠더에게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부모 동의서를 받아오라는 법적 서류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드러낸다. 한결은 특히 한부모가정에서 자랐는데 전혀 왕래나 연락이 없는 아버지의 동의서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법원의 지시에 괴로워한다. 이후 2019년 8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 개정으로 이제 성별정정은 부모 동의 없이 가능해졌지만, 일부 법원에서는 관행적으로 부모 동의 여부를 묻고 있다.

 

셋째, 한국 동성 퀴어 축제의 대립·폭력은 캐나다 동성 퀴어 축제의 지지·환호와 대비된다. 예준과 비비안은 캐나다 동성 퀴어 축제에 참석하여 당당하게 성정체성을 밝히고 지지하게 되면서, 성소수자들이 일생에 한 번이라도 이 축제에 참석하고 싶은 이유를 깨닫게 된다. 한편, 한결과 나비, 예준과 비비안은 성소수자부모모임과 함께 동성 퀴어 축제에서 퍼레이드를 한다. 하지만, 보수적인 종교단체는 ‘사랑하니까 반대합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대한민국에서 건강하게 키우고 싶습니다. 동성애는 대한민국에서 불법입니다.’라며 성소수자를 폭행한다. 비비안은 종교단체의 폭행에 ‘경찰! 여기 사람 죽여요!’라고 외치고, 나비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마음 놓고 때릴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투사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결심한다.
 

4. 동성혼·파트너십과 퀴어 퍼레이드: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한 투쟁

 

<너에게 가는 길>에서 한결과 어머니는 트랜스젠더 입학 포기 사건을 겪으면서 극단적인 선택에서 함께 있어주기를 결심하고, 내 뿌리는 가족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결은 과거 4번이나 자살 시도를 한 바 있으며, 트랜스젠더의 숙명여대 입학 포기 사건에서 댓글을 보고 너무 많은 상처를 입어 자살 충동을 느낀다. 나비는 ‘네가 만약 진짜 죽고 싶다면 엄마가 너를 지켜줄게. 죽는 순간에 외롭지 않게 옆에서 지켜줄게. 사는 게 힘들면, 숨 쉬는 게 힘들면 계속 살아야 하는 걸 강요하지 못한다.’라고 결심한다. 이때 ‘저한테는 애가 살아 있는 게 중요한데······’라며 말을 흐리며 울먹이는 나비가 어두운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을 검은 실루엣으로 표현한다.

 

<너에게 가는 길>에서 예준과 어머니는 예준과 애인 성준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며, 아들이 이성애자로 돌아오기, 행복하기를 바라는 성준 엄마와 만나며, 부모와 자식이 종속 관계가 아니라 평등 관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예준은 자신의 커밍아웃 후 어머니 비비안이 ‘괜찮아져서 부모모임에 안 가도 된다’라고 하면서 회피하는 태도를 보인 점, 이후 부모모임에서 ‘난 게······’라며 눈물을 흘려 모든 사람을 울게 만든 점을 말하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비비안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성준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남친 예준을 소개시켜 주자, ‘내가 아는 아들은 돌아오겠지’라며 혼란스러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내가 너무 상처를 많이 주고 있나? 세상의 인정보다 이렇게 좋은 가족들이 있고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한다. 비비안은 처음에는 아들이 이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대상이 된다는 게 큰 충격이었으며 돌봐줄 배우자 없이 살아간다는 생각에 슬픔을 느꼈으며, 예준이 너무 심한 혐오와 부정의 시간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 고통을 함께 하고자 한다. 비비안은 예준의 결혼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심적으로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나누기를 바라며, 성소수자부모모임을 통한 인권 활동으로 부모와 자식은 종속 관계가 아니라 평등 관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너에게 가는 길>의 후반부는 동성혼·파트너십 권리, 트랜스젠더 입학 포기 사건, 성소수자 퀴어 퍼레이드를 통해 성소수자의 행복할 권리를 위한 인권 투쟁을 보여준다. 첫째,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동성혼과 파트너십 권리를 위한 성소수자 1,056명의 진정서를 제출한다. 성소수자들은 함께 살아온 동반자이지만 법적으로는 아무 관계가 아니어서 배우자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할 때 서글픈 생각이 들며, 건강하고 젊은 때는 서로의 존재만으로 행복하지만 아프거나 죽으면 법적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한다고 밝힌다. 둘째, 트랜스젠더의 숙명여대 입학 포기 사건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지만 일상을 영위할 당연한 권리를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의 갑질을 드러낸다. 셋째, 성소수자 퀴어 퍼레이드는 프리 허그 시간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틀림이다.’ ‘성소수자가 행복할 권리, 당신이 행복할 권리와 같습니다. 나는 내 자식이 자랑스럽습니다.’라며 성소수자의 인권을 주장한다.

 

5.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아이의 커밍아웃에서 부모의 커밍아웃으로

 

<너에게 가는 길>은 성소수자와 부모가 과거의 상처, 현재의 충격, 미래의 투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냄으로써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과거는 성소수자의 갈등과 상처를 그려내고, 현재는 부모의 충격과 이해를 그려내고, 미래는 성소수자와 부모가 함께 하는 인권 투쟁을 그려낸다. 전반부는 아이의 커밍아웃 사건으로 부모가 충격을 받거나 부모와 아이가 갈등하지만, 점차적으로 부모가 성소수자인 아이가 과거 겪은 상처를 이해하게 되면서 부모/자식의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반부는 성전환수술, 성별정정신청, 동성 퀴어 축제를 통해서 사회의 벽을 실감하면서 성소수자의 고통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후반부는 동성애 파트너십과 동성혼 권리, 트랜스젠더 입학 포기 사건, 퀴어 퍼레이드를 겪으면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사회의 차별적인 현실에 대해 인권 투쟁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너에게 가는 길>이 성소수자 영화로서 가장 인상적이고 특이한 부분은 성소수자부모모임을 중심으로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부모가 중심인물로 제시한 점이다. 성소수자의 커밍아웃 사건을 계기로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충격을 받아 슬퍼하고 연민을 느끼며, 마침내 아이의 상처와 고통을 이해하게 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뛰어넘어 인권 투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2014년 자조모임으로 시작한 성소수자부모모임은 2018년 성소수자의 부모, 가족, 그리고 당사자가 함께 하는 인권단체로 거듭났으며, 성소수자 부모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을 향해 커밍아웃하고 있다. 그래서 <너에게 가는 길>은 아이의 커밍아웃에서 시작해서 부모의 커밍아웃으로 끝내는 수미상관식 구성을 통해서 ‘너에게 가는 길’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첫 장면에서 아이의 커밍아웃으로 충격을 받은 부모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장면에서 자식과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커밍아웃하는 부모로 마무리되는 과정이 부정에서 인정으로, 거부에서 이해로 나아가는 과정의 결과물로 제시된다.

 

<너에게 가는 길>은 여성주의 미디어 공동체이자 성적 소수 문화환경을 위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의 10번째 작품이다. <3XFTM>,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종로의 기적>에 이은 연분홍치마의 4번째 커밍아웃 시리즈이면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변규리 감독의 총 4년에 걸친 프로젝트이다. <너에게 가는 길>은 썸머프라이드시네마 2021 개막작 선정,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심사위원 특별언급 및 다큐멘터리상,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용감한 기러기상(특별상),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땡그랑동전상(관객상), 제3회 서울여성독립영화제 개막작 선정 및 관객상 수상,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 초청, 제11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공식 초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화제작이다.

연분홍치마의 활동가인 변규리 감독은 성소수자부모모임의 협력 아래 사전 준비 약 8개월, 성소수자부모모임 정기 취재 17회차, 밀착 촬영 2년까지, 총 4년에 걸친 프로젝트로 2번째 장편영화 <너에게 가는 길>을 완성하였다. 다큐멘터리의 여주인공인 나비와 비비안은 ‘말을 잘하고 위트가 있고 자녀와 맺는 관계가 독특하고 배우자와의 평등한 파트너가 평등하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는 변규리 감독의 말처럼 진솔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변규리 감독은 “길은 미완성의 이미지이다. <너에게 가는 길>은 부모님들이 성소수자 당사자에게 다가가는 여정이자 동시에 스스로 당신한테 가는 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영화를 통해 같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힌다.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변규리 감독의 말처럼 <너에게 가는 길>은 자식의 커밍아웃에 충격을 받는 부모, 차별적 현실에서 성소수자가 겪는 상처,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두꺼운 벽을 보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자신의 몰이해와 선입견을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글 · 서곡숙

문화평론가, 영화평론가, 영화학박사.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총무이사, 서울영상진흥위원회 위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웹진 ‘르몽드 문화톡톡’ 편집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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