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는 정말 짧은 시간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고, 또 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3초는 우리가 무엇을 느끼고 알아가기에 그렇게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3초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있고 우리의 결정에 중요한 단서와 인상을 주는 시간이라고 생각이 된다. 특히 이미지 중심의 문화시대인 현대에서의 3초는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미지가 언어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현대의 소통방식에서는 더욱 그렇다. 색상, 디자인, 거기에 예술적 콘테츠가 더해지면 사람들의 시선을 순간적으로 사로 잡기에 충분하다. 3초에 알 수 있는 정보는 색감, 질감, 디자인, 기능 이외에도 그 장소가 주는 특별함, 조명, 분위기 등에 따라, 그리고 각 개인의 경험, 미적 수준, 대상에 대한 정보, 브랜드의 자체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기도 하고,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기도 한다.
눈에 잘 띄는 곳, 눈에 잘 띄는 옷, 눈에 잘 띄는 행동 등 모두 짧은 시간에 순간적으로 사람들의 시선이나 관심을 모으기 위한 의도된 전략이다. 물건을 진열해 놓은 장소, 위치, 높이와 범위, 색깔과 조명, 배경 음악과 향기에 이르기까지 전시 전략이 치열하다. 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설명서나 정보지 보다는 첫눈에 띄게 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며 관심을 가지게 하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지게 되면 그 다음 단계는 보다 우호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초의 전략이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선과 관심을 끌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첫인상
3초의 전략과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우리는 첫인상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우리도 일반적으로 첫인상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 스쳐 지나는 사람들에 대한 첫 인상, 3초 동안 알 수 있는 정보는 적지 않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경험과 지적체계, 새로운 것을 보았을때 가동되는 시각과 뇌의 통합적 분석, 사회적 분위기. 문화적경험, 개인의 성향과 가치 등 다양한 분석시스템이 쉴새 없이 주위를 분석하고 종합하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첫인상은 참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첫만남, 공적인 행사 등에 참석할 때는 어느때 보다 외형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집에 손님이 올 때도, 또 손님으로 갈 때도 그 상황과 때에 맞는 옷을 선택하고 머리 손질이나 화장에 신경을 쓴다. 그것이 우리에게는 손님을 대하는 예의이며 그 대상을 존중하는 의미로 정성을 드리는 우리 문화의 하나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슈퍼에 잠깐 가는데도 옷매무새며 머리 등에 정성을 드린다. 그래서 외국사람들이 보았을때 지나친 외형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하서 입는 옷, 악세서리, 머리스타일 그리고 말씨나 걸음걸이, 태도, 시선 등에는 그저 그 자체로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각 개인의 문화 즉, 그의 심리적 태도, 건강상태, 트랜드를 해석하는 능력, 그가 속한 사회의 문화적인 배경 그리고 개인의 가치관이나 지향점, 성장 배경 등 다양한 해석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문화에는 상대방에게 스스로를 보여주는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예의로 여겼던것 같다.
손님이 오면 옷 부터 단정한 것으로 갈아 입고 그의 방문을 환영하며 손님에게 정성과 예의를 표현하였다. 이는 예로부터 부모님께로 받는 가정교육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고 그 대상에게 우리 집이나 가족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였을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해 짧은 시간 동안 알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습득하고 그에 맞는 화두로 대화를 시작하거나 칭찬과 관심을 보인다. 즉, 관계의 처음 시작이다.
외형적으로 성별, 년령대, 인종, 대략의 문화수준, 심지어 입고 있는 옷을 통해 직업도 가름할 수 있다. 특정한 장소에서라면 특히 더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다. 나아가 심리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경계적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불안하거나 조급한지 아니며 여유롭고 느슨한지 등 짧은 시간 동안 알아 낼 수 있는 정보는 생각보다 많다. 그 짧은 시간 동안의 정보를 통해 첫인상을 가름하기가 가능한 것이다. 첫 인상이 좋았다면 호감을 가지게 되고 말을 붙여보고도 싶고 더 알아가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그 다음 단계로의 발전은 그닥 어렵지 않다. 관계의 발전이든 그 상대와의 협력으로의 발전이든 첫인상은 생각보다 중요하고 그 첫인상에 따라 그 다음의 발전을 결정짓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된다.
이러한 시각적 이미지는 이처럼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시각적으로 보고 느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그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데 우리는 특화되어 있는 것 같다. 시각적요소는 그 정보를 받는 사람들의 경험을 활성화 시키고 향상시킨다. 그래서 이 시각적요소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고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대상이 이러한 콘텐츠에 집중하게 하고 효과를 높이는 전략이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첫인상에 대한 편견과 진실
각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 외형적 정보는 그 사회의 문화, 조류, 가치 등의 일면을 표현하고 나타낸다. 그러나 때로는 실제보다 과장된 이미지나 교모하게 포장을 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구별과 정확한 판단 또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상품의 디자인과 색깔 등이 마음에 들어 물건을 구입 했을 때 가끔 과대 포장이거나 기대 만큼의 기능이 우수하지 않은 경우를 경험하곤 한다. 그러면 그 실망은 배가 되고 배신감 마져 들게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강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하고 좀처럼 그 이미지에 대한 인식이 쉽게 나아지지 않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첫인상은 생각보다 강하게 뇌리에 깊게 각인 된다. 그래서 한번 부정적으로 인식된 첫인상은 그 이미지를 바꾸기가 결코 쉽지 않다. 부정적인 인상은 그렇게 인식하게 한 개인 당사자의 문제와 그 대상을 판단하고 평가 하는 상대방의 문제가 같이 존재 한다.
우선 스스로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게 하는 개인의 인식의 오류나 지나친 자기 주관에 묻혀서 행동이나 말, 태도 등이 부정적인 인싱을 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지나치게 남의 시선과 생각에 의존하다보니 자신의 실제를 포장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상대방을 판단하는 입장에서는 실제로 사람이나 사물을 판단하는 기준에 주관적 요소가 작용할 수 있다. 개인의 선호나 그가 가지고 있는 주관적 요소에 지나치게 의존해 판단햘 경우 왜곡 되거나 부정적인 판단을 할 경우가 종종 발생 한다. 또는 자신의 주관적 시각이나 가치 보다는 타인의 주관이나 객관성에 의지하여 사람이나 사물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또 다른 경우는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거나 첫 인상이나 행동이 그 사람의 삶과 인생을 모두 대변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 나아가 남의 말을 듣고 높게 평가하거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이는 모두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는 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선입견과 편견 또한 특별한 계기나 진실을 대하기 전에는 쉽게 바뀌지 않는 부분들이다. 이는 과정을 모르고 사람이나 사물, 현상의 단면만 보고 모든 것을 평가해 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되고 이는 선입관과 편견으로 고착화 되어 질수 있다.
편견은 한쪽으로 치우친 견해를 의미한다. 미리 가지게 된 선입견이 부정적인 평가를 거치면서 편견을 이루는 경향이 많다. 내면적인 실제는 처음부터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첫인상으로 전체의 완벽함을 기대하는 모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선입견과 편견은 정보를 받아 들이고 판단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또한 매체나 여론, 사회적인 영향으로도 생길 수 있으며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한 주관적 판단에서도 많은 선입견과 편견이 형성 된다. 상대를 바라볼때 그의 직업, 예상되는 경제적 수준, 사회적 지위, 가정적인 배경 등을 중심으로 판단하게 되어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희석될 수도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타인에 대한 선입견관 편견을 심어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왜곡된 정보나 시각에 동조하여 의도치 않게 개인이나 사회에 피해를 주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개개인의 선입견이 모아지고 커지면서 다수의 편견으로 이어지고 이는 사람이나 사물 현상을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 보게 되며 이러한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판단하면, 현실을 왜곡시키고 사회적인 갈등과 차별을 야기하는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첫인상을 결정 짓는 것은 시각적으로 습득 가능한 정보에 의해서이다. 즉, 스타일, 표정, 말씨, 태도 등의 요소들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상대방은 그 대상의 이미지를 인식하고 첫인상을 결정 짓게 된다. 첫인상이 좋으면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나아가 관계 시작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첫인상의 좋은 이미지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된다면 신뢰를 쌓고 관계를 성공적으로 지속시키게 된다. 그렇지만 그렇치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나의 첫인상에 대한 올바른 기준과 가치관 그리고 상대방을 인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의 편견과 선입견을 최소화 하기 위한 시각의 균형도 중요하다. 특히 미디어 시대에서의 균형잡힌 시각과 판단은 더욱 중요하다 하겠다.
글·이인숙
문화평론가, 교육학박사, 문화예술경영전공. 현재 청주대학교 영화영상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한국ESG위원회 공연예술위원회 위원장, 북경수도사범대학교과덕대학 공연예술대학부학장역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 한국연기예술학회이사, 국제문화예술교육교류협회회장, EINSchool대표이사, 청주시도시문화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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