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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치매 환자를 사외이사로 발탁?
농심, 치매 환자를 사외이사로 발탁?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5.02.02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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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사외이사 등재

농심그룹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사외이사 발탁을 둘러싸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농심그룹 사외이사로 발탁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농심을 두고 “한국 금융사의 한 획을 그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던 ‘신한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을 사외이사로 두는 것은 대기업 농심이 할 일이 아니다”는 말로 정면 비판했다.
 
농심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소집을 결의했다. 주총 소집 결의 내용은 새로운 사외(내)이사 영입건이었으며, 거론된 사외이사 3명 중 1명은 라 전 회장이다.
 
라 전 회장은 신한사태의 장본인으로, 지난 2010년 9월 당시 신한은행 측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국내 금융계 일대를 뒤흔들었다.
 
이와 더불어 라 전 회장은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시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었던 이상득 전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 역시 을지로 금융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러나 라 전 회장은 치매를 앓고 잇다는 점을 내세워 지난 3년간 법원의 증인 출석 요구 등을 거부해왔으며, 지난 2013년 12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는 했지만 당시 금품을 전달한 바 있는지에 대해 치매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라 전 회장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검사의 질문에 명확하게 진술하는 반면, 반대신문에서 치매 핑계를 대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는 말로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라 전 회장의 사외이사 영입에 대해 농심은 경제와 금융 등을 다방면에서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을 뿐이라 답변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 전 회장) 영입한 배경에 대해서는 기업환경 등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경제와 금융 등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인사가 필요하다”며 “치매와 관련해서는 언론을 통해 접하고 알게됐지만 현재 회복된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참여연대 등은 실제로 라 전 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는지조차도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라 전 회장은 한 언론보도를 통해 청바지 차림으로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신한은행 임직원 송년 모임 등에 참석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 등은 라 전 회장이 검찰조사를 피하기 위해 쇼를 했을 가능성과 검찰이 순진하게 라 전 회장에게 농락당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흥배 참여연대 경제조세팀장은 “사외이사를 발탁하기 전 기업마다 주요 경영진들이 인물에 대한 경력사항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기업의 중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람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알려졌는데도 만약 농심에서 발탁한 것이라면 신춘호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다수에게 배임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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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주 기자
황현주 기자 journalist7@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