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노인요양시설(실버타운)을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실버타운 설립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등으로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태스크포스는 실버타운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스웨덴과 일본 등 선진 국가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이 실버타운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노인을 위한 국내 최고의 요양시설을 만들라”며 “비용은 생각하지 말고 이른 시일 안에 국내 최고 시설과 최대 규모로 노인 요양 시설을 설립하라”고 아들 신동빈 회장에 주문했다. 이에 신 회장이 직접 시장 조사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업계는 말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만약 실버타운 사업에 뛰어든다면 이는 삼성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재벌이 실버타운 사업에 뛰어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중 한 곳인 삼성생명은 지난 2011년 공익재단을 통해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노블카운티’를 운영 중이다. 노블카운티는 기본적인 주거시설을 비롯, 문화공간(요리, 바둑교실,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 의료시설(너싱홈) 등이 결합된 시설이다.
노블카운티는 입주보증금만 3~4억원에 육박하며, 입주자는 보증금과 별도로 매달 식비, 관리비, 세탁서비스, 청소서비스 등 200~300만원 가량을 생활비로 지급해야 한다. 비용 때문에 이곳의 입주율은 평균 8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 관련 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실버타운이 자칫 빈부격차가 심한 노인들의 사회적인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운운하며 사업전망이 그다지 밝은 편이 아님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 역시도 대기업 집단의 실버타운 건립 자체를 두고 마뜩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대기업의 실버타운 건립이 법적으로 저촉된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지만, 사회적인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에 긴 시간을 두고 정부가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현재 복지정책과 관련해 정부가 제 역할을 하고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업집단이 나서는 열의는 좋지만, 이런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사회 내에 존재하고 있는 연대 등이 깨질 분위기를 조성될 수 있어 그리 좋은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버타운 사업 조성과 관련해 롯데그룹은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임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실버타운 사업을 회사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검토만 하고 있을 뿐, 일부 언론 보도에 나온 것처럼 선진국을 다니면서 조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룹 소유의 땅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 역시 사실 무근이다”고 말했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