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에 이어 3월에도 각각 0.25%p씩 내린 바 있다.
금리 인하와 관련해 이주열 총재는 "3월 통화정책 방향 회의시 판단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지난해 8월 이후 세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발표한 전망치인 연평균 1.9%에서 0.9%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성장 및 물가 전망치가 낮아졌지만 이미 3월에 예상해서 금리를 낮췄다"며 "가계대출의 높은 증가세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또 금리 수준과 관련해서는 "현재의 실질금리 수준이 실물경기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실질금리는 근원인플레나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봐야 하는데 이걸 사용해 실질금리를 계산해 보면 지난해 7월보다 실질금리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실질금리는 제로 금리를 하고 있는 미국과 같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나 투자에 작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소비와 투자는 2월 지표로 보면 개선되는 긍정적 신호가 나왔지만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지난해 두차례 금리인하 효과가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유가가 지난해부터 9~10개월째 이어지고 있어서 저유가에 따른 소득여건 개선 등을 보면 완만하지만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 2분기 이후에는 잠재 수준 정도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망했다.
세수부족과 관련해서는 "세수부족이 큰 규모로 났던 2013, 2014년에 세수부족이 성장률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올해에도 성장과 물가추세 감안하면 세수부족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그점을 전망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세수부족이 생기면 당해년도 뿐 아니라 다음해 성장률에 크게 영향을 주게 돼 있다"며 " 경기 회복과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재정이 어느정돈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와 관련해서 "지난달 금통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성장 하방리스크에 좀더 우선적으로 대응해야겠다는 시급성 때문에 금리를 인하한 것"이라며 "가계부채는 금리를 결정할 때 늘 고려대상이지만 성장과 물가 등 거시적 요건과 부채를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 위험성을 닫아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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