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해외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내일 소환돼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부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21일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상습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장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장 회장은 동국제강이 해외에서 중간재 구매 등을 하면서 대금을 실제가격보다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200억원대)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거래대금을 미국법인인 동국인터내셔널(DKI) 계좌에 넣었다가 손실처리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 과정에서 조세회피처에 마련한 페이퍼컴퍼니가 돈세탁 창구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또 장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업체인 페럼인프라에 본사 건물관리를 맡기는 과정에서도 거래대금을 부풀린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동국제강과 IT계열사 DK유엔씨 사이에서도 부당한 내부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의 상당 부분은 장 회장의 도박 판돈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장 회장이 회삿돈 횡령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또 장 회장이 빼돌린 비자금으로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호텔 등지에서 도박을 벌였고 수십억원의 추가수입을 올렸다는 내용의 미국 수사 당국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2011년 동국제강 세무조사 결과와 장 회장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에 대한 각종 첩보를 토대로 지난달 28일 동국제강 본사와 등지를 압수수색하고 비자금의 규모와 흐름을 추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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