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히로시마 공항 착륙 사고와 관련해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사고 기종인 A320을 운항하는 조종사들의 비행스케줄이 빡빡해 피로도가 상당해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다. 특히 A320 조종사들의 24시간 평균 이착륙 횟수가 6~7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사고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8시 5분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A320 기종의 OZ162 항공기가 착륙도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여명의 경미한 부상자가 발생했고 항공기 보조날개 2개와 왼쪽 엔진, 착륙시설 일부가 파손됐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종사들의 무리한 비행스케줄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기장들의 피로도가 쌓일 만큼 쌓여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사고로까지 번진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사고가 난 A320 기종(중형기)의 경우 대부분 3~4시간의 단거리 국내선을 운항하는 기종으로 대형기보다 비행햇수가 평균 4~5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기장 노조 게시판에는 “연속되는 24시간 동안 아시아나항공 A320조종사들은 6~7회 정도의 이착륙을 하고 있어 피로가 쌓이고 있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일요신문>이 입수한 아시아나항공의 A320 비행스케줄에 따르면, 연속되는 24시간 비행근무를 기준으로 국내선 이착륙 횟수가 7회에 달하는 스케줄이 상당수 발견됐다. 이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인 5월 근무에서도 비슷하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사는 법 규제를 많이 받고 있는 업종의 하나로 회사 또한 법 규정에 맞게 진행하고 있다”며 “국토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속되는 24시간 이착륙 횟수에 대해서는 “국내선은 1일 평균 5회로 규정돼 있고 국제선은 이보다 적다”며 “1일 비행시간 기준인 13시간 이내에서 스케줄이 조정되고 있어 문제없다”고 밝혔다.
피로도가 높은 히로시마 공항으로 가기 전 다른 국제선 왕복근무를 자제해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는 “히로시마 공항은 제 작년부터 국토부의 특수공항 카테고리에 들어있지 않다”며 “노조 측에서 정식으로 요청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확인해본 결과 히로시마 공항보다는 제주공항의 이착륙이 훨씬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조 측에서 언론의 이슈를 이용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 게시판에는 “A320은 대형기로 전환하기 전 거쳐 가는 기종”이라며 “신임 기장과 신임 부기장들이 주로 운항하고 있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측이 A320 기종을 조종사 양성코스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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