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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헤지펀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불공정" 제동
美헤지펀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불공정" 제동
  • 선초롱 기자
  • 승인 2015.06.04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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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 매수
11년 전 '영국계 헤르메스 펀드 악몽' 재연되나
▲ ⓒ 뉴스1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를 굳히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4일 경영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주당 6만3500원에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총 매입금액은 7065억원에 달한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1977년 설립돼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엘리엇인터내셔널 두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전체 운용 자산은 260억 달러(약29조원)에 이른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획안을 '불공정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반대세력이 결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제일모직과 달리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이 19%에 불과하다. 지난 3일 기준으로 외국인 지분은 32.11%에 달하고 국민연금도 9.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외국인과 기관 주주들이 1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합병 계획이 무산될 수도 있다. 이는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의 약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합병 계획이 무산됐을 때 주가 측면에서 반대한 주주들이 볼 수 있는 이익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합병 반대 세력의 결집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11년전 있었던 영국계 연기금인 헤르메스 펀드의 악몽을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04년 3월 영국 연기금 펀드인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주식 5.0%를 매입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헤르메스는 2003년 11월부터 꾸준히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해, 당시 삼성그룹 내 삼성물산 지분이 가장 많았던 삼성생명(4.8%)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헤르메스는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지만, △삼성전자 보유지분 매각 △삼성물산 우선주 소각 매입 등을 요구하는 등 삼성물산의 경영 간섭에 나섰다.

삼성물산 경영진에 압박을 가하던 헤르메스는 2004년 12월 돌연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이를 통해 총 3642달러(380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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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초롱 기자
선초롱 기자 scr324@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