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C가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이며 삼성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9일 관련업계와 KCC에 따르면 KCC는 지난 8일 삼성물산 주식 0.2%를 시장에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CC는 7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0.2%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키로 했으며 관련 주주총회는 다음달 17일 열린다. 주주총회에 참석이 가능한 주주명부 확정일은 11일로 9일까지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했어야만 주주총회 참석 자격이 주어진다.
KCC는 삼성물산 주식 매입을 삼성 측과 조율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발표한 제일모직의 지분 10.18%를 가진 2대 주주다.
KCC가 이번에 매입한 삼성물산 주식은 0.2%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치열한 표대결 과정에선 캐스팅 보트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삼성물산 지분 7.12% 보유)은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반대한다며 주주총회 금지를 가처분 신청했고,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물산 대주주는 삼성SDI, 삼성화재 등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13.99%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연금이 9.98%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성신약 등은 2.05%을 보유하고 있다.
주주총회 안건 중 합병과 관련된 사항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2/3이 찬성하고 그 주식수는 전체 주식의 1/3을 넘어야 한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0.2%의 지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대주주의 지분이 많지 않고 주식이 분산돼 있는 상황에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며 "삼성물산과 엘리엇간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KCC가 추가 지분을 확보해 구원투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