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계열사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에 1조 2400억원에 매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포스코건설에 대한 지분율이 89.53%에서 52.8%로 줄어들게 됐고, 사우디 국부펀드는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15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압둘라만 알 모파디(Abdulrahman Al Mofadhi) PIF총재는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에서 포스코건설 지분 38%에 대한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도 계약은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주식 1080만2850주와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발행된 508만3694주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PIF가 선임한 2명의 이사는 포스코건설 경영에 참여한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8월 PIF가 포스코건설 지분 인수의향을 밝히면서 시작된 이후 9개월만에 결실을 얻었다. 양사는 올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4개국 순방시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포스코건설 지분을 매입한 PIF는 2008년 설립된 국부펀드로 사우디의 주요 제조업 및 산업 인프라 분야에 투자하는 곳으로 자산규모는 3000억달러(약330조원)에 달한다.
지난 3년에 걸쳐 부채율을 줄여온 포스코는 이번 계약을 통해 PIF로부터 1조 2400억원을 수혈받음에 따라 자금사정에 숨통이 틔게됐다.
이와 관련 포스코 측은 "이번 PIF 투자유치로 포스코건설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건설은 PIF와 합작해 사우디 국영 건설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작법인은 PIF와 사우디 정부가 발주하는 철도, 호텔 등 사회기반 건설을 담당하게 된다.
이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포스코건설은 수익성과 안정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고, PIF는 포스코건설이 보유한 선진 건설기술 이전으로 자국 내 건설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한국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서양에 알리는 계기가 고려시대 이곳 송도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예성강 하구 벽란도에 온 아랍상인들을 통해 이뤄졌다"며 "이번에 한국과 사우디가 함께 미래를 열 수 있게 된 것도 양국간 1000년이 넘는 역사적 교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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