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 최정명(45)씨와 한규협(41)씨의 '불법파견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 고공농성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부담도 날로 커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정 회장에 대한 책임론 제기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 측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농성 노동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지난 7일 '기아차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위한 경기지역 대책위'는 국가인원위원회 전광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기아차의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두 동지가 건물 전광판 위에 올라간 지 한 달이 다 돼가는 데도 실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기아차 측은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씨와 한씨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전광판 위에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무기한 고공농성을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이 됐다.
지난 6월11일 처음 전광판 위에 오른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인정하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1심 판결일 뿐이라며 꿈쩍도 하지 않는 현대차그룹에 강하게 반발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의 농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씨와 한씨가 있는 70m의 높이의 농성장은 내리쬐는 햇볕으로 인해 바닥이 뜨겁게 달궈졌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올 때마다 전광판이 흔들려 안전상의 위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낙마 등의 사고 가능성이 높아져 이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야당 의원의 강력한 요구로 전광판 위에 차양막이 설치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에 대한 책임론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책위는 기아차의 모르쇠 대응과 관련해 정 회장이 배후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 회장의 구속까지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측은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아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은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기아차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으로 보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인정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아차 측은 1심 판결일 뿐이라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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