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은행(IB) 업계 일각에서 대우건설의 연내 매각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50.75%)인 KDB밸류제6호 유한회사의 펀드가 오는 10월 만기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인수자 파악, 매각주간사 선정, 실사 등에 최소 8~9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연내 매각절차가 진행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50.75%)인 KDB밸류제6호 유한회사(산업은행이 지분 100% 보유)의 펀드가 오는 10월 만기된다.
외환위기(IMF) 사태 이후 1999년 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대우건설은 워크아웃에 돌입, 2003년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됐다.
그러나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금호그룹은 2009년 대우건설을 재매각했고 2010년 산업은행이 이를 사들였다.
산업은행은 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회사 이외 업체를 계열사를 둘 수 없어, 사모투자전문회사(PEE)에 전액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우건설 지분을 매입했다. 이 당시에 설립된 회사가 KDB밸류제6호로 올해 10월 펀드가 만기된다.
이런 상황 때문에 IB업계 일각에서 대우건설의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는 10월 사모펀드가 만기되면 유한회사도 해체되는 구조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보유 중이던 대우건설 지분을 조만간 처분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실제로 실현될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업계 안팎에선 물리적인 시간에 비춰봤을 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펀드 만기를 3개월 앞둔 지금, 잠재적인 인수자 파악 등 세부적인 절차를 진행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점 외에도, 현 시점에서 대우건설 매각이 추진될 경우 산업은행 입장에서 최소 1조5000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10월 매각설의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현재 KDB밸류제6호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은 2억1093만1209주로 이 회사 현재 주가(6240원)를 감안한 지분가치는 총 1조3162억원 정도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당시 대우건설의 주가는 1만5000원선으로 현재 가격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지금 지분가치 대로 매각이 추진되면 산업은행은 1조5000억원 이상의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이런 이유때문에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KDB밸류제6호 펀드의 만기일을 연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 펀드 설정 당시 2년 기한 연장 조항을 포함시킨 바 있다.
산업은행 역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회복을 선결 과제로 안고 있는 만큼, 내부에서는 펀드 만기일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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