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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비리 의혹 검찰수사, 최원병 회장으로 향하나…
농협 비리 의혹 검찰수사, 최원병 회장으로 향하나…
  • 선초롱 기자
  • 승인 2015.08.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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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 ⓒ 뉴스1

최근 농협중앙회의 특혜 및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 지점의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비리 정황이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의 동생 최씨(63)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과거 최 회장의 친·인척들이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되거나 기소된 전력이 재조명 되고 있다. 또한 역대 농협중앙회 회장들이 줄줄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최 회장의 자리도 불안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관련업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는 농협은행 본점 및 농협과 관련된 하청업체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리솜리조트그룹 본사와 계열사 4곳을 압수수색했고, 31일에는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리솜리조트그룹에 대한 특혜성 대출 의혹 외에도 농협 자회사인 NH개발의 일감몰아주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농협 전국 지점의 리모델링 및 건축공사가 진행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농협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업체를 결정하기 전에 업체로 자리를 옮긴 농협 전 직원들이 공사계획을 입수, 농협 지점과 중앙회 지역본부장들을 찾아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뒷돈이 오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는 중이다.

농협에 따르면 농협 지점의 리모델링은 각 부문의 총무부들에 의해 계획이 세워지고 진행된다. 특히 이들 총무부는 중요한 정보가 모이는 핵심 부서로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의 측근들이 부서장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업체로 옮겨간 전직 농협직원이 본사로부터 공사 공문이 내려오기도 전에 지점장들을 찾아가 청탁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점장이 업체와 직접 결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윗선’에서 얘기를 마친 업체도 더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뒷돈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농협의 리모델링 공사는 농협중앙회 등이 ‘NH개발’에 발주하고, NH개발이 협력업체에 재발주하는 형태로 이뤄져왔다. 1차 계약은 중앙회 지역본부와 NH개발간에 이뤄지고, 2차 계약은 NH개발과 협력업체 간에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건설산업기본법상 1차 하청업체에 해당하는 NH개발이 일정 비율 이상의 공사를 재하청 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NH개발이 최 회장이 고문으로 있는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무소(이하 한국건축사무소)에 재하청을 주고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건축사무소는 하나로마트 등 농협중앙회가 관할하는 유통시설의 건축이나 리모델링 등의 사업을 여러 건 수주했다.

이런 이유로 NH개발의 협력업체 가운데 실제로 공사를 진행한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검찰은 NH개발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등을 의심하고 있다.

최원병 회장의 동생까지 비리 의혹에 연루되자, 최 회장의 친·인척들이 과거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되거나 기소됐던 전력이 재조명 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최 회장의 사촌동생 A(62)씨는 안강농협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금품을 살포하다가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강농협은 1986년부터 2007년까지 최 회장이 조합장을 지냈고 이후 A씨가 차기 조합장으로 당선된 곳으로, 2012년 선거 당시 옥중 출마했으니 패배한 바 있다.

최 회장의 사촌형인 B씨도 2012~2013년 최 회장을 통해서 하나로클럽 10여곳의 청소용역 계약을 몰아주고 농협은행으로부터 대출 편의를 봐주겠다며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 수사의 방향이 최 회장에게 향하자, 역대 농협중앙회 회장들이 줄줄이 구속됐던 이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88년 직선제 도입 후 선출된 한호선, 원철희, 정대근 전 회장들은 비리·비자금·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중도 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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