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페놀 유출 사고가 발생했던 강원도 강릉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의 인근 주민들의 소변에서 일반인의 약 1.5배에 이르는 페놀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포스코페놀피해대책위원회와 강릉환경운동연합 등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포스코 페놀유출 환경건강 책임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 인근인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주민 47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하며 포스코와 지자체를 규탄했다.
주민들의 건강검진 결과는 올해 3월 고려대 안산병원이 옥계면 13개 리 주민 76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건강영향평가 결과 가운데 금진리 주민들의 결과만 선별해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금진리 주민의 소변 중 페놀 농도는 산술평균이 29.1㎎/g-크레아티닌으로, 옥계면 주민 평균(19.95㎎/g-크레아티닌)이나 일반인(18.24㎎/g-크레아티닌)의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변 중 비소 농도 또한 금진리 주민 평균이 323.3㎍/ℓ로, 옥계면 주민 평균인 238.09㎍/ℓ나 강릉지역 주민 238.84㎍/ℓ보다 높게 책정됐다.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이 검사 결과를 토대로 "비소는 1급 발암물질 중에서도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이라면서 "다른 지역보다 검진 결과가 높게 나왔다는 것에 더욱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정밀한 역학 조사와 주민 건강의 피해와 원인을 찾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인 주민 20여명은 호소문을 통해 "포스코 페놀 유출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지역 주민들은 지독한 악취와 유해물질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받으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포스코의 발표와는 달리 수만 톤의 페놀이 유출됐고 복구비만 현재 903억이지만 앞으로 얼마가 더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태인데도, 강릉시와 포스코는 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게 되면 지역 농수산물의 판매와 관광객 감소의 영향이 있다는 이유로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에만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지난 11일 강릉시 옥계지역 주민의 소변 속 비소와 페놀의 농도는 종전 조사결과와 유사한 수준이며 대조군인 연곡면 영진리 주민과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포스코 페놀유출사고는 지난 2013년 강원 강릉시 옥계면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페놀은 물과 유기 용매에 잘 녹는 물질로 기준치 이상 쌓일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화합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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