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석채(70) 전 KT 회장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과 김일영(59) 전 코퍼레이트 센터장(사장), 서유열(59) 전 GSS 부문장(사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 경영에는 위험이 내재해 있기 때문에 개인적 이익을 취득할 의도 없이 신중하게 결정했어도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한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경우까지 형사책임을 묻는다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까지 낳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주식을 부당하게 높은 가격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정상적인 경영상의 판단"이었다며 "설령 회계법인의 주가 평가에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 전 회장이 관여했다는 정황을 발견할 수가 없고, 회계사의 관련 진술도 없기 때문에 벤처기업의 주가에 대한 평가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부당하게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인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필요한 투자라고 판단되는 경우 그 기업의 가치를 낮게 보는 내부 평가를 따라가지 않았다고 해서 배임의 고의를 쉽게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삿돈을 횡령해 12억여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부외자금을 조성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과거 관행대로 비서실 운영경비나 업무에 필요한 각종 현금성 경비 등으로 사용됐다"며 역시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2011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 등 3개 업체의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103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지난해 4월 불구속기소됐다.
이 전 회장은 또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회사 임원들에게 역할급(CRA·CEO Recognition Award) 명목으로 27억5000만원을 지급하고 그 중 11억7000만원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도 함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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