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대한민국 노동현장 안에서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신분제를 끊임없이 다루고 있다. ‘갑질’, ‘금수저’ 등 사람 간에 인위적으로 만든 격차와 그로인해 발생하는 사건‧사고를 적극적으로 조명하며, 우리 사회의 소위 갑(甲)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경종(警鐘)을 울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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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카드가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데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올해 처음으로 도입, 현대판 ‘음서제’가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신한카드‧금융그룹 계열사 전‧현직 고위 임원 자녀 포함돼
인턴십 통한 선발? 주관적인 평가에 객관성 떨어질 수 있어
신한카드가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데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올해 처음으로 도입, 현대판 ‘음서제’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전직 신한카드 고위 임원 자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고위직 자녀가 최종합격자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음서제는 고려와 조선 때 과거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상류층 자손을 특별히 관리로 채용하던 제도를 말한다.
‘채용 연계형 인턴십’은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공채 선발하던 이전의 방식에 인턴십 프로그램을 추가시켜 평가하는데, 도입 취지는 스펙보다 실무 역량이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채택한 선발 방식이다.
그러나 업무 역량이 미숙할 수밖에 없는 신입사원 대상 평가에서, 객관적이고 명확한 채점 기준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 업무 태도와 미션 수행 자세와 같은 것인데 그것은 주관적인 평가 항목이며 자칫 ‘팔이 안으로 굽을 수 있는’ 사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신한카드의 새로운 신입사원 선발 시스템은 금수저 자녀를 선발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벌써부터 윗선에서 이미 낙점한 후 채용 절차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돌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격기준과 실무 역량 등에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려 했고 배경에 의한 차별은 없었다”며 “‘부서장’들은 지원자들의 배경을 알 수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최종합격한 ‘자녀들’이 재직 중인 임원의 자녀들이냐는 질문에는 “최종합격은 했지만, 입사는 내년이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재직 중인지 전직인지 어떤 임원의 자녀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의 ‘채용 연계형 인턴십’에서 제기된 문제는 구성원간의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보다 커지는 현 시점에서 해결되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신분제를 고착화 시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및 신한금융계열사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신한은 ‘금수저 기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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