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송영애의 시네마 크리티크] <어른 김장하>와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의 공통점
[송영애의 시네마 크리티크] <어른 김장하>와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의 공통점
  • 송영애(영화평론가)
  • 승인 2023.12.20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두 편을 소개할까 한다. 서로 매우 다른 영화지만, 공통점도 지녔다. 그 공통점에 관해 정리하며, 영화 관람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어른 김장하> 포스터

지난 11월 15일 개봉한 김현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는 제목 그대로 김장하 선생을 소개하는 영화다. 다만 영화 촬영을 허락하지 않아, 포스터에서처럼 멀리서 혹은 뒤에서 촬영된 모습이 많이 담긴 영화다. 지난 12월 6일 개봉한 아만다 김 감독의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역시 제목 그대로 백남준 선생을 소개하는 영화다. 다만 이미 세상을 떠나, 옛 모습이 주로 담긴 영화다.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포스터

김장하는 경남 진주 인근에서 60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며 수많은 사람을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후원해 왔다. 스스로는 영화에 출연해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그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많다.

취재에 나선 김주완 기자는 이번 영화처럼 섭외가 쉬운 적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다만 스스로 자신이 해온 일들을 이야기하지 않으니, 그동안 해온 일들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그곳에 가면, 혹은 몇 사람만 찾아내면, 다들 기꺼이 김장하에 관해 이야기했다.

 

<어른 김장하> 포스터

백남준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일본, 독일, 미국 등지에서 공부하고, 작업한 예술가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라는 수식어가 붙고, ‘현대 예술을 확장 시킨 이’로 평가받는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이자, 배우이자, 엔지니어이자 철학자이다. 사실 기존의 예술 분야로 그를 정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의 모든 작업은 기존의 기준을 뛰어넘는다.

백남준은 비록 세상에 없지만, 그가 남긴 작품과 글과 영상 등이 매우 많다. 게다가 그에 대해 기꺼이 증언하는 수많은 동료 예술가, 비평가, 전시관 관계자 등도 있다. 아만다 김 감독 역시 그들을 만나기 위해 세계 각국을 다니는 게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 백남준의 작품과 작품 관련 자료는 세계 각국에 잘 보존되어 있었으나, 한곳에 모여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찾아가 확인하고, 영화에 사용할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스틸

<어른 김장하>와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는 단순히 김장하, 백남준이라는 사람만 알아가게 되는 영화가 아니다. 여러 생각도 하게 하는데, 특히 나의 생각이나 태도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내 주변엔 김장하와 같은 어른이 있는지 아쉬워하다가 나는 과연 어떤 어른인지, 혹은 어떤 어른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한다.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스틸

여전히 신기한 백남준의 작품과 작업을 보며, 내 생각과 태도가 너무 판에 박힌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모두가 언제나 창의적일 수는 없겠으나, 아무 생각 없이 관성적으로 사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TV라는 통신 미디어가 등장했을 때 예술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도 놀랍다. 단순히 전시물로만 활용하는 차원이 아니다. 그는 기술과 예술의 관계를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확대해 냈다.

2023년이 끝나가는 시점에, 두 편의 영화 관람을 강력히 추천한다. 아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위로와 영감을 얻게 될 것이다. 시청각적 영상 이미지도 힐링과 자극 모두 제공할 것이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글·송영애
영화평론가.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한국영화 역사와 문화, 교육 관련 연구를 지속해 왔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